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색적인 걷기 체험으로, 온라인으로 신청하여 승인을 받은 인원만 갈 수 있는 「파주 DMZ 평화의 길」을 걸었다.
DMZ(Demilitarized Zone/비무장지대)는 1953.7.27 정전협정에 따라 적대행위 재발 방지를 위해 남북 사이에 설정한 폭 4km(군사분계선 기준 남북 각 2km), 서쪽의 임진강 하구인 경기도 파주시 정동리에서 동쪽의 강원도 고성군 명호리까지 총 248km 길이의 완충지대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200여 개의 남·북한 감시초소(GP)들이 배치되어 우발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는 위험지역으로 존재해 왔다. 그러다가 2018.4.27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통해 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약속했고, 그 이후 DMZ 평화의 길 사업이 시작되었다.
DMZ 평화의 길은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담고 있는 세계 유일의 걷기 여행길로서 '횡단노선'과 '테마노선'으로 나뉘어 진다. 횡단노선은 인천 강화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기존 길을 연결하여 구축한 약 530km의 걷기 여행길로 올해 하반기에 정식 개통 예정이며, 테마노선은 DMZ을 접하고 있는 10개(강화 · 김포 · 고양 · 파주 · 연천 · 철원 · 화천 · 양구 · 인제 · 고성) 도시의 차별화된 테마코스를 단체 관광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민통선) 깊숙이까지 차량 또는 도보로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며, 2019년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접경 10개 전 지역에서 11개 코스(고성은 2개)가 운영 중인데, 이번에 파주 코스를 다녀왔다.
임진각
임진각은 1972년 남북공동성명 발표 후 북한에서 내려 온 실향민들을 위해 조성한 곳으로, 전철 경의중앙선 '임진강역'에서 내려 도보로 약 5분거리에 이번 행사의 집결지인 임진각, 즉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 있다. 이 곳까지의 이동은 문산역까지는 전철 운행 간격이 무난하지만 문산역에서 임진강역에 이르는 구간은 평일 2회, 주말에 4회만 운행하는 구간이기에 전철시간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철 시간이 맞지 않으면 문산역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가는 버스(마을 058A와 B, 휴일만 운행하는 일반 93-9)가 있으니 이용하면 된다.
도라전망대
임진각에서 대기하고 있던 25인승 버스에 탑승한 다음 군 부대의 통제 하에 있는 민통선 출입문을 지나 통일대교까지 1.4km를 걸은 다음 차량으로 환승하여 도라산전망대와 철거GP 입구 통문까지 다녀오는 일정이었다. 투어 코스 중 군인들의 검문이 3~4회 진행되었고, 전체 코스 중 도라전망대에서만 사진 촬영이 허용되어 기타 지역에 대한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국가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에...
많은 관광객들이 도라전망대 옥상에서 망원경으로 비무장지대와 북녘 땅을 관측하고 있다. 외국인도 의외로 많았는데,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와 남북 분단이 외국인에게도 관심과 호기심의 대상이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6.25 한국전쟁 당시 경의선 장단역에서 폭격을 받아 탈선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던 증기기관차와 파편 292점 등을 수거하여 보존처리 작업 후 전시한 것이다.
이 기관차는 한국전쟁 중 피폭·탈선된 후 반세기 넘게 비무장지대에 방치되어 있었던 남북분단의 상징물이다. 2004년 아픈 역사의 증거물로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로 등록한 후 포스코의 지원으로 녹슨 때를 벗겨 내고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현 위치로 옮겨 전시하고 있다.
당시(1950.12.31) 이 열차를 운전했던 기관사(한준기, 1927년생)의 증언에 따르면 군수물자를 운반하기 위해 개성에서 평양으로 가던 도중 중공군의 개입으로 황해도 평산군 한포역에서 후진하여 장단역에 도착했을 때 피폭되어 파괴되었다고 한다. 이 기관차에 있는 1,020여 개의 총탄 자국과 휘어진 바퀴는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평화의 종(2000.1.1, 경기도지사 임창열)
남북 분단의 20세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면서 민족화합과 조국통일 그리고 인류평화를 위하여 분단의 현장 이 곳에 평화의 종을 건립하였다. 종은 우리나라 고유의 양식으로 무게 21톤, 지름 2,23m, 높이 3.8m 규모이며, 청동과 주석을 재료로 주조한 것이다.
임진각 전망대
한국전쟁 당시 경의선 철교가 파괴되어 다시 건설된 경의선 철도
경의선 철교 옆에 설치된 목교로 1953.7.27 한국전쟁 휴전 후 1만 2,773명의 한국군 및 미군 포로들이 이 다리를 통해 귀환하였다고 하여 '평화의 다리'라고 불려진다.
'파주 임진각 평화 곤돌라' 운행 모습(건물은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있는 남측 탑승장)
곤돌라를 이용하면 임진강 이북의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민통선)에 들어갈 수 있다. 북측 탑승장에 도착하면 바람개비존, 피크닉존, 평화등대, 임진강전망대, 갤러리 그리브스 등을 관람하고 돌아올 수 있다.
망배단
동족상잔(같은 겨레나 같은 혈족끼리 서로 싸우고 해침)으로 인해 대대로 살아오던 고향산천을 떠나 자유를 찾아 남하한 500만 실향민들을 위한 상설제단 설치 염원에 의해 1985.9.26일 북녘땅이 한 눈에 보이는 임진각에 건립하였다.
작품명 : 태양의 무지개(2012, 작가 류신정)
희망찬 생명의 흐름을 다양한 색조의 오브제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명 : 통일부르기(2007, 작가 최평곤)
통일을 향한 나지막하지만 강렬한 호소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품명 : Water - Report(2011, 작가 송운창)
임진강과 한강이 서로 만나 서해로 흘러가듯이 분단된 우리 민족이 화합하고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 속 수상건물에는 '카페안녕'이 있어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다.
작품명 : 이광기의 Pin project - No 1 평화의 시작이 이곳에서(2018)
핀은 목적지를 표시하고 중요한 기억을 위해 핀을 사용한다. 더 나아가서는 표류하는 사회와 인류가 지금 서 있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분단에서 통일로, 여기 평화의 핀을 고정한다. 라는 작품으로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연기예술부문 겸임교수이자 경기도 평화누리길 홍보대사인 탤런트/배우 이광기의 작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