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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10월10일 안나푸르나 등반 길에서
어제 처음으로 낯설은 롯지에서 잠을 자고 오늘은 내일 푼힐전망대에서 안나푸르나 히말리아 산군을 감상하기 위하여 고레파니까지 가는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고 봐야한다.같이 동반한 사람들이 그간 이산저산 다니면서 호흡도 맞춰왔고 산행도 함께하고 비박.우리의 산하 곳곳에 산장을 두루 섭렵하였기에 오히려 아직까지 롯지는 어쩌면 사치스러움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산꾼들이야 배낭과 침낭만 있으면 누우면 침대요 하늘을 베게삼아 대자연의 숨결을 느낄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랴... 까만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빛은 더 없이 좋은 친구요.자연의 벗인것을,,모두 가뿐하게 일어난 것을 보니 공기좋은 곳이 사람 몸을 활성화 시키는 활성탄이었던 모양이다.
푼일 전망대 전망을 위하여 계속 고도를 높여가야하는 구간으로 쉽지않은 구간이 될것이다.약간은 오르 내림은 있을터이고 마을입구엔 전부 돌계단길이 주 등반로를 형성한 이곳 트레킹길이 녹녹치 않은 구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곳 거리는 우리의 산과 전혀 틀린다.우리나라 지형은 봉우리 하나 넘는데 예측이 가능하지만 이곳은 골이 깊고 산의 고도 높 낮이가 심하여 뻔히 보이는 길도 한 두시간은 보통이다.
가이드한테 언덕을 가리키며 시간을 이야기하면 고개를 가로 젓는다. 도저히 그 시간에 갈수 없다는 뜻이다.막상 가보면 그말이 맞다. 짧아 보이는 길도 굽이친 곳을 돌고 돌아가니 한참 길어진 길일수 밖에..더군다나 고도 적응을 위하여 빨리 걷는것 보다는 천천히 걷는것을 주문하고 있어 사진찍고 쉬어가며 점심먹고 또 걷고 하다보니 그리 힘든줄은 모르고 지나간다.
새로운 풍경들,..네팔사람들의 삶과 영혼이 서려있는 들판길...때론 그들의 삶을 샅샅이 살펴볼수 있는 기회가 되기에 모두들 메모하며 그들과 대화하며 그렇게 걷다보니 오히려 너무 늦은 산행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산행 속도가 줄어있었다.빨리 가봐야 롯지에서 딱히 할일도 없다.롯지에 가면 샤워하고 충전하고 내일 산행짐을 정리하고 다시 가방을 싸서 포터에게 맡기고 또 출발하는 일의 연속이다.
새벽에 일어나 식사후 6시55분에 숙소를 출발한다.티케퉁가 고도가 지도엔1480m였고 고도계는1528m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이는 숙소 위치가 조금씩 다르고 지도의 위치가 가르키는 곳과 숙소와 차이가 있기 때문인것 같았다.주방팀이 정갈하게 마련한 식사를 마치고 길을떠나니 새벽 트래킹길이 더없이 상쾌하다.아침 태양이 떠 오를무렵 햇살이 비추는 대지의 푸르름은 우리의 봄과 여름을 연상케하듯 짙 푸른 녹색 바구니에 산 자락은 어느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며 자연 그대로가 풍경화요 한폭의 그림이다.
숙소를 출발한지 울레리 도착시간이 9시20분 1.5KM 거리를 계속 고도를 오르는 길이라 약400m를 오르는데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전부 돌계단 길이며 한발짝 움직일때마다 고도가 높아지는 구간이다.어제밤 내린비로 풀잎에 이슬이 반짝이며 길손을 맞는다.
아침햇살에 비추는 티케퉁가의 계단식 논과 밭이 빛의 축복을 받으며 초록색으로 때론 형형색색 표현하기 어려운 자연의 색깔로 마음껏 제 모습을 발산하며 반겨준다.40KG정도의 짐을 메고 움직이는 포터들과 때로 조우하면서 서로 간식도 건네고 사진도 찍고 그들의 노고를 마음껏 위로도 하고 길을 간다.아 이얼마나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이던가? 아득한 우리의 옛정취가 묻어나듯 정겹고 낯설지 않은 자연풍경이 어릴적 풍경과 흡사하다.자연에 녹아있는 사람들의 심성 또한 순박하고 아름답다.
이곳의 트래킹 길에 보이는 산과 들 계곡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요,생명의 근원인 저 다랭이 터 밭은 폭이4~5m정도로 수백m 언덕에 가는곳마다 개척되어 있어 지나는 우리에겐 마음다운 볼거리를 선사하지만 이 들에게는 생활의 터전일것이다.60년대 우리나라의 화전민들의 산골의 밭을 연상 시키지만 이곳은 더 가파르고 더 많은 경작지가 산 전체를 누벼놓고 있었다.보는 길손은 아름답고 멋진 한 편의 풍경화요 그림같은 실물이지만 저 들에겐 살아가는 근간이 아니던가?
때론 소로 경작을 하는 모습도 볼수 있고 때론 추수하는 모습도 보인다.이들에겐 성수기인 10월~2월까지 제외하고 사람들이 늘 북적일것은 아닐터 겨울이되고 우기가 되면 이곳은 정적에 쌓인 한적한 시골 마을로 변해가면서 정적속에 잠들어 가겠지..지나는 곳마다 말과 노새가 짐을 싣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인간과 호흡하며 발을맟추며 여정을 시작한지 꽤 오랜 세월속에 함께 하였을곳이다.
산 허리를 돌면 여지없이 나타나는 폭포들,,곳곳에 설치하여 놓은 수도꼭지처럼 세안을 위하여 배려해놓은 세척대...질척이는 길을위해서인지 마을마다 전부 돌 계단길이 연이어져 있고 마을입구를 지나면 자연이 살아있는 이곳을 지나기엔 그리 큰 어려움은 없었다.
어차피 계속 오름길이고 단단한 각오를 한 마음 상태이니 그저 즐겁게 걷고 자연을 관찰하며 자기 자신을 뒤 돌아보며 때론 묵상으로 때론 시인이 되고 때론 방랑자가 되어 걷고 있었다.출발한지 두 시간 정도 지나면서 산과 산 사이로 하얗게 보이는 설산의 모습이 보이면서 아름답게 길손을 유혹하고 있었다.
모두들 때론 거친 숨소리와 간간히 웃음소리도 번져가면서 아직까지는 힘들어 하는 표정들은 없었다.스텝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작은 체구에 슬리퍼를 신고 한 사람이 2개씩 카코백을 묶어 이마에 걸고 등에 올려 언덕을 올라간다.얼굴에 힘든 모습을 보이며 힘에 겨운 저 들을 보면 이내 사치스러운 생각은 사라진다. 짐을 짊어지고 단 1시간이나 갈수 있을까?
이곳을 지나치면서 익숙한 인사말은 "라마스테"라는 인사말로 주고 받으며 지나간다.안녕하세요?그런뜻이란다.이곳의 계절은 하루에 4계절을 쉬임없이 맛본다.아침 저녁은 봄 가을 밤엔 겨울 햇살이 비추는 낮엔 여름으로 변한다.
(재미있는것은 위 왼쪽사람은 스텝중에 한 사람인데 조끼에 단결투쟁이라고 된 옷을 입고 있어서 한국말을 할줄 아냐고 물었더니 노,,금융노조사람들이 와서 저 조끼를 건네주고 갔는데 뜻을 모르고 입고 있었다.도시의 공해인지 도움을 준것인지 저 사람들은 티없이 맑은 사람들인데..)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아침인사차 건네는" 라마스테"라는 단어가 입에서 익어갈무렵 이 히말리아를 찾는 모든 사람들은 국적과 인종을 초월하여 친구요 정다운 벗이다.때론 손짓 발짓으로 되지 않는 영어단어 몇마디에 서로들 깔깔 웃으며 정겨움을 나눈다.자연이 주는 감성의 아름다움이 심성에 녹아들때만 가능한것이다.세상의 복잡함과 욕심을 잠시 던져버리고 선경을 거니는 사람들의 복일것이다.돈주고 살수없는 정화된 마음의 고귀함이다.모두 환한 모습들이 정겹다.육체는 피곤할지 몰라도 정신은 한없이 상쾌하고 즐거운 경지에서 이길을 걷고 있었다.
점점 오를수록 밤의 기온이 겨울로 바뀌면서 목욕을 할수 없게된다는 것이다.고산에선 물로 목욕을 하고 한기가 들면 여지없이 고산병을 몰고와 속수 무책이어서 나중에 도반을 지나 MBC나 ABC에선 샤워는 물론 세안만 가볍게 하고 양치질 정도로 끝내야한다.트레킹 도중에 쉬임없이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들속에 여러민족이 서로 지나간다.젊고 나이 지긋한 세월의 동반자들,...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이곳을 지나는 재미도 솔솔하다. 1년에 110만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우리만 이제서 늦게 이곳을 찾아온것 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곳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길을 걷고 있었다.때론 혼자 가이드겸 포터 한 사람만 함께 가는 사람도 있었다.간간히 지나는 한국 사람들과 정보를 얻어가며 걷고 있다. 밤에 비가와도 새벽이면 별이 총총거리고 햇살이 눈 부시게 빛나면 더 없이 마음은 가뿐하다.비 올것을 생각하여 칭칭 감아맨 옷가지가 카코백안에 있지만 배낭속엔 늘 자리잡은 비 옷은 카코백에 넣을까? 수없이 반복되는 생각은 서서히 배낭 무게가 줄어들지 않고 무거워 지기 때문일것이다.
울레리와 안나푸르나 오른쪽엔 히운출리가 보이는 롯지에서 잠시 쉬어가며 에너지 음료수를 마신다.10시55분 경이다.이름하여 에베레트 맥주다.이곳을 지나본 사람은 에베레스트 맥주맛을 영원히 못잊을 것이다.
속세에서 온갖 음식과 술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 길을 간다. 힘든 고갯길을 오르고 내린다.햇살이 따가워서 썬크림을 바르고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걷다보면 갈증이 온다.아 ! 언덕위에 시원한 맥주가 보인다.유혹을 뿌리칠수 있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맥주 어때요 하면 모두 이구동성으로 좋지요...
그래서 이제 부터는 에너지 음료라고 부르기로 했다.그래서 또 한잔,. 히말리아 설산이 보이고 다랭이 논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아름다운 풍경이 옆길을 열어주고 있고 순진하고 아름다운 네팔사람들의 영혼이 넘나드는 이곳에서 맥주 한잔은 정말 약이 되고 있었다....
울레리(ULLERI)를 지나 반탄디 가는 중에 2259m 지점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이곳까지3.6km 걸었다.현지시간11시20분이다.반탄티를 지난다.가이드에게 물으니 원탄디라는 동네라는데 반탄티를 원탄디라고 들은것 같다.한국어를 하는데 어려운 말은 잘 안되는 모양이다.원탄디의 뜻은 나무숲이 많은 동네라는 뜻이란다.반탄디는 지도 표기음이고 원탄디는 들은 언어인데 글이 짦아 그냥넘어가기로 했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니 거의 우거진 숲..햇살이 강열한 이곳에서도 어둑어둑한 산 속의 자연 그대로 우거진 숲속,,나무에 이끼가 주렁주렁 이름모를 나무가 빽빽이 이리저리 제멋을 한껏 뽐내고 가끔씩 열어보이는 하늘엔 뭉게 구름이 두둥실 그냥 좋은거다.그리고 평지길이 이어진다.때묻지 않은 천연림...숲속의 요람같다.열대성 기후라 오후에 한번씩 내리는 비는 온갖 자연식물에 천연 촉진제가 되어 때묻지 않는 정갈한 숲 그자체였다. 언젠가 신문에서 본 글이 생각난다.한창 대통령 후보로 선거 홍역을 치뤘던 문재인 후보께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되기전 이 안나푸르나 트래킹길을 떠났단다.
그리고 트래킹 도중에 담배를 끊었다고 한다.자연이 너무 아름답고 깨끗하여 죄짓는 것 같아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고 그 이후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이자연은 정갈하고 맑고 투명하다. 이곳 사람들중에 담배 피우는 것을 보지못한것 같다.
난게탄디에 도착한다.아주 큰건물이 옆에 있고 옆에는 작은 건물이 있는데 7시간20분째 걷고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우리의 옛 산이 그러하듯 산 허리 한굽이 감아 넘기면 그곳엔 저녁연기 피어 오르는 소담한 마을에 초가가 있던 그 옛날 처럼 이곳도 산굽이 휘돌아 지나면 때론 어설픈 돌집도 나타나고 이곳처럼 객주 집인양 잘 갖추어진 마을도 나타난다. 여느땐 주인없는 집을 지키는 강아지가 반가운듯 꼬리쳐들며 달려나오고 때론 즐겨 들어 잊을수없는" 라마스테" 아...사람사는 근본은 다 매한가지 였구나....
이곳은 작은 소품과 물건을 팔고 있었다.이곳에서 스카이님은 놋쇠로 만들 주물형태의 원형그릇 같은것을 샀는데 나무 막대로 주위를 빙빙 돌리면 공명형상인지 소리가 난다. 일일히 망치로 단조하여 만든것인데 묘하여 하나 샀는데 나도 나중에 이것을 하나 사게된 동기다.
현재까지6.1km 고라파니 까지 2시간 정도 남았다. 이곳에 오는 중에 언덕에서 보니 소를 잡아 나눠 갖는것이 보였다.자연사 한 소를 나눈것인지 아니면 살아있는 소를 잡은 것인지는 알수 없고 소고기도 즐겨 먹는지는 알수 없었다.산행 간식 거리로 준비한 육포가 있어 스텝들과 가끔 나누어 들기도 하면서 지나는 마을 사람들에게 가끔 건네면 어느사람들은 잘 먹지만 어떤 이들은 기겁을 하고 받은손을 수십뻔 씻는 아낙을 보았다.
황소가 아닌 검은소였던 모양인데 나누는 방식이 톡특하다.자리에 펼쳐놓고 눈 대중으로 조금씩 옮겨 놓는 방식이었다.이들 중에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은 이마에 붉은점을 찍고 종교인임을 나타내고 (풀마야 도 힌두교임) 그들은 소를 신성시 해서인지 육포를 보면 얼굴 표정이 당황하여 관리가 안되는 모양이었다.
거리의 소도 자연사 하는 소는 먹을수 있으나 살아있는 소는 잡지 못한다고 한다.오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자연속에서 노래하며 걷고 사색하며 즐기다 보니 어느덧 고라파니 숙소에 도착한다. 9시간50분 소요된 시간이고 오후4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고도는 2866m 지도 표기는 2860m였다.총10.9km 걸었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푼힐 전망대를 보기 위하여 찾는 곳이고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안나푸르나 둘레길을 돌아가는 길목이기도 하다.우린 이곳에서 방향을 틀어 오른쪽으로 마차푸차레쪽으로 걷는다.푼힐전망대(Poon Hill, 3,210m)는 고레파니(Ghorepani, 2,874m) 롯지의 뒷산 언덕에 있으며 안나푸르나 일대의 고봉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그래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가지 않는 단기 트레킹 코스의 경우 이곳을 최종 목적지로 정한다. 애초에 이곳까지만 계획을 세웠다가 계획을 수정한곳이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고봉들을 왼쪽부터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Gurja Peak(7,193m) - Dhaulagiri 4봉(7,661m) - Dhaulagiri 5봉(7,618m) - Dhaulagiri 3봉(7,715m) - Dhaulagiri 2봉(7,751m) - Dhaulagiri(8,172m) - Tukche(6,920m) - Dhampus Peak(6,012m) - Nilgiri(7,061m) - Annapurna 1봉(8,091m) - Annapurna South(7,219m) - Hiunchuli(6,441m) - Gangapurna(7,455m) - Machhapuchhare(6,998m)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 가운데 2개를 볼 수 있는 곳이다.처음에야 다울라길이라는 뜻이 알수 없었지만 수없이 보여지는 고봉들이라 나중엔 입에서 뱅뱅 돌무렵엔 다시 그곳이 그리워 진다는 이야기임엔 틀림없었다.
모두들 평온한 표정이고 즐거운 표정이다,얼굴엔 만족함이 서려있고 자연의 순수함이 배여가는가 싶다.일상에서 떨쳐나와 모든 번뇌와 고뇌를 잠시 묻어놓고 대 자연의 호흡과 즐거움을 함께 마음속에 품어 가슴에 새기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랴? 진사님들은 1400m 넘은 언덕을 올라왔어도 밤이 깊어가는 시간엔 하늘에 쏟아지는 별의 궤적을 촬영한다고 카메라를 들고나가 북극성위치를 찾았으니 밤만 되면 내리는 빗줄기도 예외없이 내리고 있어 철수할수 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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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산적두목 13.02.21. 20:51 오후시간이후 흐려지고 새벽일찍부터 초롱초롱 맑아지는 고산자연의 이치를즐기면서 힘든육신 힘든줄 모르고~~~만끽했습니다 또♥생각나네요♥ 감사합니다
수정할것이 있어 답글을 옮겼습니다.
삽입한 음악은 네팔 음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