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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게임판은 AAA급 신작의 출시도 활발했으며, 오래된 명작의 감동을 최신 그래픽으로 되살리는 리메이크작도 많이 출시됐다. 한마디로 게이머들이 1년 내내 지갑을 탈탈 털린 한해였다.
게다가 게임 구동 사양에서도 큰 변화가 이어지면서 게이머들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비용도 지출해야 하는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그 이유를 간략히 살펴보면, 1)우선 게임의 용량이 급격히 늘어나서 대용량 저장장치와 대용량 램을 요구하고 있다. 2)CPU는 본격적인 '6코어 보급형 CPU'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게임 개발사들도 CPU 연산이 증가하는 효과들을 더 많이 사용하여 유저들의 업그레이드를 부추겼다. 3)그래픽카드도 전반적으로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단 그래픽카드는 가격도 크게 올랐다.
자,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게임들은 무엇이고, 이 게임들은 과연 우리의 PC로 쾌적하게 소화할 수 있을지 미리 살펴봤다. 2020년 상반기 대작 게임 위주로 최소/권장 사양 정보를 알아보자. 아직 구동 사양을 공개하지 않은 게임은 전작이나 게임엔진의 특징, 게임쇼의 데모 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유추했다.
1월 10일 – 몬스터헌터 월드 : 아이스본
이미 열심히 즐기고 있을 게이머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하반기, 콘솔 및 PC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몬스터헌터 월드의 확장팩 ‘아이스본(ICEBORNE)’이 2020년 1월 PC로 출시됐다. 콘솔보다 좀 늦게 출시하긴 했지만, PC 사양이 좋다면 초고해상도(4K!)에 60 프레임 이상 유연한 움직임까지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콘솔보다 눈이 더 즐거운 장점이 있다.
몬스터헌터 월드 오리지널이 밀림과 초원, 사막, 동굴, 용암지대처럼 쾌적한 환경(?)이 배경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설원이 중심이다. 배경 하나만 추가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양한 보스급 수렵 몬스터를 추가했고 게임 시스템도 일부 변경해서 오리지널과는 다른 새로운 수렵의 재미가 있다.
▲ 오리지널과 유사하다. 프로세서 못지 않게 그래픽카드에도 힘을 실어야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사양은 오리지널과 큰 차이가 없는데, 굳이 차이를 찾아내자면 라이젠 최신 프로세서, 그 중 내장 그래픽 탑재형이 추가된 정도다. 최소 사양은 코어 i5 4460, AMD FX 6300 급의 구형 쿼드~헥사(4~6) 코어를 요구하고,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760 혹은 라데온 R7 260X 등 비디오 메모리 2GB 이상의 제품들이 필요하다. 이건 1080p, '저옵' 기준 30 프레임 플레이 가능한 사양이다.
권장 사양은 코어 i7 3770 혹은 코어 i3 8350, AMD 라이젠 5 1500X 급의 CPU를 요구한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060 혹은 라데온 RX 470, 비디오 메모리 3GB~4GB 이상이다. 이렇게 해야 '높음' 그래픽 설정에서 1080p 해상도로 30 프레임 구현이 가능하다. 이 또한 초당 60프레임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는 좀 더 높은 사양을 준비해야 부드러운 게임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오리지널때 한 번 당했다. 위 사양은 전부 30프레임 기준이다! 이 게임은 60프레임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선 고성능의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를 요구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1080p 해상도에서 옵션, 프레임 고민 없이 즐기려면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660 SUPER급, 1440p 는 RTX 2060 SUPER, 2160p 해상도 및 그 이상은 RTX 2070 SUPER 급을 추천한다.
1월 16일 – 삼국지 14
코에이의 삼국지가 어느덧 시리즈 14번 째 작품을 들고 왔다. 많은 이들에게 호평 받았던 삼국지 11 이후로는 점차 기대에 못 미치는 그래픽과 게임성, 볼륨 등으로 인지도가 하락세였지만, 마니아층은 꾸준히 유지해온 작품이다. 사실 이번 작품도 출시 초반 평(스팀 커뮤니티 기준)은 상당히 안좋긴 하지만 향후 패치, DLC, PK(파워업 키트)로 떡상할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여론이 생겨나고 있다.
삼국지 14는 1000여 명 이상의 무장이 등장하며, 각 무장마다의 개성이 설정되어 있다. 무장의 능력치와 개성을 적절히 이용해 전투에서 승리하고, 쟁탈한 토지를 잘 통치해 통일의 과업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군주제를 채택해서 영토 확장 전쟁과 중국 통일에 집중한 것이 삼국지 14의 특징이다.
▲ 의외로 무난한 사양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최적화 드럽게 못하는 코에이니까 방심하지 말자
삼국지14는 중국 전토의 지형과 장수들의 일러스트가 일부 향상되면서 보는 맛이 약간 더해졌다. 사실 토탈워 : 삼국처럼 높은 사양을 요구할 것 같은 그래픽은 아닌데, 실제 플레이해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프레임이 30프레임 제한에 걸린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심지어 중간 중간 짧게 멈추는 현상도 있다고 하니, 마냥 만만하게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코에이가 최적화 못하는 건 전통이니까.
최소 사양은 요즘 보기도 힘든 720p 해상도를 감안한 구성으로 보인다. 프로세서는 코어 i3-3220 급의 제품이다. 여기에 4GB 용량의 메모리와 지포스 GTX 660 이상 그래픽카드를 요구한다. 권장 사양은 1080p 구성을 감안한 것으로, 프로세서는 코어 i7-3770과 지포스 GTX 1060 6GB급 이상 그래픽카드를 요한다. 메모리는 8GB 용량을 제안했다.
더 고해상도에서 즐기거나 더 쾌적하게 즐기고자 해도 아주 높은 사양을 요구하진 않을 듯한 그래픽이다. 6코어 이상 신형 프로세서와 지포스 RTX 2060 SUPER 급 이상 그래픽카드, 라데온은 RX 5700 계열이면 4K에서도 큰 무리 없을 전망이다.
1월 29일 –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워크래프트3도 새생명을 얻는다, 바로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REFORGED)가 그것. 1월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열심히 담금질 중이다. 현재 사전 결제한 게이머를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를 이어가는 중이다. 1월 29일 이후라면 모두가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프로게이머 장재호가 다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최근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가 쇠퇴기인 상황에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르 자체의 한계는 있을 수 있지만, 리그오브레전드, 도타(DOTA), 기타 디펜스류 게임을 활성화한 주역이기에 사용자가 개발한 참신한 유즈맵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가능성이 있다.
▲ WoW : 격전의 아제로스 사양. 워3 리포지드는 이보다 조금 낮다고 하니 참고하자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의 공식 사양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 블리즈컨 개발자 인터뷰에서 자사의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격전의 아제로스보다 약간 아래 정도의 사양이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고 알려졌다.
참고로 격전의 아제로스 사양은 권장 기준으로 코어 i7-4770 또는 AMD FX-8310 급 이상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960 혹은 라데온 R9 280 이상 그래픽카드를 요구한다. 이보다 조금 아래 정도의 사양이니까 최근에 맞춘 본체라면 보급형 본체라도 큰 무리 없이 플레이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많은 유닛이 한데 모여 전투를 하는 장르의 특성상 해상도가 높아지면 그래픽카드와 CPU를 조금 더 업그레이드 해야할 수 있다. 특히 적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디펜스형 유즈맵(워크래프트3는 일반인들에게는 유즈맵으로 더 유명했다)을 플레이한다면 어설픈 사양으로는 힘들 수도 있을 거다. 그러므로 1080p 수준의 플레이라면 지포스 GTX 1660급, 1440p 혹은 2160p 이상 해상도에서는 지포스 RTX 2060 SUPER급 정도를 제안해본다.
3월 21일 – 둠 이터널
지난해 돌아올 것 같았...다가 영 좋지 않은 곳을 다쳐 출시를 미뤘던 둠가이가 드디어 올해 돌아온다. 둠 이터널(DOOM ETERNAL)의 발매일은 3월 21일. 이 때, 콘솔 게임기(플스4)에서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라는 초강력 타이틀이 출시되는지라 인지도에서 다소 밀릴 것 같긴 하지만, 롤플레잉이라는 장르와 FPS 장르는 완전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에 둘 다 구매할 게이머가 적지 않으리라 본다.
둠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심도 깊은 스토리보다는 악마들을 다 때려부수고 찢어발기고 작살내는 시원한 플레이가 메인이었다. 그러므로 이번 작품도 게이머는 열심히 총을 쏘고 전기톱을 돌리면서 악마를 찢어발기고 부수면 된다. 약~간 과격한 권선징악의 서양판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 응, 권선징악이라도 안알랴줌
둠 이터널은 안타깝게도 사양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전작이 워낙 최적화가 잘 되어 있어 어지간한 사양이라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작품도 갓적화의 명맥을 이어가지 않을까 전망된다. 미려한 그래픽을 감상하는것 보다는 다 때려 부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래픽 요구사항이 사악한 편은 아닐 것이다. 버벅거리는 화면으로 시원하게 적을 때려 부수는 경험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당한 사양이면 쾌적하게 적을 도륙낼 수 있어야 한다.
지포스 GTX 1060~GTX 1660 SUPER 정도의 그래픽카드라면 중~상옵에서 60~100 프레임 사이를 유지하며 쾌적하게 게임 플레이가 가능할 것 같다. GTX 1660 Ti 혹은 RTX 2070 급 이상 그래픽카드라면 그 이상의 높은 프레임 또는 더 많은 그래픽 옵션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높은 해상도 내에서 게임을 즐기고자 한다면 코어 i7급 이상 프로세서와 RTX 2070 SUPER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고려하자.
4월 3일 – 바이오하자드 RE:3
지난해 하반기 갑자기 공개되어 주목 받은 바이오하자드 RE:3. 전작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부지런히 개발 중이다. 전작은 라쿤시티에 새로 부임한 젊은 경찰 레온과 바이오하자드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크리스의 동생 클레어가 생고생하는 일기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1에서 크리스와 함께 고생했던 질 발렌타인이 한 번 더 고통받는 이야기를 그렸다. 질 발렌타인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에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 대기 수요가 상당히 많은 느낌이다.
▲ 같은 엔진이니 아무래도 전작과 비슷한 사양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는 최소 사양만 공개된 상태. 그것도 바이오하자드 RE:2와 동일하다. 인텔 코어 i5 4460(4코어)와 AMD FX-6300(6코어) 혹은 그 이상,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760 혹은 라데온 R7 260X(2GB 비디오 메모리) 이상을 요구하는 것. 그렇다면 권장 사양도 전작과 유사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전작은 게임 그래픽에 비해 비교적 최적화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래픽 효과를 높이려면 의외로 대용량 비디오 메모리를 탑재한 그래픽카드를 요한다. 6GB 메모리를 갖춘 지포스 GTX 1060, 1660, RTX 2060급 혹은 8GB 이상 메모리를 탑재한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4월 예정 – 마인크래프트 : 던전
마인크래프트가 '초딩겜'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해다. 초딩스러운 저사양 그래픽 때문에 파워 유저들에게 무시당하긴 하지만, 파면 팔수록 더 깊어지는 게임 시스템, 높은 자유도 등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인기를 유지하는 것.
그런데 마인크래프트 세계에 평소와 다른 신작이 등장한다. '던전' 이라는 타이틀명과,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과 홍보 페이지를 통해 유추해보면, 디아블로 같은 액션 롤플레잉 게임인 것으로 예상된다. 도구를 사용해 몬스터를 사냥하고 멀티 플레이를 통한 추가 요소도 제공되는 것으로 보인다. 초딩스러운 그래픽처럼 보이지만 무려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워낙 엄청난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마인크래프트 시리즈이기에 이번 작품 또한 게이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마인크래프트에 RTX 기술을 적용한 바 있는데, 이 작품에도 쓸 수 있을지 여부는 조금 지켜봐야 하겠다.
일단 마인크래프트는 요구사양이 높지 않은 것이 큰 특징이기 때문에, 최소 사양으로는 딱히 좋은 본체를 준비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개발자들이 개발 사이트에 공개한 사양에 따르면 최소 사양은 i3-3210 또는 A8-7600 급의 CPU와 내장 그래픽카드면 된다.
권장 사양도 별 볼일 없지만 기존 마인크래프트 엔진이 아니라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하기 때문에 구형 내장그래픽 본체로 풀옵션까지 정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도트가 튀는 듯한 투박한 그래픽이라도 광원 효과나 다양한 마법 효과는 화려할 수 있다.
권장 사양으로 추천하는 프로세서는 구형 코어 i5급, 신형 코어 i3급, 구형 라이젠5급.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650급 혹은 라데온 RX 560급이다. 만약 RTX 모드(필요할까?)를 향후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프로세서보다 메모리와 RTX를 지원하는 그래픽카드에 힘을 싣는 것이 좋다. 마인크래프트처럼 리소스팩과 쉐이더팩 등이 제공된다면 추가적인 사양 확보가 필요할 수 있다.
봄 예정 – 다잉라이트 2
데드 아일랜드 개발진이 빚어낸 수작 다잉라이트의 후속작이 올 봄에 출시될 예정이다. 1인칭 슈터 게임으로 파쿠르 액션 특유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특징이다. 오픈월드 좀비 서바이벌 게임으로 의외의 재미에 게이머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후속작은 기존의 특징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게이머는 여러 선택을 통해 난관을 뚫고 나가야 하고, 낮과 밤에 따른 특성 차이를 잘 이용해야 수월한 진행이 가능하다. 추가로 2~4인 협동 플레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 나... 나도 안알랴줌
이 게임 역시 시스템 요구 사항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초기 다잉라이트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사양은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초기작은 출시 초반에 최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오픈월드 게임, 오브젝트도 많고 적 몬스터의 개체수도 많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좀비만 문제인 것이 아니라 다른 팩션의 인간류 몬스터도 많아서 CPU가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깔끔한 그래픽과 버벅임 없는 프레임을 원한다면 일단 지포스 RTX 2060 SUPER 급 그래픽카드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세서는 6코어 기반의 최신 CPU를 추천한다. 더 높은 해상도에서 쾌적하게 즐기고자 한다면 코어 i7급 혹은 라이젠 7급 이상 프로세서와 지포스 RTX 2080급 그래픽카드를 제안한다.
9월 17일 – 사이버펑크 2077 (기사 작성 중에 출시 일이 밀렸다!)
거의 모든 게이머가 기대하고 있을 초 기대작, 사이버펑크 2077이다. 2020년을 대표할만한 대작게임인 이 게임은 위쳐 시리즈를 개발한 CDPR의 후속작이다. 본래 4월 16일 출시 예정이었으나 최근 출시일이 5개월 뒤로 밀린 9월 17일로 정해졌다. 한번 더 미뤄지면? 그런 상상은 하지도 말자.
이 화려하고 세심한 오픈 월드 액션 RPG 게임은, 가상의 거대 도시 '나이트 시티'를 배경으로 하며 위처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월드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오픈 월드 게임이기 때문에 GTA 못지 않은 자유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양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그런데 발매일이 갑자기 하반기로 미뤄진 것을 보면 '사양이 심상치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이전 작품인 위쳐3가 발매됐을 때 당대 최고 사양으로도 일부 옵션(헤어웍스 등)을 적용하면 초당 60프레임 확보가 어려웠음을 생각해보자. 이 게임도 절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유일한 힌트는 2019년 E3 게임쇼다. 당시 사이버펑크 2077의 데모를 시연한 본체 사양이 유출되어 화제가 되었는데, 인텔 코어 i7-8700K, 램 32GB, 그래픽카드 RTX TITAN의 사양이었다. RTX 타이탄이 후덜덜하긴 한데, CPU는 그나마 평범하게 비싼 제품(?)이라는 데서 위안을 느낀다. 보통 게임쇼 데모는 4K 해상도 풀옵션으로 시연하기 때문에, 시연용 본체도 최고의 사양을 준비하기 마련이니까 벌써부터 너무 좌절하진 말자. 저것보단 낮을 것이다. 아마도...
감히 예상하기로는 1080p 해상도 기준으로 중간 정도의 그래픽 옵션을 적용하는 정도는 최신 6코어 CPU와 GTX 1660 SUPER 전후에서 가능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세밀하게 묘사한 월드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중옵으로 추천하지 않고 상옵을 기준으로 추천했다. 8코어 16스레드 CPU에 지포스 RTX 2070 SUPER 이상의 그래픽카드라면 상옵 이상도 가능할 것이다. 만약 해상도가 4K라면 그래픽카드를 더 좋은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
2020년 중 예정 –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
지구인들이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게임,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한창 개발 중이다. 기존 작품들도 꽤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지만(DLC가 상당했다) 이번 작품은 기존 시리즈를 바로 잊어버리게 할 정도의 퀄리티다. 일단 위 영상을 한번만 봐 달라. 실사인지 게임인지 구분이 안 가는 그래픽으로 지구를 누빌 수 있다니! 항공 시뮬레이터에 전혀 관심 없던 지인들도 이 게임은 꼭 경험해보겠다고 할 정도.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은 모든 지도에 위성사진을 씌웠고 구름, 바람, 기상환경 등의 묘사와 기체와의 상호작용을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래서 4K 해상도에서는 거의 게임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가는 수준의 충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준다. 전 지구를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지형 데이터만 2PB에 달할 정도라고. 때문에 지도는 클라우드 기술을 도입해 실시간 처리하는 형태로 제공된다고 한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가 아니라 지구 시뮬레이터(Earth Simulator)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아직 PC판 사양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의 볼륨이다. 방대한 지도 데이터와 고화질 텍스처를 실시간 4K 해상도로 처리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환경과 기체의 현실적인 실시간 상호작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래픽카드와 CPU가 모두 극한의 상황에 처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까? 기자와 기획자의 개인적인 예상이긴 하지만, 일단 우리를 정신 못차리게 만든 저 동영상처럼 아름다운 화면으로 쾌적하게 즐기고 싶다면 가성비? 이런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좋겠다. CPU와 그래픽카드 모두 각 제조사의 최고 사양으로 준비할 것을 권장한다. 인텔 코어 i9, AMD 라이젠 9 급의 CPU와 지포스 RTX 2080 SUPER를 기본 사양으로 각오하고, 때에 따라서는 새로 출시되는 차세대 하이엔드 부품이나 워크스테이션급 구성까지도 염두에 둘 것을 제안한다.
▲ 이게 게임이라고요? 숲이랑 산이 BBC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그대로인데요?
현실적인 선에서 약간의 화질 열화를 감수하더라도 플레이하고자 한다면? 권장사양은 그보다 한체급씩 낮은 사이버펑크 2077 수준을 제안한다. 최소 사양은 굳이 예상하지 않기로 했다. 비주얼 충격이 큰 게임을 그래픽 최저 옵션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은 없지 않겠는가?
참고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과 관련한 유튜브 동영상은 댓글의 80%가 PC 사양에 대한 자학과 한탄, 그리고 나머지 20%는 현실과 비슷할 정도로 디테일한 그래픽에 감탄하는 댓글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구인들의 본체를 불태우기 위해 만들고 있다는 농담이 마냥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강형석 news@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