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탐은 총 65시간이고 업적은 60개가 넘던데 그중 49개 했네요.
에픽게임즈에서 저번에 무료로 풀 때 받은 겁니다만 디렉터스 컷 제품은 아니고 이전에 나왔던
본편 기준입니다.
게임 진행이나 스토리와 관련한 스포일러가 일부 나오므로 이 게임에 흥미는 가지만
게임을 안 해보셨거나 모르시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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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서사는 솔직히 코지마 이 양반 스타일답게 복잡합니다(...)
몰입감 좋다라곤 도저히 말 못 해요.
다만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한 거 같고 모션이나 그래픽 질감이 좋아 쌩뚱맞은 사이비 이론같은 설정풀이
하고 있을 때 최소한의 몰입은 유지됩니다..
세계관은 흔히 말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세계관인 게임이고 많이 알려졌듯 게임플레이의 근간은 군데 군데
점 마냥 흩어진 사람들 사이에 이런 저런 물자를 배송하거나 혹은 부탁을 받아 어딘가에 널브러진 물자를
회수해오며 이를 통해 분리된 지역들간에 협력관계를 이뤄내는 겁니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6700 + 1070이란 구세대 컴퓨터로 대충 중옵~중상옵 정도로 굴린 거 같은데 (다만 사양만
많이 먹는 그림자는 좀 낮춤) 이 기준 렉도 없고 프레임 유지도 좋아 아주 깔끔합니다.
데스 스트랜딩 이전에 나온 코지마가 코나미에서 만든 최후의 작품 메탈기어 솔리드 팬텀패인에서도
그랬듯 그래픽 수준과 최적화, 물리엔진 등 모두 좋아요. 또 키마로 했는데 키마로 할 때 키 배정도 잘 되어
있습니다. 딱히 패드가 필요 없어요.
다시 게임 서사와 플레이로 돌아가면,
처음 배송할 때는 다소 힘들고 번거롭습니다만 이 게임이 줄 수 있는 경험의 효용감과 편의성의 증대는
확실합니다.
처음엔 진짜 맨몸으로 돌아다녀야 해서 참 퍽퍽한데 게임 극초반 웬 탈 것을 하나 보여줍니다.
근데 안 움직여요(...) 이유는 배터리가 없어서로 좀 게임 진행하면 이걸 다시 쓸 순 있습니다만
제가 아는 바가 맞다면 내구도 문제로 결국 길게 쓰진 못 합니다.
하지만 이때 탈 것을 타면 쾌적함이 확 상승하는 걸 분명히 알려줍니다.
이후 초반 지역을 벗어나기 전까지 이 게임에서 핵심적인 적대세력이자 유령같은 놈들인
'BT'와 대적할 무기까지 쥐어주며 본격적으로 구색을 갖춰 갑니다.
그런데 이 BT와 싸울 만해지고 나서 도착하는 본격적인 2막의 지역에선 인간형 적인
화물 도적떼, 뮬이 주적입니다(...) 어찌보면 갑자기 주적이 바뀐 느낌이긴 합니다만
게임의 긴장감을 다시 유지해 줍니다.
초반에도 이 뮬이란 화물털이범들을 만나긴 해도 그땐 극소수에 불과하기에 잘 도망치거나 혹은
시작부터 주어지는 오라줄 같은 거로 제압할 수 있습니다만 여기서부턴 최소 10명 이상씩
보입니다. 나는 근접으로 싸워야 하는데 이새끼들은 원거리에서 감전을 일으키는 투창 + 화물을 노리는
스나이퍼들까지 있어 아무것도 못 하고 개겼다가 털렸습니다..
다행히 주변 군데 군데 있는 프레퍼Prepper, 즉 생존주의자들 캠프와 우호관계를 형성하는데 성공하면
이 화물털이범들과도 맞설 원거리 제압 도구가 주어지며 이때 즈음부터 해서 여러 편의요소들이 확실히
증진됩니다. 그도 그럴게 협력해야 할 애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렇게 여차저차 하다보면 시작한 곳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도달하게 되고 이후 저 먼 설산까지
나아가며 사실상 3막이 시작되는데 이때까지 추가되는 요소들로 생각보다 게임 자체의 재미는 충분히
즐길 만 합니다.
다만 문제는 이 게임의 근간은 '배송'이기 때문에 전투 시스템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디렉터즈 컷에선 좀 개선됐다는 거 같던데 그냥 일반판은 좀 많이 뻑뻑합니다.
수류탄을 제외한 무기류들이 모두 처음엔 케이지 속에 있기 때문에 제작하고 나서 쓸 때
좀 버벅입니다.
거기에 다 사용한 무기나 소모품들도 기본적으로 계속 몸에 달고 다니며 버리려며 화물창에서
일일이 버려줘야 합니다. 이유는 재활용이 가능해서 일부 자원회수가 가능하거든요..
처음에 자원도 얼마 없는 거지일 땐 몰라도 중반 정도만 가면 장비를 막 제작해대서 쓰지 않는 이상
일부 무기와 소모품을 제외한 탄약같은 경우 거점에서 자고나면 보충되기에 별 문제 없습니다.
게다가 인 게임 온라인 요소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쓰다 남긴 물건이나 혹은 새것 상태의 장비들도
쓸 수 있고요.
여하튼 이 시스템 상에 극후반 가면 본격적인 보스전을 만날 때 정말 몰입감을 해칩니다.
실질적으로 최종보스전을 2번 하는데 우리 코지마 아재 감성 아니랄 까봐 특대형 보스입니다.
이 게임이 본래 전투를 막 벌이는 액션 게임이 아닌 만큼 이 보스들의 공격패턴도 뭐 그냥저냥입니다만
전투하면서 소비된 무기들 하나하나 다 버려주고 새것 들어야 하는게 여간 귀찮은게 아닙니다..
그러면서 케이지 안에서 까느라 버벅이는 거 보면 2차 빡침..특대형 보스답게 체력바는 또 오지게 길어서
전투가 늘어지는데 중간 중간 빡치게 하는 패턴들도 간혹 쓰는지라 이때 감점이 좀 많이 되더군요..
그래도 천만다행인 건 제작진들도 이게 좀 심하다는 건 알아서 그런지 이중 최소 한 번의 보스전은 그래도
덜 빡치게 세이브를 해주는 배려가 있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사나 캐릭터로 가면 대체로 좋았다고 생각해요.
쓸데없이 무슨 용어들을 남발해서 그렇지 그것 말곤 요즘 게임에선 보기 드문 긴 컷씬으로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풀고 중간 중간 떡밥도 잘 투척해주므로 먹을 만 합니다.
자칭 PC주의자란 놈들이 서사랑 개연성 그거 다 ㅈ까 하며 핍진성마저 무시하는 요즘 게임판에서
참된 효자죠..
특히 몇 몇 캐릭터는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모델링들도 모두 좋구요.
결론적으로 쓸데없이 전문용어 가끔 나오는 긴 컷씬 + 여기저기 심부름 노릇하는 배송꾼으로서의
역할에 심취할 수 있다면 좋은 게임입니다.
데스 스트랜딩에선 플레이어가 쓸 만한 돈이랄 건 없어 화폐같은 금전적인 보상은 없습니다만 대신
NPC들이 플레이어의 봉사(실제로 게임상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배송꾼들은 무료 봉사자라 합니다.)에
감사를 표하며 몇 가지 장비나 이 장비제작에 들어가는 고품질 소재와 설계도를 내주기 때문에 이것들이
동기유발을 불러일으켜 꽤 열심히 배송하게 됩니다.
너무 열심히 안 해도 게임에서 편의성 면에서 필수적이다 싶을 것들도 대체로 메인 스토리만 해도
충분히 해금되고요.
지난 TGA 2022에서 데스 스트랜딩 2 제작이 발표됐다 아는데 나오면 전 꼭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