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崔瑗)의 좌우명(座右銘)
최원(崔瑗)은 후한(後漢)의 학자로 학문이 높았고 글씨에 일가를 이룬 분으로 호를 자옥(子玉)이라하였다.(78-143) 처음으로 좌우명을 지었는데, 좌우명(座右銘)이란 스스로 지켜서 행할 덕목들을 짓고 그 내용을 쇠붙이에 조각해서 항상 거처하는 자리 좌우에 두고 읽으면서 스스로 일깨우는(自警) 글이다. 최자옥선생은 서예에도 뛰어났고, 특히 초서에 일가를 이루어서 후세에 서법가 들이 그의 세체(書體)와 논지(論旨)에 따랐다. 그의 “초서세(草書勢)”에는 초서를 쓸 때에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하라는 유명한 교훈이 있다. ‘획을 꺾을 때는 붓을 옮기지 않는다.(絶而不移),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아도 법도에 맞아야한다.(俯仰有儀), 글씨를 쓰는 세력이 단 한 획이라도 옮기지 말아야(一劃不可移) 글씨가 호방하고 편안해서 생동감이 넘치고 기이하다(放逸生奇)고 하였다. 인생의 이치에 통달하면 모든 사물에 적용할 수 있는가보다.
좌우명(座右銘)-최원(崔瑗)
無道人之短(무도인지단) :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莫說己之長(막설기지장) : 자기의 장점도 자랑하지 말라.
施人愼勿念(시인신물념) : 남에게 주었으면 마음에 두지 않도록 조심하고
受施愼勿忘(수시신물망) : 은혜를 받았거든 잊지 말도록 주의하라
世譽不足慕(세예부족모) : 세상이 칭찬하는 것은 부러워 할 일이 아니니
唯仁爲紀綱(유인위기강) : 오로지 어진 마음으로 기강으로 삼으라.
隱心而後動(은심이후동) : 숨긴 마음으로 행동하면 되지,
謗議庸何傷(방의용하상) : 비방하는 말에 어찌 마음을 상하랴
無使名過實(무사명과실) : 명분이 실체에 지나치지 않게 조심하고
守愚聖所藏(수우성소장) : 어리석은 듯 행동하는 일은 성인께서도 행하셨다.
在涅貴不淄(재열귀불치) : 검은 곳에 잠겨 있어도 검게 되지 않아야 귀하니
曖曖內含光(애애내함광) : 여명(黎明)같은 어둠 속에서 광명을 지녀라
柔弱生之徒(유약생지도) :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니
老氏誡岡强(노씨계강강) : 노자(老子)도 ‘굳세고 강하지 말라’고 경계하였다
行行鄙夫志(행행비부지) : 그저 용기만 넘치는 평범한 사람은
悠悠故難量(유유고난량) : 도대체 무었을 하려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愼言節飮食(신언절음식) :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하여
知足勝不祥(지족승불상) : 족함을 알고, 재앙을 이겨라
行之苟有恒(행지구유항) : 이것들을 항상 지켜나가면
久久自芬芬(구구자분분) : 오래되면 저절로 삶이 향기로우리라
세상 사람들이 범하기 쉬운 사항을 조목조목 들어 가르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900년 전에 벌써 오늘도 지켜야할 덕목을 일깨워준 선인들의 깨달음은 존경스럽다. 다시 한 번 풀이해 정리하려한다.
“남의 단점을 들춰내어 흉보지 말고, 자신을 내세워 자랑하기를 좋아하면 덕이 없고 경박해 보인다. 작은 것을 베풀면서 생색을 내거나 받은 고마움을 곧 잊고 살면 덕이 되지 못한다. 세상이 나를 칭찬하는 일은 좋아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을 지적해주어야 고쳐가며 살아가니, 묵묵히 어진 마음으로 살기를 힘쓰라. 마음이 움직여 주관대로 행동하면 되지, 그로 인하여 남의 비방을 받더라도 개의치 말라. 명분만 내세워 허명을 구하지 말라. 옛 성현들도 본색을 감추고 어리석은 듯 행동하였다. 마음이 정결하면 몸이 검정 물에 젖어도 물들지 않으리니, 마치 여명 속에 빛이 숨어 있는 것과 같다. 물처럼 부드럽고 약하게 살아라. ‘그 유약(柔弱)함이 가장 강강(岡强)하다’고 노자(老子)는 가르쳤다. 사려 없이 용기만 넘치면 하는 일이 실수가 많은 법이다. 항상 말과 행동을 삼가고, 먹고 사는 일을 절도 있게 하여, 매사에 분수를 지켜 스스로 만족할 줄 알아라. 이와 같은 것들을 꾸준히 행하면 세월이 지난 뒤에 너의 인생에서 향기가 풍겨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