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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인디다큐페스티발(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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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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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회 아카데미시상식(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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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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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새틀라이트시상식(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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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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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회 런던비평가협회상(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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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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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어바인국제영화제(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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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회 미국비평가협회상(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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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회 전미비평가협회상(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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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시카고비평가협회상(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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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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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회 보스턴비평가협회상(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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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유럽영화상(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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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13) | |
62회 멜버른국제영화제(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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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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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회 시드니영화제(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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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회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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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회 뉴디렉터스 뉴필름스(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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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회 홍콩국제영화제(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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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2013) | |
====================== 여기까지가 전세계에서 받은 찬사야.
영국버전 아카데미에선 액트 오브 킬링이 다큐상을 수상 했는데
오스카에선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이라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다큐에 상을 줬는데
작년에 나는 스타로부터~를 본 이후로 수상에 별 감정 없었는데
어제 이걸 보고나니
역시 꼰대들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요새 오스카 시청률 계속 떨어져서 말 많던데 올해에도 폭망하길 바람^^
이 다큐를 본지 12시간이 지난 지금도 손이 떨릴 정도로 나한테는 어렵고 아픈 영화였어.
나는 영화를 볼 때 시놉을 전혀 안 찾아보고 가는 타입이라서
이것도 그냥 라이브톡 붙은 것만 보고 갔는데
만약에 이런 내용인 줄 알았다면
보러 가지 않았을거야. 절대로.
다큐의 내용은 간단해.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학살에 대한 이야기였어.
몇년간 자행된 학살은 공산주의자들이 타겟이었어.
공산주의정권(독재정권도 아니고 합법정권이었음)을 몰아내면서 반공산주의자들이 거리깡패(자유민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프레맨)들을 동원해서
공산주의자들과 지식인들을 공식적으로는 100만명, 비공식적으로 300만명 이상을 학살한 사건이야.
이 영화의 감독인 조슈아 오펜하이머는 원래 피해자의 입장에서 다큐를 찍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었는데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피해자 입을 다 막아버리자
찍을 방도가 없게 되었는데
피해자들이 우리는 말할 수 없으니 가해자를 인터뷰해보세요. 했다는 거야.
그래서 조슈아는 가해자들을 찾아다녔고
놀랍게도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사람들을 학살한 사실에 대해 조금도 부끄러움 없이,
오히려 당당하고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이 자행한 학살에 대해 말했어.
그래서 조슈아 감독은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
"당신들이 한 일을 당신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써서 재연을 해봅시다. "
자신들의 "살인의 업적"을 영화화하자는 조슈아의 의견을 그들은 흔쾌히 받아들였고,
이 다큐는 그들이 영화를 찍는 과정을 담은 다큐야.
내가 지은 제목은
다큐 마지막즈음에 학살의 주범이었던 안와르 콩고라는 사람이 한 말이야.
중간 중간에 굉장히 낯익은 말들이 나오는데
"외부인들에게 이런것을 알리면 안 돼."
"당시에 공산주의는 합법이었어. 우리는 사과한 적 없지."
"여기에 시체를 버렸어."
"(옥상에서 춤을 추며) 여기서 우리가 그들을 죽였어."
"독재할 때가 좋았어요. 독재할 떄는 경제도 좋았고 치안도 좋았죠. 모든 게 좋았어요."
"미국인들도 인디언들을 살해했어요. 그걸로 처벌받은 사람 있어요?
그것부터 처벌하세요"
다큐가 시작하고 10분만에 나는 집에 가고 싶었어.
왜냐면
너무 뻔뻔한 가해자들의 얼굴이 낯이 익었거든.
그러니까 너무 평범하게 생긴 사람들이었고,
심지어 자신이 한 일을 말하면서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은 내가 너무나도 흔하게 보는 표정들이었어.
그런 "평범한 표정"으로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공산주의자들을 죽였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나는 충격을 받았어.
"가해자들의 맨 얼굴"을 보는 느낌이었어.
다큐에서는 단 한번도 진짜피가 나오지 않아.
누가봐도 가짜피가 나오고
살인 현장을 재연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명소리 역시 다 연극이야.
하지만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어떤 영화를 볼 때보다 내 기분은 처참해졌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너무 불편해서 견딜수가 없을 정도였어.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안락한 내 집에 누워서 외면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어.
이걸 처음부터 끝까지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집중하는 것은 적어도 나한테는 불가능한 일일 정도였어.
영화 보는 내내 탄산음료를 마시면서 봤는데
영화 끝나고 사이다가 얹혀서 고생했어. 탄산음료 마시고 체한 건 처음이었는데
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불편한 이유는 현실에서 가장 썩고 부조리한 부분을
조금의 포장도, 꾸밈도 없이
그대로 도려내서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다큐를 보면서
아 김기덕 영화도 결국 "영화"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 다큐는 그만큼 처절한 현실이었어.
과연 이런 일이 인도네시아에서만 발생했을까?
전혀 아니었어.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떨쳐버릴 수가 없었어.
만약 영화가 가해자의 맨 얼굴만 드러내는 다큐였다면
이 정도까지 휴유증이 크게 남지 않았을텐데
이 다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추적했어.
우리나라 평론가 의견들 중에서
역시 가장 공감가는 한줄평이야.
이 다큐는 가해자들을
선악구분으로 단순히 "악마"라고 단언해놓고 논의를 진행하는 다큐가 아니야.
그렇다고
가해자도 결국 피해자라는 문학적인 논리에도 "절대" 빠지지 않아.
가해자 자신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 기록하는 다큐로서
가해자의 행위와 가해자의 본성, 그리고 집단적 광기. 복합적인 모든 요소를 정말 탁월하게 다룬 작품이었어
피해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다큐에서
피해자가 겪었을 아픔과 통증이 절절하게 느껴지기도 했어.
감독은 철저하게 제3자였고,
마지막 부분에서 단 한 번 간섭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감독의 의도가 다큐에 고스란히 녹아있었어.
난 이게 진짜 대단한 점이라고 생각해bbbbb
누군가는 이 영화로 인해
인도네시아를 지나치게 이상하게 그려서 이목을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리게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는데
(옛날 서구우월주의에 빠져있던 헐리웃 영화에서 인디언들을 그린방식처럼)
나는 이 의견에 절대적으로 동의할 수 없었어.
이 다큐 속에서 인도네시아는 인도네시아"만"이 아니었고,
이 영화의 칼 끝은 너무나도 분명하고 선명하게
이러한 학살에 동조하고 도움을 준 "서양"을 향해 있었거든.
이런 말은 조심스럽게 해야 되는거지만
솔직하게 말한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야 말로 오히려 편견에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
(실제로 감독은 영국아카데미에서 다큐상 수상소감으로 서구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미국에선 그래서 안 줌)
영화가 끝나고 조슈아 감독이랑 스카이프로 연결해서
질문을 받았는데
다큐속에서 나온 모든 것들은 가해자들이 전부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해
(중간에 보면 괴이한 장면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가해자 본인에게
피해자가 메달을 걸어주면서
"나를 죽여서 천국에 보낸 주어서 고맙다"라는 장면이 나와.
이러한 장면들도 모두 가해자들이 낸 아이디어라는 점이야.)
이 다큐는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는 봐야하고
외면해서는 안되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야.
영화 카피 문구에 보면
"가해자가 승리한 세상!
윤리와 도덕의 진공상태에서 벌어지는 파국"
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나는 이 말을 보면서 지금 우리나라 현대사를 생각했어.
우리나라의 현대사는 피해자가 승리한 세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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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쓴 한줄평들인데
정말 공감가는 것들 중에서 결말에 대한 스포가 없는 거 같은 것만 몇 개만 가져와봤어.
악마를 보았다. 얼굴 생김새가 어떘냐고? 마치 "인류의 역사"처럼 생겼다. 별다섯개
한국 근현대사. 별네개반
결말을 보며 덩달아 구역질이 났다. 별네개반
충격적이고 역겹다. 아마 대부분의 학살한 자들도 이와같이 합리화를 했겠지. 그리고 그 합리화가 무널때의 순간. 내 가치관을 다시 한 번 바꾸게 해준 다큐멘터리. 별네개반
첫댓글 아... 이런 내용이라니 충격적이다 정말로
[액트오브킬링]보고는 싶지만 마음이 불편해질자신이 없다 ㅠㅠ 다음에 기회될때 봐야지..고마워!
내일 보러가려고 생각중이었는데 ㅎㅎ 자세한 후기 고마워! 라이브톡에서 스카이프로 감독 연결도 하고...좋았겠다 ㅋㅋ 비싸서 갈까말까 하다가 안 가게 됐었는데 저 정도로 공들여서 해주면 돈 들인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것 같네. 나도 언제 한번 가야겠다 ㅠㅠ
여사야 글 잘쓴다ㅋㅋㅋㅋ 혹시 다른 영화들도 후기 써줄수있음 꼭 볼게! 고마워ㅋㅋㅋㅋ
한편으로는 정말보고싶지만 다른한편으로는 정말피하고싶은필름이다..
[액트오브킬링] 꼭 봐야지 ㅠㅠ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