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단 한 번뿐이라고 생각했고,
그 다음에는 늘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머리로는 안 된다고 외치지만 그에 대한 갈망을 멈출 수가 없었다.”
너무나 많은 것을 가졌지만 오직 사랑만을 원했던,
세 여자의 짜릿하고 은밀한 건배!
사랑과 성공, 욕망을 좇는 여성들의 심리를 뜨겁고 날카롭게 표현한 장편소설《샴페인》이 예담에서 출간되었다. 뉴욕에서 인정받은 톱 디자이너, 재벌가 출신 판사, 미모의 뮤지컬 제작자 세 여자들의 얽히고설킨 사랑과 관계를 미스터리로 풀어낸 이 작품은 스피디한 전개와 흡인력 있는 문체로 독자들을 유혹한다.
디자인과 패션계, 뮤지컬 업계, 상류층 생활 등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건과 개성 있는 인물들을 선보이는《샴페인》은 미니 시리즈 드라마와 같은 흥미진진한 구성을 보이며 소설 시놉시스 상태에서 일본에서 드라마화 선투자가 결정되기도 하였다.
안전하지만 불행한 선택을 했던 여자들
결국 간절히 행복을 원하다!
맨손으로 시작해 뉴욕에서 인정받는 모디스트(모자 디자이너)가 된 희경. 무능력한 남편의 횡령 사건으로 서울로 돌아와 재기를 꿈꾼다. 그녀의 유일한 친구이자 재벌2세 서진. 그 자신이 유능한 판사지만 사랑 없이 정략적으로 결혼한 남편 한규와는 섹스리스 부부로 지낸다. 학력도 돈도 없는 브로드웨이의 3류 코러스 배우 혜리. 우연히 서진의 남편 한규와 만나 그의 도움으로 서울에서 뮤지컬 기획자로 거듭난다.
서진은 연하의 무명 배우 크리스와 비밀스러운 사랑에 빠지는 한편 사회적 지위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서진과 희경의 도움으로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 하지만 서진의 집안이 운영하는 특급호텔에서 크리스가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 해결의 단서가 되는 CC-TV에는 서진과 또다른 여자, 어떤 남자가 찍혀 있다. 누가 크리스를 죽였을까? 각각 돈과 능력과 미모를 가진 세 여자의 운명은?
비밀과 진실이 감추어진 사건을 해결하는 러브 미스터리《샴페인》의 가장 큰 특징은 서진, 희경, 혜리 등 세 주인공과 그녀들을 둘러싼 인물들과의 갈등 관계를 치밀하게 묘사한다는 점이다. 속도감 있는 문체와 쿨하며 관능적인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차가운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는 듯한 짜릿함과 더불어 거품처럼 허무한 성공과 욕망, 사랑의 속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일본에서 드라마화 전격 결정!
감독 장항준, 배우 진희경, 엄지원, 장근석이 추천하는 화제작
《샴페인》은 드라마〈나쁜 남자〉,〈메리는 외박중〉의 공동제작사인, 일본의 드라마 제작사이자 배급사인 (주)아시아 컨텐츠 센터(Asia Content Center Inc.)에서 소설 시놉시스 단계에서 이미 드라마화를 먼저 결정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드라마〈싸인〉의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 영화〈써니〉의 주인공인 배우 진희경, 드라마〈싸인〉의 주인공 엄지원 등이 이 소설을 먼저 읽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특히 배용준에 이어 일본에서 새로운 한류 스타로 떠오른 배우 장근석은 “마치 주인공이 나라도 된 양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추천사]
상암동 작업실에서 한창〈싸인〉집필에 매진하고 있을 무렵, 후배인 조현경 작가가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이라며 미완의 원고를 보여주었다. 그때 우리가 본 원고가 바로《샴페인》이었다. 알고 지낸 지 20년이 다 되도록 변함없이 성원을 보내고 있으니 우리의 우정도《샴페인》주인공들 못지않다. 잘되면 기뻐했고 까짓 거 안 돼도 괜찮다고 어깨를 토닥이던 지난 시간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길동무이기를 바란다. 조작가! 조만간 샴페인 한잔 사는 거지?
―드라마〈싸인〉연출 장항준, 작가 김은희
내가 연기한 영화〈써니〉의 춘화가 친구들 곁을 일찍 떠나지 않았다면《샴페인》의 주인공들처럼 함께 샴페인을 마시면서 아직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랑, 든든한 우정 그리고 여전히 우리 안에 존재하는 삶의 딜레마에 대해서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 어긋나는 커플과 그래서 더 열렬한 금기의 사랑, 여성 심리의 구석구석을 파헤치는 묘사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읽었다.
―배우 진희경
언제나 자신보다 타인의 삶을 더 주의 깊게 관찰하던 그녀. 라디오 작가에서 드라마 작가로 기획자로 제작자로 한없는 재능을 보여주던 그녀는 늘 꿈이 소설가가 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인 그녀의 첫 소설. 사랑과 성공과 결혼을 꿈꾸는 현대 여성의 공통된 화두 안에 녹아 있는 미스터리. 오늘 이 책장을 덮으니 소설을 쓰고 있던 그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배우 엄지원
“누나 요즘 뭐 쓰고 있어요?” 가끔 물어보면 “너처럼 멋진 녀석이 나오는 거!”라면서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더니 드디어 책이 나왔다. 미워할 수 없는 옴므파탈 크리스를 둘러싼 세 여자의 러브 미스터리! 마치 주인공이 나라도 된 양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었다. 영화 같은, 드라마 같은 소설《샴페인》. 그 매혹적인 파티 타임에 더욱 많은 사람이 초대되기를 바라면서!
―배우 장근석
책속으로
쓰고 싶었다.
그녀들의 ‘성공’이 주인공이 아니라, 성공한 ‘그녀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여자들, 간절히 행복을 원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북한산 자락에서 1년 동안 그녀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행복의 척도는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지금 내 곁에 누가 있는지, 함께하는 사람과 얼마나 공감하며 살고 있는지라는 것을 새삼 절감하게 되었다.
특별한 날 축하주로 마시는 샴페인도 어떤 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다. 일상이 되어버린 샴페인에서도 과연 그 상큼함과 짜릿함이 여전할까? 샴페인이 아니면 참을 수 없고, 샴페인의 즐거움은 이미 잃어버린 상태……. 그건 결코 행복이 아닐 것이다.
―〈작가의 말〉중에서
서진은 가끔 묻고 싶었다. 당신 행복해? 이렇게 사는 게 좋아? 누군들 이런 삶을 원했겠는가. 한규는 아직도 가끔 원망이 가득 담긴 눈으로 아내를 쏘아본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바로 너라는 무언의 비난이었다.
때로 서진도 후회가 되었다.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고민도 했다. 그러나 무언가를 시도하기에는 단절의 시간이 너무 길었고, 그녀는 돌아갈 방법을 알지 못했다.
서진은 욕조 안에서 자기의 몸을 끌어안았다. 섹스가 그립지는 않았지만 터치가 그리웠다. 누군가의 따뜻한 체온이, 다정한 살갗의 느낌이 필요했다. 그걸 스스로 버린 것은 자신이었지만 이토록 사무치는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 그녀는, 어렸었다.
―〈1. 뉴욕〉중에서(본문 36~37쪽)
뜻밖의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규 소유의 집이긴 했지만 연락도 없이 이렇게 먼저 들어와 있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혜리는 그에게 열쇠가 있는 줄도 몰랐다. 한규는 피우던 담배를 끄고 혜리에게 곧장 다가와 그녀의 가방을 받아 내려두고 재킷을 벗겼다. 남자의 손길.혜리는 오늘밤이 디데이라는 것을 한순간에 이해했다.
“왜 더 일찍 오지 않았나요?”
한규는 혜리의 턱을 쥐고 그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나는 늘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규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지 않았다.
“성공하려는 여자는 관심 없어.”
혜리가 흔들림 없이 그의 시선을 받아냈다.
“난 이미 성공한 여자가 좋아. 넌 이제 겨우 성공했잖아.”
한규가 혜리를 안아들고 침대로 갔다.
“당신을 오래 잡아두려면 계속 성공해야겠네요?”
“잘 아는군.”
혜리는 침대에 눕혀졌다.
“이제 걱정할 필요 없어. 앞으로는 늘 성공만 하게 해줄 테니까.”
―〈6. 뮤지컬〉중에서(본문 163쪽)
그대, 어리석었으나 아름다웠지. 그저 사랑하는 감정과 마음만으로 내 앞에 서서 세상과 싸우겠노라 선언했었지. 왜 안 돼요? 사랑하는데? 사랑하면 되잖아요……. 그래, 그러면 될 것을, 사랑하면 될 것을 나는 왜 그리 도망쳤던 것일까. 그대 앞에서 도망쳐, 사랑을 외면하여 얻은 것이 무어라고. 나는 그대를 잃었고, 허울뿐인 남편을 잃었고, 직업을 잃었고, 명예를 잃었고, 신뢰를 잃었고, 탕녀로 손가락질 받고 있는데.
무서워서, 생이 무너질 것이 두려워서 그토록 헤어지길 원하였으나, 이제 이렇게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그저 사진 속에서만 웃고 있는 그대. 아무리 매달려도 잡을 수 없는 사람. 무릎 꿇고 애원해도 만날 수 없는 사람. 삼천배를 올리고 천일기도를 해도 두 번 다시 만져볼 수 없는 손…….
죽음은 이런 것이었다. 아무리 보고 싶어도 다시는 볼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이었다.
그대, 잘 가라. 부디 나를 용서하지 말기를.
눈물은 그칠 줄을 몰랐다.
해가 지고 있었다.
―〈9. 살인자〉중에서(본문 258~259쪽)
첫댓글 조현경 지음 / 출판사 예담 | 2011.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