선원 158명, 귀국 요구할 수 있지만
책임감과 직업의식으로 배 지켜
'사지에 동료 두고 가기 쉽지 않아'
위험수당 100%.격려금 50% 지급
중동 전쟁으로 지난 3월4일 사실상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지 70일.
국적 선사인 HMM 화물선이 피격 추정 사고까지 당하며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하선이나 귀국을 희망하는 국내 선사 소속 선원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해양수산부.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 내측 선박의 한국인 선원은 총 158명으로 집계됐다.
한국 선사 선박에는 123명이, 외국 선사 선박에는 35명이 승선 중이다.
국제해사노동협약(MLC) 등에 따르면 통상 전쟁이나 무력 충돌 등으로 선원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경우,
선원들은 선사에 하선을 요구하거나 승선을 거부할 수 있다.
국내 선사 대부분은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선원들이 자발적으로 의사에 따라 승선하고 하선할 수 있도록 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지 사원이 하선 의사를 밝히면, 해운사가 귀국 비용을 대 귀국 시켜야 한다.
이예 다라 공급선.크루보트 등을 통해 육지로 이동시키고 항공편을 통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하선 의사를 밝힌 선원은 현재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후르무즈해협 통항은 제한됐지만, 육료 이동이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다.
실제 현지에서는정장박 중인 선박에 공급선 등을 투입해 물자와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선박이 항만에 접안 할 경우 입항료와 부두사용료 등 비용이 상당하고 안전 부담도 커 대부분의 선사는 바다에 해상 정박 중이다.
그렇다면 선원들은 왜 망망대해에서 배를 지키고 있을까.
전직 항해사 A씨는 '배가 이동하지 않아도 선박 내에서 각자 부여된 임무가 있다'며 '누군가 빠지면 대체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통항이 재개될 경우를 대비하고, 책임감과 직업의식으로 선박을 지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엄무 평가상 불이익 등을 우려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해운사 관계자는 '사지에서 같이 고생한 동료들을 두고 오는 게 수비지 않다.
국내 선사 한국인 선원들은 대부분 파트장급이라 책임감이 강하다.
선장이 고생하는 걸 보면서 먼저 가겠다는 말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해운사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대체 인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업계 인력 풀이 한정돼 있어 외항 선원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데 위험요인이 있는 해역으로 가려는 인력 구하기는 더 어렵다.
고생하는 만큼 큰 보상이 돌아가기도 한다.
국제교섭포럼(IBF) 기준에 따르면 선박 운항 해역이 '전쟁위험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선원들은 기본급의 100% 수준에 해당하는
위험수당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국내 선사들과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은
1개월분 통상임금의 50%를 격려금으로 추가지급
장기승선 동의 시 승무 기간을 연장하고 8개월 이상 승선 선원에게는 초과기간만큼 유급휴가 추가지급
선원의 하선이나 승선거부권 행사로 결원 발생 시 결원수당의 1.5배 지급 등 조건에 특별합의했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선원 임금 인상분, 연료비.식량.,생필품비 상승 등으로 국적선 26척이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하루 4억9300억원 수준이다.
호르무즈해협이 지난 3월 6일 전쟁위험구역으로 격상된 걸 고려하면, 단순 계산 시 70일간 345억1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고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