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중국집 배달을 시키고 카드로 결제하는데
엘지트윈스 로고가 박힌 신용카드를 보더니 배달부님이 엘지세요? 하더라고요.
아 아저씨도 엘지세요? 반갑습니다, 했는데
오늘 경기 아 미치겠다고 성질을 내시더라고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잖아요. 하니까 그게 문제라고
마지막에 즐기지를 못했는데
이게 팬들을 위해 할 도리냐고 감독 욕을 하네요.
아저씨 가고 나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아 이만하면 됐지 1등 아니면 다 욕먹는 거냐고
엘지팬들 욕심 너무 많다고 한마디씩들 했습니다.
근데 그 말에 주책맞게 눈물이 울컥나더라고요.
어제 오늘
다른 어디보다 이 곳에 접속하는 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팬카페라고 있는 이 곳이
못하고, 지면,
선수, 감독 번갈아가며 이해가 안된다고 욕하고.
어제 오늘 몇 번 접속했다가 욱해서 나가기를 몇 차례.
저는 칭찬엔 옹색하고 욕하는 데 익숙한 (일부) 님들이 더 이해가 안됩니다.
잘해서 어깨에 힘 빡 주고 다닐 땐 언제고,
자부심, 뿌듯함 느낄 땐 언제고
허무하게 졌다고 욕이나 해대는 이들이 더 이해가 안됩니다.
어쭙잖은 야구 지식, 글로 써놓으면 전문가라도 되는 줄 알고 떠들어대고
맞춤법이라도 제대로 쓰지
어디 다른 데서 느끼는 열등감을 여기서 얼굴 안 보인다고 풀어대는 꼴이라니.
실생활에서도 분명 매사에 고마운 줄 모르고 받은 은혜를 당연하게 느끼며 사는 부류일 겝니다.
정규시즌 2위가 욕먹을 수준입니까?
그렇게 코치, 감독, 실책한 선수 한 명 한 명 탓하며 당신이 얻는 게 뭡니까?
인터넷에서 이유 없이 연예인 악플다는 이들과 다를 게 뭡니까?
납득이 되게 지라니요? 그들이 지고 싶어서 지는 겁니까?
그거 당신이 공부 못하는 이유로 바꿔 대답해 보십시오.
당신 성적이 전국 1등이 아닌 이유, 지금 그 정도 월급밖에 못 받는 이유가 뭡니까?
3월 말부터 지금까지
한 명 한 명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적어도 올 한 해만큼은
누구도 욕을 먹어선 안됩니다.
진짜 엘지트윈스의 성골 팬이라면,
적어도 지금 이 순간 그들을 욕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고맙습니다.
승리의 아이콘 류제국의 습격.
아무거나 때려 안타 만드는 타격왕 라뱅
10승하는 소리 들려준 우규민
엘지 옷 입고서야 올스타 처음 출전한 닭갈비집 아들 뭐주인
야구 그거 뭐 잡아서 맞추면 되는 거 아니냐는 메모광 또치
처음으로 마스크 쓰고 봉중근의 공을 잡아 내던 포수 견습생 문검사.
분유값 벌어야 하는 리즈 파트너 윤마린.
외국인 투수보다 한국말을 안 하는 이상열.
든든한 백전노장 류택현.
기름기 좔좔 가을 전어 유원상.
머리가 겁나 큰 울보 롸켓.
암흑기를 버텨줬던 우리의 주키치
의외의 엘지 홈런왕 유격수 오지배
내년에도 유망주 에릭 닮은 정의윤
야잘잘이란 야구 잘하면 잘생겨보인다의 뜻임을 가르쳐준 이진영
못할 땐 욕 처먹고 잘할 땐 묻히는 보급형 공유 슈퍼소닉
이름만으로도 위협적인 봉중근
그리고 무!적!엘!지!박용택!오~~오! 오~~오!무!적!엘!지!박용택!
아 그 외에도 많은데
자꾸 목이 메어 뭔가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작년 스크 전 우천 취소 때
엘지 덕아웃에서 김기태 감독 주도 아래 즉석 노래방을 한 적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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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은 여기
http://www.youtube.com/watch?v=cIHI8ytV3pY
카메라가 찍는 거 모르고 막내인 오지환, 최태원 코치 등등이 노래 불렀는데
중계를 통해서 다 생방송되었지요.
연패 중이었고, 머리 빡빡 깎고 있었는데
그렇게 웃으며 즐거운 분위기 만드는 거 보고
그때도 우리 선수들 가엾고 딱하고 고마워서
슬쩍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지요. 내년에는 분명 달라질 거라고요.
그 결과가 올해 성적으로 나왔고, 내년에는 말할 필요도 없이 더더 달라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한, 우리 선수들을 지켜야 하는 건 우리, 팬들이어야 합니다.
아..... 이제 그들을 볼 수 없다니
사실은 이것 때문에 오늘 잠 못 이룰 것 같습니다.
그간은 야구는 여름이면 끝나는 여름 연속극 같은 거였는데 ㅎㅎㅎㅎㅎㅎㅎ
종종 이 곳에 들어와 우리 선수들 소식이나 들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감사해야겠습니다.
그간 정말 즐거웠습니다.
함께 응원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엘지 트윈스, '진짜' 엘지 팬 여러분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ㅠㅠ
첫댓글 백퍼 공감합니다. 일등 아니면 욕먹는 아니 일등인 삼성감독도 그렇게 욕을 먹던데 신생팀 엔씨말곤 다 욕먹는게 한국야구죠. 글 읽고 있으니 쨘해지네요...ㅠㅠ
ㅋㅎ...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2등이 어디입니까...잘한겁니다. ^^*
애정이 있으니 욕도 하는 거겠죠
LG 야구 올해로 끝나는 거 아니니까요
올해 2등했으니 내년부터는 1등만 할 겁니다^^
우리한테 엘지는 애증의 대상이네요^^
덕분에 울고웃고 짜증내고 혈압올리다 감동먹고~
어린이때부터 야구본 30년가량 중에 올해만큼 집중해서 시즌을 본적은 첨인거 같아요ㅎ 한동안 인터넷 스포츠기사도 끊었었는데ㅋㅋ
이넘의 밑도 끝도 없는 엘지 짝사랑...
저도 불과 작년만 해도 민영님과 비슷한 글 올리던 사람인데 올해는 욕심이 나서 그랬는지 푸념을 더 많이 했네요.
작년에는 이런 내용의 글 올리면 당신 부처냐는 식으로 욕먹곤 했는데 올해는 다른거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정도는 만족 했고 행복한 시즌을 보낸듯 합니다.
지금 이 글 올리고 나서 속은 시원 하셨을거 같네요. 올해는 그걸로 된 겁니다. 내년엔 더 시원 할 수 있겠죠 뭐 ㅋ
아쉬움이 남긴하지만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욕 한번 안했습니다. ㅋㅋ
하지만 직업이 운동선수인 사람들이 멘탈이 그리 진약해서야 원 ㅋㅋ 그래도 언제나 엘지 화이팅입니다!!
어제 경기끝나고 이병규와 박용택표정보고 정말 눈물날뻔했습니다.. 두노장의 씁쓸한표정을보니...
이런저런 아쉬움이 정말많지만 이제 다끝난일.... 그냥 박수를 쳐주겠습니다.
읽으면서 눈물이 자꾸...여기는 지하철인데!!!~~~감사하고 또 기뻐요~~~이런 팀을 알게되서~~~이런 동지분들을 만나게되서^^
이거면 됐다고.. 올해 엘지때문에 충분히 즐고웠고 행복했다고 졌지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올해 값진 경험이 생겼으니 내년에는 더 멋진 엘지가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랑합니다~^^
글 감사합니다. 선수분들, 감독님, 코칭 스텝프, 프런트 분들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야구경기끝나고.....
몇시간을 아파트 주위를 빙빙...
마자요..
2위가 어디에요..
1등만 기억하는 못된세상..
값진 2위...감사하지요
앞으로 무슨 낙으로 2014년 시즌을
기다려야할런지...
저도 겨울 전지훈련이라도 할까봐요 ㅎㅎ
2014년 더 멋진 앨지트윈스가 되길 !!!
수고많으셨습니다...
끝까지 엘지 응원합니다 !!!파이팅
이번 시즌 너무 잘 해서 감사하죠... 아쉽긴 하지만 올해만 야구하는 것도 아니니 ㅎㅎ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올해 한국시리즈까지 가서 우승을 했으면 금상첨화였지만....여름이면 끝났을 드라마가 가을까지 이어졌다는 것에 감사하고 내년에는 전력누수 없이 올해 했던 것 처럼 그대로 유지만 해줬으면....김기태 감독님이라면 믿습니다~ 그리고 울 선수들이라면 믿습니다~ 이제는~ 이제는~ 이제는~ㅎㅎ
행복했습니다~~~
아 저도 일요일날 지고나서 욕하는글 많이 올라왔을까봐 바로 못오고 오늘 왔는데 다행이도......
절대동감입1니다.!!
지난 11년 한을 풀어준 김기태 감독과 선수단에게 감사하고 우리 엘지 팬 모두 자랑스럽습니다.
올 한해 엘지로 해서 얼마나 행복헸는지 모릅니다.
울컥하네요.... 올해 엘지화이팅을 얼마나 외쳤는지... 올해 너무 고맙네요...
애증이 있으니 욕도 하는거죠. 모든 팬들이 다 똑같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이상한겁니다.
정민영님의 마음 백퍼공감!!
올한해행복했습니다^^
엘지트윈스 선수와 팬들 스태프들 다들 수고하셨어요.. 올해 최고로 멋졋어요 ㅎㅎ
글읽다 울컥했습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ㅠㅠ 너무 행복했어요 공감합니다..또 눈물이 ㅠㅠㅠ
어제 경기 끝나고 바로 카페 들어왔다가 너무 읽기 싫은 글들이 많이 올라와서 누군가 이런 글 좀 써주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이제서야 조심스럽게 카페 들어왔답니다. 100프로 공감 글이고, 고생한 우리팀 덕분에 너무나 행복했던 한 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