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24(월) 성탄전야
성탄 전일(12월24일)에 태안반도 기름제거 작업 자원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오향의 대표(?)로 다녀왔습니다.
현장에 있는데 마침 방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길래 저는 분명 오향의 대표로 왔노라고 고백(?)했습니다.
밀물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하지는 못했어도 자원 봉사라는 미명하에 해안가에 모래알처럼 널려 있는
돌맹이들과 자갈 한개 한개를 수건으로 문지르고 닦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내면적으로 한결 성숙해지는 소중한 체험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간이 만들어 내는 재앙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또한 그 재앙을 극복해내는 인간의 결집된 노력과 투지가 또한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몸소 체험하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익히 매스컴을 통해서 보고 들은 내용이지만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어서 앵글에 몇컷 담아 봤습니다.
방제복과 마스크로 중무장한 우아미!
마치 외계인 비슷하죠?
007 영화나 공상과학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복장 그대롭니다.
원샷에 입고 쟈크만 그대로 올려 버리면 됩니다.
아주 가볍고 통풍도 잘되고 활동성도 훌륭합니다.
그리고 고무장갑에 장화를 신으면 완벽한 복장이 됩니다.
한쪽이 햇볓이나면 한쪽이 비오는 것처럼 이번에 방제복 만드는 회사와 마스크 만드는 회사는
대박 난듯 했습니다.
헌수건과 옷가지들을 들고 주민의 인도로 해변으로 내려 가고 있습니다.
해변에 널려 있는 돌멩이와 자갈들을 하나하나를 붙들고 수건과 헌 옷가지 부직포 등을 이용해서
정성껏 닦고 또 닦고....
도대체 어느 천년에 이많은 돌들을 하나하나 다 닦을까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마음을 아예 비우고 펑퍼짐하게 주저 앉아서 하나하나 닦아 봅니다.
저 멀리로 만리포 해수욕장 입구 시가지가 보입니다.
왔다 갔다는 표시를 남기기 위해 한컷 찍어 봤습니다.
나중에 국회의원 출마하실때 써 잡수실려고? ㅋㅋㅋ
아참! 대선전에는 그렇게 뻔질나게 오시던 지체높으신 분들이 요즈음에는 통~~~ 안보인다고 하더군요.
사실은 지금 와야 진짠데.....
아니 돌멩이는 안닦고 뭘 그리 열심히 설명을 하시나요?
마스크도 안쓰고...
고무장갑도 너무 깨끗한거 아닌가?
열심히 닦았으면 기름 범벅이 돼 있어야 하는데.....
안그래도 해안에 도착했을때 기름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정성스럽게 돌멩이를 붙들고 닦고 계시는 어여쁜 아낙네를 찍어 봤습니다.
혹시 뵈뵈님?
그런데 아무리 봐도 아닌것 같습니다.
혹시 여기?
여기도 뵈뵈님은 아닌것 같습니다.
혹시 여기는?
글쎄요.....
기름 제거 하느라고 수고한다며 나눠준 빵과 귤을 먹어 볼 틈도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늘어난 자원봉사자 행렬이 해변을 가득 메웁니다.
한결같이 내일처럼 나서서 열심히 일합니다.
이곳에는 여도 없고 야도 없습니다.
적군도 없고 아군도 없습니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했다면 아마 이리 기쁜 마음으로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해변 입구에 제거한 기름(타르)을 모은 기름통들
일단 옷이고 손이고 기름이 묻으면 쉽게 닦아지지가 않습니다.
한바탕 작업이 끝나고 해안가로 올라와 꿀맛같은 점심을 먹고 있습니다.
점심이래야 컵라면에 빵과 우유 그리고 김밥이 전붑니다.
그래도 불평 한마디 하는 사람 없습니다.
뒤에 화장실 보이시죠?
전혀 개의치 않고 기왕에 버린몸....
아예 땅바닥에 주저앉아서 먹는 라면 국물맛이 죽여줍니다.
앙증맞은 꼬마 자원봉사자의 모습을 담아 봤습니다.
어디서 온 누구신지 감히(?) 여쭤 보지 못했습니다.
괜히 소중한 그마음에 상처를 줄 것만 같아서.....
방제복 상태를 보아서 저보다 훨씬 많은 양의 노동을 하신 것 같습니다.
여기도 꼬마님이 계십니다.
아마 아버지와 같이 오신 듯 합니다.
컵라면을 어찌나 맛있게 드시는지......
드디어 밀물 때가 되면서 해안에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지푸라기 사이로 검은 기름이 떠 있는 것 보이시죠?
물이 들어오는 데도 자갈 한개라도 더 닦겠다는 일념으로 위에서 그만하고 나오시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우리야 그저 자원 봉사를 하겠다는 알량한 생각하나 품고 왔다 그냥 가면 그만이지만
남아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주민들에게는 괜히 미안하고 송구하고.....
돌아서는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서 서울에 도착하니 20시경, 관광을 다니거나 놀러 다닐때는 상당히 피곤하다고
생각 될 정도로 강행군인데도 전혀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습니다.
뭔가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뿌듯하고 벅찬 그 무엇이 가득 치밀어 올라 옵니다.
아마 그래서 자원봉사 하시는 분들이 수명이 길다는 통계가 맞기는 맞는가 봅니다.
단지 빈손에 쓰다 남은 수건 달랑 몇장 들고 살포시 다녀온 태안반도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온
하루였습니다.
무슨 거창한 일을 한것은 사실 없습니다.
제가 돌멩이를 닦아 봐야 몇개를 닦았겠습니까?
단지 마음만 쬐끔 보태고 왔을 뿐입니다.
전쟁터에 군사로 출전 한 사람이나 후방에서 지원하는 사람이나 공은 다 똑같다고 하더군요.
비록 마음만 태안반도에 가 있어도 이미 자원 봉사대열에 합류한 겁니다.
어서 빨리 태안반도와 서해안이 기름재앙에서 벗어나 이전처럼 정이 듬뿍 묻어나는
살맛나는 고장으로 돌아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뱃고동 똑딱똑딱! 만리포 내사랑!!!!!
늘 강건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20071225 우아미!
첫댓글 좋은일 하고 오신 우아미님께를 보냅니다..^^..막상 현장에 가보면 사태가 심각하다고 그러더군요..이름 없는 작은 해안은 아직도 기름띠가 엄청나고..모래사장도 몇겹의 기름층으로 뒤덮혀 있대요..그래도 가신곳은 봉사자도 많고..많이 제거가 된곳이네요..보람있는 일을 하고 오신 두분과 모든분들 입니다^^*
카타리나 지휘자님은 더 큰 일을 하실수 있는 역량이 있으신 분입니다. 저는 다만 마음만 쬐끔 보태고 왔습니다요.^*^
참으로 귀하고 복된일을 해내고 오셨어요...짝짝짝 같이가자고 애원한 당신의 뜻을 따르지 못해 미안했고요..고생 많이 하고 오셨네요..뜻있고 보람있는 하루의 일과가 고스란히 사진으로 말해주네요...
궂은일이든 좋은일이든 항상 뵈뵈님과 동행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어서 그날 현장에서도 뵈뵈님 모습을 많이 찾았답니다.담에도 기회는 많이 있을 겁니다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정말 좋은일 하고 오셨네요.. 전 엄두가 안나던데^^;;
격려 감사합니다.근데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게지요.^*^
전화 드리는 중에 아차! 뒷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듯. . . 이달 오향의 정모를 그곳에서 봉사활동으로 할것을....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하였을까? 스스로 반성 하였습니다. 보람된 좋은 일을 하고 오신 우아미님. 담에는 이런데 혼자 가지 마시고 의견이라도 주시지요~~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단장님! 그러나 제가 분명히 그랬잖아요. 1당100으로다 제가 오향의 대표 자격으로 갔다 왔으니 오향에서 이미 태안반도에 마음을 실은 겁니다요.^*^
텔레비젼이나 신문을 잘 안봐서....사태가 심각한지 다른 분들과 얘기중 알았더랬습니다....정말 가슴이 답답할 노릇이고...웅장한 연주탓에...더욱이 마음이 아프네요....너무 수고하셨네요...젊은 층이라고 할수 있는 제가 우아이님께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리기 너무 송구스럽고 부끄럽습니다 국민모두의 결집...세계가 놀란다고들 하더군요 하루속히 정상적인 아름다운 바다가 되길 바랍니다....
저도 그렇게 되길 소망합니다. 근데 현장에서도 느낀 거지만 재앙을 극복해 내는 인간의 투지가 위대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요.^*^
정말.. 마음따뜻한 일을 하셧네요. ... 멋져요.. 올한해 우아미님을 더 알게 되어 기쁜 한해인듯합니다.^^ 멋진 모습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오라버니를 알게 되어 좋습니다. 뵈뵈님의 내조도 분명히 따랐을껍니다 뵈뵈님도 역시 따뜻한 분이시구....^^ 다녀오신 보람대로 정말 어여 예전모습의 자연으로 돌아왔으면 좋겟어요
야옹이님 격려 감사드립니다. 저도 야옹이님을 알게 된 올 한해가 기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도 더욱 따듯한 모습으로 뵙길 소망합니다요.^*^
마음 한구석에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 우아미님의 행동하는 모습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저도 방학 며칠동안은다녀와야 겠네요.
여왕님은 가시더라도 크게 할 노동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가시기만 해도 뭇 백성들이 감읍할 것입니다요.^*^
성탄절의 의미에 맞게 큰사랑을 실천하고 오신 우아미님께 뚜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인물 좋으신 폼폼님! 폼폼님과 더 많은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요.^*^
과연 우아미형님다우신 모습입니다. 정말 큰사랑 베푸시고 오셨습니다요~~
과연 제가 사랑을 베풀만한 그릇이 된다고는 지금껏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냥 친구 따라 장에 간다는 식으로 딸려 가다보니 그저 그냥 그렇게 된겁니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격려의 덧글 감사합니다. 기쁘미님! 약 1년 가량 지켜 본바로 기쁘미님의 내공이나 베풀고자 하는 마음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기쁘미님 벤치마킹 하는 것만으로도 흡족하게 생각합니다요.^*^
우리 학교에서도 기름제거용 물품을 수집해서 보내긴 하였는데... 가서 자원봉사 하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이네요~~누가 그러더라구요~~ 처음에는 옷버릴까 조심조심 하였는데 조금씩 버리고 나니 나중에는 땅바닥에 퍽 무질러 앉아 정말 열심히 하고 왔다고 하더라구요~~ 우아미님께도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 전해요~~
저도 사실은 별로 한게 없답니다. 그냥 얼레벌레 갔다 왔을 뿐입니다. 격려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방송을보면서 서로 힘을합치면 안될께 없다는게 보였습니다...봉사는하고나면 아마 뿌듯하실겁니다. 다시한번 수고하셨습니다.
그렇더군요. 자원봉사를 하면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좋은일 하고 오셨군요. 한 사람의 부주의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자연 생태계 또한 파괴 되었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름제거 작업하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숲바님은 더 좋은 일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많이 하시쟎아요. 저는 숲바님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