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채(城砦)
(城과 要塞)
아치볼드 조지프 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 지음
글 해설 김광한
한권의 책이 인류의 역사를 바꾸고 인간 정신을 악함에서 선으로 돌린 것 가운데 미국 남북전쟁을 유발시킨 스토우 부인이 쓴 <엉클 톰스 캐빈 즉 톰 아저저씨의 오두막집과 A.J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 그리고 <성채>가 아닌가 생각한다.스토우 부인이 쓴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에서는 아프리카에서 불법으로 인간 사냥을 당해 미국으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의 처참한 삶에 분노한 스토우 부인의 글을 읽은 링컨 대통령이 마침내 흑인 노예해방 전쟁 즉 남부 지주들의 노예를 해방하라는 전쟁을 일으켜 결국 흑인들이 자유를 얻게 되었고 이것은 인류 역사상 커다란 인권의 승리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그리고 개인의 이득을 최고선으로 알면서 오직 금전만이 최고라는 자본주의의 냉혹함을 비판, 인간적 미덕과 나눔의 도덕정신을 갖게해준 정신적 스승으로 성채와 천국의 열쇠를 쓴 A.J크로닌을 들수가 있다.A.J크로닌이 쓴 성채와 천국의 열쇠는 작가 사후 수많은 번역서와 영화를 통해 인구에 회자되어 전세게의 독자들에게 감명을 주어왔다.
인간이 갖는 모든 직업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운영이 되어야하고 사랑과 봉사가 바탕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성채를 쓴 바탕이 된 것이다.이익에 편승해서 의사가 진정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는 것은 하느님을 버리는 것이고 성직자가 명예와 부와 편안함을 좇는다면 그것 역시 하느님의 뜻에 위배된다는 옳지만 실행하기 어려는 것들을 작가 자신이 몸소 살행하고 이를 글로 남긴 사람이 크로닌이다.
좋은 글과 좋은 글이 수록한 책은 오래 될수록 빛이 더 난다.그것은 그 책을 접한 많은 사람들, 현재 살고 있거나 그 책을 읽고 세상을 떠난모든 분들에게 이미 검증을 받았기 때문이다.좋은 책을 한권 끝까지 읽는다는 것은 시시한 책, 영화 백편이상을 보는 것보다 더 유익히다.아치볼드 조지프 크로닌이란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가 쓴 천국의 열쇠와 성채는 이런 의미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에게 삶의 의미와 가치관 같은 것을 안겨준데 한몫을 한 책들이다.천국의 열쇠의 주인공 치셤 신부(神父)와 성채의 주인공 맥슨 의사는 작가가 창조한 가장 도덕적이고 양심적이면서 인간의 영혼을 오염시키지 않은 순수한 인물이다.
한 사람은 성직자이고 한 사람은 인간의 육신을 치유하는 의사로서 얼마나 그 직무에 순수한 인간의 영혼에 무게를 두었는지 읽는 사람들을 감동케 하는데 이런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더 좋은 생각을 갖고 살고 싶고 전혀 다른 인생을 살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얼마나 가치없고 무의미한 것인가를 깨달을 기회를 갖게된다.
1937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종교의 의미와 삶에 대한 의문을 깊이 탐구한 크로닌의 자전적 소설이다.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점과 휴머니즘에 입각한 의사 정신을 피력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무한한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청년 의사 맨슨, 절망과 고뇌 끝에 자신의 참모습을 되찾다 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 의사 앤드루 맨슨은 큰 꿈과 희망을 품고 웨일스 남부의 탄광촌에 있는 의원의 대리 의사로 부임한다. 이렇게 내디딘 인생의 첫발부터 그는 사회의 모순과 지저분한 인간의 마음, 무기력, 탐욕에 대해 어떤 때는 분개하고, 어떤 때는 실망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사랑과 정의감에 불탄 나머지 과감하게 이런 것들에 맞서 하나씩 극복해 간다. 그것이 맨슨을 성장시키고 인간적으로 성숙하게 만든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맨손으로 바빌론의 성채를 공략하려고 진격하는 전사와도 같다.
격무를 틈타서 열심히 공부해 박사학위를 딴 그는 굳은 결심을 하고 런던으로 나가 병원을 개업한다. 그것은 그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큰 성공을 안겨 주지만, 상류 사회와 접하며 얻은 지위와 명성과 부는 그의 눈을 멀게 한다.그러던 중 한 환자의 죽음을 계기로 맨슨은 제정신을 차리게 되지만, 그에게 남겨진 것은 공허한 생활과, 이해심이 깊었던 아내와의 사이에 흐르기 시작한 냉랭한 관계뿐이다.교사 출신 아내는 남편의 이런 생활이 타락한 것이라고 느껴 과거의 가난한 삶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행복이란 남들에게 행복을 안겨줄때 진정한 횅복이라고 이야기하는 그의 아내야말로 맥슨의사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래도 세상의 속된 것들을 떨쳐 버리고 새로운 생활을 과감히 시작할 만큼의 용기가 남아 있었다. 그런데 겨우 희망을 발견하는 찰나에 맨슨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내 크리스틴의 뜻하지 않은 죽음이었고, 설상가상으로 의사 자격을 박탈당하는 위기가 그를 덮친다.『성채』의 주인공 앤드루 맨슨은 작가 크로닌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치열한 의욕과 스코틀랜드인 특유의 끈기, 그리고 맨슨의 사상이나 체험들은 모두 크로닌이 의사로서 걸어왔던 길이자 그가 이상으로 생각했던 삶의 방법 그 자체이다.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맨슨은 인간 사회의 암이라고 할 수 있는 추악한 면과 과감하게 대결한다. 한때는 그 자신도 성공해 출세욕과 금전욕에 사로잡히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예전의 이상을 되찾아 휴머니스트 의사로 재출발하려 한다.
“생각나지 않아요? 인생은 미지의 것에 대한 공격이자 치열한 돌격전이라고 자주 말하곤 했잖아요. 정상에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성채를 어떤 일이 있어도 쟁취해야 한다며 당신은 의욕을 불태웠죠.”이것은 맨슨이 성공에 눈이 멀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린 아내 크리스틴이 남편을 반성시키고 다시 휴머니스트 의사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예전에 남편이 스스로 한 말을 인용해 자기도 모르게 외친 말이다.의사는 돈벌이 하는 직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육신을 치유해줘서 그들에게 아픔이 없는 육신의 즐거움을 주는 것이 그 본분인데 당시(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에는 의사가 하는 일은 자신의 기술의 빈약함은 아랑곳없이 많은 액수의 수가(酬價)에 눈이 멀어서 툭하면 의료사고를 일으켜서 사람을 죽게하지만 자신은 이에 벗어나서 안락한 생활을 하는 악질적 의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크로닌은 이런 부조리를 극복해서 그들이 쌓아올린 거대한 성채(城砦)를 허물어뜨리고자 노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