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 팔던 청년
"젓갈 사세요. 젓갈~ 입맛 없을 땐,
짭짤한 젓갈이 최고예요."
아파트 아주머니들이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입심 좋고 인심 또한 넉넉해서,
젓갈 파는 청년은 단골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청년이 처음부터
이렇게 인기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어요.
청년은 처음에,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연극을 해야 하는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
자신의 모습에 실망도 했죠.
하지만 '이것도 연기 연습이다'
생각하고 마음을 고쳐먹자, 바로 그 순간
어느새 막혔던 말문이 터지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제법 장사꾼 티도 났죠.
그런데, 한 주도 빠지지 않던
청년의 모습이 그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에 나타난 청년에게
아주머니들은 궁금해 하며 물었죠.
"지난주에는 왜 안 나왔어요?"
"저... 애기 아빠가 됐어요."
청년은 씨익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된 그 날....
청년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어요.
드디어 기다리던 연락이 온 겁니다.
방송사 창사특집으로 만든다는 드라마에서
출연 제의가 온 것이었어요.
그 중요한 미팅이 있던 날,
공교롭게도 아내가 진통을 시작했습니다.
청년은 고민했어요. 젓갈을 팔아가며,
힘들게 쌓아온 연기의 꿈을 펼칠 것인가... 아니면,
그 동안 고생만 한 아내 곁에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그를 보고 바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기회였지만,
자신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었어요.
꿈을 이룰 기회를 놓쳤지만,
그 보다 소중한 것을 찾은 청년...
또 한 번의 기회를 기다리며,
열심히 젓갈을 팔던 인심 좋은 청년...
시간이 많이 흐른 후,
아파트 아주머니들은 TV에 나오는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습니다.
그가 바로 아줌마들을
온통 텔레비전으로 끌어들인다는
야인시대에 나왔던 구마적, 이원종씨라고 하네요.
- 새벽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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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햐신선하당..이원스토리
()()
진짜 그런가요? 아~~~ 처음 알았습니다 ^&^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