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룰에 따라서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게 바로 올림픽정신입니다. 이 정신은 선수뿐 아니라 심판과 관중들에게도 해당되는 거고요, 이걸 두고 페어플레이라고 하는 거 아닙니까?
⊙앵커: 네, 어제 굉장히 억울하셨나봐요.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우리 한국 선수들이 억울하게 놓쳐버린 금메달, 많이들 분개하셨을 거예요.
⊙앵커: 그렇습니다. 이번 경기의 결과를 놓고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반발의 글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뉴스7 초점, 오늘은 이런 반발의 배경과 우리 선수단의 앞으로의 대응은 어떨지 곽희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중국 선수 리쟈준이 김동성의 오른쪽 발 무릎을 왼손으로 잡아챕니다. 쇼트트랙 경기 규칙상 리쟈준의 명백한 반칙입니다. 리쟈준의 이 반칙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김동성의 꿈과 우리나라 국민의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아갔습니다. 결승전에서도 리쟈준은 미국 선수 오노와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집니다. 이때 오노의 왼손이 안현수의 오른발을 막아 3중충돌로 넘어지면서 16살 유망주 안현수의 메달획득 꿈도 빼앗습니다.
⊙전명규(대표팀 감독): 심판의 수준이 그 정도까지 자세히 볼 수 있다면 저희들한테도 상당히 도움이 되겠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잡지 못하니까 정말 아쉽습니다.
⊙기자: 지난 14일 남자 5000m 계주에서 민 룡이 미국 선수에게 떠밀려 넘어졌을 때도 심판들은 석연치 않은 판정을 했습니다. 이런 억울한 판정에도 불구하고 AP통신 등 일부 미국 언론들은 편파적인 왜곡보도까지 일삼았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는 안현수 선수 때문에 미국이 금메달을 놓쳤다고 보도했고 지난 14일 미국 선수에 의해 넘어진 민 룡은 마치 큰 부상인 것처럼 가장해 재경기를 유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박재서(대학생): 진짜 열받았는데요. 아니 크게 누가 보더라도 명백히 딱 잡는 게 보이잖아요.
⊙기자: 오심과 반칙으로 얼룩진 이번 동계올림픽과 객관성을 잃은 미국 언론에 대한 반발은 언론사의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을 뒤덮고 있습니다. 교묘한 반칙 장면을 담은 생생한 동영상 모음집까지 올려지고 있고 심지어 올림픽을 보이코트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지은(고등학생): 나라, 강대국 그런 것 너무 따지는 것 같고요, 우리나라도 빨리 힘 키워서 이런 반칙 그런 거 정당하게 항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자: 문제의 보도를 한 미국 AP통신 인터넷 사이트와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는 항의성 동시접속으로 수차례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안이하게 대처한 한국 선수단에 대한 불만도 강합니다.
⊙조성원(회사원): 다음 경기에 영향이 가더라도 강력하게 항의를 해 가지고 기본이 꼭 지켜지는 스포츠 정신을 꼭 지키는 그런 행사가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 선수단은 쇼트트랙의 엉터리 판정에 반발해 오늘 국제빙상연맹에 재시합과 심판의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선수단은 남은 경기에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해 비공식 경로를 통한 소극적 항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박성인(한국 선수단 단장): 그런 데 시간 보내는 것보다는 다음 시합 준비하는 게 더 실익 있다 하는 그런 판단입니다. 그리고 지금 항의를 해도 변동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기자: 한편 어제 실격이 부당하다고 규정에 따라 즉각 제소를 했던 일본은 제소가 기각되자 우리와는 달리 국제빙상연맹에 공식 항의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카메오카(일본대표팀 총감독): 일본 선수뿐 아니라 경기에 참가한 모든 선수의 잘못입니다. 이것이 받아들여질 경우 다음 단계를 밟겠습니다.
⊙기자: 또 어제까지는 안현수 때문에 금메달을 놓쳤다고만 떠들던 미국 언론들도 오늘 태도를 바꿔 재경기 요구를 묵살해 자국 선수에게 금메달을 안긴 호주 심판장을 대대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캐나다 선수단의 항의에 따라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의 금메달을 공동수상토록 조치한 바 있는 IOC와 ISU가 한국과 일본 선수단의 요구에 어떤 답을 보낼지 이번 올림픽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곽희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