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야마시타에게 패해 아함동산배 준우승 개인 통산 71회로 일본 최다 우승 기록 보유 중
조치훈(54)의 72번째 타이틀 획득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2일 일본 교토에서 벌어진 제17기 아함동산배 전일본속기오픈전 결승에서 백을 든 조치훈 9단이 야먀시타 게이고(32) 9단에게 131수 만에 불계패해 우승컵을 놓쳤다. 조치훈은 현재 일본 최다인 71회 우승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2위(사카다 에이오의 64회)보다 크게 앞선 기록이다.
예선 3연승으로 본선에 진출한 조치훈은 16강에서 하네 나오키 9단, 8강에서 이마무라 도시야 9단, 4강에서 린쯔위엔 7단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었다. 결승전 상대 야마시타(32)는 일본 최대기전인 기성전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연패했으며, 현재 본인방ㆍ십단ㆍ용성을 보유 중인 실력자이다.
▲ 아쉽게 우승컵 획득에 실패한 조치훈 9단.
대회 2번째 우승과 더불어 2007년 4월 제45기 십단전 이후 2년 반 만의 타이틀 획득은 일보직전에서 아쉽게 무산됐다. 야마시타에겐 지난 2008년 제32기 기성전 도전기에서 3-4로 패한 데 이어 연속 패배. 상대전적은 15승21패로 벌어졌다.
야마시타의 아함동산배 우승은 처음이다. 기성전 등 제한시간이 긴 바둑에선 탁월한 성적을 보여온 그지만 속기에선 좀처럼 우승하지 못했다. 9월 29일 방영된 용성전 우승 이후 2번째이다. 통산 타이틀 획득수는 19회.
1994년 창설된 아함동산배의 우승 상금은 1000만엔(약 1억3500만원), 결승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 30분(초읽기 1분 1회). 아마본인방전 8강을 포함해 아마추어 20명도 예선에 출전한다. 우승자 야마시타는 올해 중국 아함동산배를 우승한 치우쥔 8단과 통합챔프전을 치른다.
중일 아함동산배에선 일본측이 1~4기를 이겼으나 5기 이후론 중국측이 7연속 이겨 왔다. 조치훈은 2002년 4기 때 위빈 9단에게 승리한 바 있다.
▲ 장쉬ㆍ이야마 9단 등과 더불어 현재의 일본바둑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야마시타 9단.
■ 조치훈 9단은... 부산에서 태어나 만 여섯 살이던 1962년 일본으로 건너가 기타니 미노루 9단 문하에 입문했다. 그후 만 11세 입단은 올 초 후지사와 리나가 입단하기 전까지 일본 최연소 기록으로 등재됐었다.
우승 퍼레이드는 입단 5년째부터 시작됐다. 1975년 제5회 신예토너먼트전을 첫 타이틀로 장식한 이후 질주를 계속했다. 이번까지 일본 최다인 통산 72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그중 세계타이틀은 1991년 4회 후지쯔배와 2003년 8회 삼성화재배). 특히 1979년부터는 매년 적게는 한 번, 많게는 여섯 번 우승하는 등 29년 연속 타이틀 획득 기록을 이어왔다.
독보적인 대삼관(일본 3대타이틀인 기성ㆍ명인ㆍ본인방을 동시 보유) 3연패 및 네 번의 대삼관(1983년, 1996~1998년)은 영원불멸의 위업. 이보다 앞서 1987년엔 미답지로 남아 있던 천원전을 우승함으로써 7대기전을 한 차례 이상씩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이룩했다.
나아가 1998년에는 42세의 나이로 전무후무한 본인방 10연패로 천하를 놀라게 했다(이때 '25세본인방' 칭호를 받았다). 2008년엔 일본 두 번째로 통산 대국수 2000국을 돌파했다. 3대 타이틀전인 7번승부엔 38회 출전해 29회를 우승했으며, 그중 0대 3에서 4대 3으로 뒤집은 경우가 세 차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