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관리를 하던 분이 있었다.
그는 부처님을 믿고
또한 (법화경)을 암송하였다.
그가 가진 (법화경)은 상하 두 책이었는데
상권은 일목요연하게
경장에 깊이 들어가 그 도리를 이해하였는데
하권은 도무지
이해도 안되고 외워지지도 않았다
그는 이런 사실이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느껴서
부근의 절에 계신
방장스님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하였다
"저는 불법을 믿으며
특히 (법화경)에 흥미가 많습니다
그러나 무슨 문제인지
상권은 한 번 독송하고 외울 수 있었지만,
하권은 아무리 해도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도리입니까?
스님, 가르침을 주십시오."
방장스님은 오안이 열린 깨달은 분이었다.
"당신에게 알려줄 수는 있지만 화를 내서는 안됩니다.
내가 하는 말은 진실이며 당신을 속이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합니다.
스님께서는 전후의 인과를
말씀하시는데 제가 어찌 화를 내겠습니까."
'당신은 전생에 절에서 일하던 소였습니다.
절의 힘든 일도 돕고
또 절에 큰 공로를 세웠습니다.
절에서는 매년 6월 6일에
경전에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모든 경전을
건물 바깥으로 옮겨서 햇볕에 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소는 햇볕을 쏘이던
경전 가까이 와서
코로 (법화경)의 냄새를 맡았습니다.
그 소는 절에서 밭을 가고 힘든 일을 한
공덕으로 금생에 관리가 되었습니다"
"그럼 저는 왜 (법화경)의
전반부에 대해서만 그렇게 잘 기억합니까?"
"왜냐하면 그 소가
단지 (법화경)의 전반부만 냄새맡고
후반부는 냄새 맡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화경)의 상권에 대해서는 익숙하지만
하권은 이해되지도 않고 기억하기도 어려운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인과가 있습니다."
방장스님의 이야기를 들은 후
그는 더욱 열심히 정진하여
불법을 옹호하고 도량을 보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