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04가 개막 한지 10여 일이 지나면서 예선은 물론 8강전도 모두 끝나 포르투갈, 네덜란드, 체코, 그리스가 4강 진출팀으로 결정되었다. 이 시점에서 UEFA가 예선전 24경기에 나온 골키퍼들의 최고 선방 장면 BEST 6를 선정했다.
그럼, 예선 24경기에서 58골(2.42골)이 터진 유로 2004 본선 조예선에서 나온 베스트 선방 장면들을 살펴보자.
▶ 파비앙 바르테즈 (Fabien Barthez/프랑스) : 프랑스 v 잉글랜드 전 (73분) 잉글랜드의 주장이자, 세계 축구계에서 최고의 킥을 자랑하는 베컴(David Beckham)의 강력한 패널티 슛을 막아낸 바르테즈. 오른발 잡이인 베컴이 오른쪽으로 강력하게 찬 볼을 바르테즈는 주저없이 몸을 날려 선방해냈다. 특히나 이 날 경기에서 패널티가 주어진 시점까지 잉글랜드가 1-0으로 앞서나간 터라 잉글랜드로서는 세계최강 프랑스를 2-0으로 밀어붙이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맨체스터Utd의 예전 동료였던 둘의 운명처럼 팀 분위기도 완전히 반전되었고, 이는 결국 지단의 3분의 기적을 일구는 밑 바탕이 되었다. 바르테즈로서는 축구인생에서 길이 남을 선방 장면을 만들어 냈고, 베컴은 최고의 좌절감을 안게 되었다.
- 베컴 : “아마도 내가 패널티를 골로 연결했다면 우리는 이겼을 것이다. 그러나 파비앙은 나를 읽어버렸다.” - 상티니 감독 : “파비앙이 선방 해냄으로써 선수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무너지는 것을 막아냈다.”
▶ 토마스 소렌센 (Thomas Sørensen/덴마크) : 덴마크 v 이탈리아 전 (44분) 이탈리아의 세계최고 골키퍼인 부폰(Gianluigi Buffon)을 상대한 덴마크의 소렌센 골키퍼도 부폰 못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었다. 전반 끝나기 직전 델 피에로(Alessandro Del Piero)의 슛을 선방해낸 뒤 펀칭으로 뛰겨나간 공을 재차 슛팅한 토티(Francesco Totti)의 결정적인 슛을 연달아 선방해냈다. 이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었고, 결국 소렌센은 이탈리아 공격진에서 실점하지 않으며 경기를 0-0으로 마쳐 귀중한 승점 1점을 팀에게 안겼다.
- 소렌세 : “나는 내가 어떻게 연달아 두번의 강력한 슛팅을 막아냈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그건 나의 반사적인 행동이었겠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선방해 냈다는 것이다.”
▶ 지안루이지 부폰 (Gianluigi Buffon/이탈리아) : 이탈리아 v 덴마크 전 (75분) 부폰 역시 덴마크 전에서 인상적인 선방을 해냈다. 눈에 띄는 4번의 선방 중에서도 최고는 역시 후반 30분 옌센(Claus Jensen)의 크로스를 달 토마손(Jon Dahl Tomasson)이 슛으로 연결한 것을 멋지게 선방해낸 것이었다. 토마손의 슛을 부폰은 왼쪽으로 몸을 날려 방어해냈다.
- 부폰 : “소렌센은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 그는 정말 어려운 장면에서 선방을 수 차례 해냈다. 그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 보여주는 것이었다.” - 소렌센 : “부폰과 같은 환상적인 골키퍼와 같이 경기를 한다는 것은 정말로 엄청난 영광이다. 그는 역시 독보적인 경기를 이끌어냈다.”
▶ 페트르 체흐 (Petr Cech/체코) : 체코 v 네덜란드 전 (32분) 하이팅가(John Heitinga)의 슛이 만약 골이 되었다면 네덜란드와 체코의 승부를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갔을 수도 있다. 하이팅가는 20m 드리블 후에 강력한 슛으로 체코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대로 빨려들던 공이 체흐의 왼손을 스치면서 살짝 골대위로 지나갔다. 하이팅가는 이번 대회 최고의 골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날렸고, 이번 2004~05시즌 첼시로의 이적이 확정된 체흐는 최고의 선방을 선보이며 세계 톱 클래스 골키퍼를 향해 점점 달려가는 느낌이다.
▶ 반 데르 사르 (Edwin van der Sar/네덜란드) : 네덜란드 v 체코 전 (64분) 5골이 터진 경기였지만, 체코와 네덜란드 전에서는 위대한 선방 장면도 수 차례 나왔다. 특히나 반 데르 사르 골키퍼는 총 7차례의 선방을 해냈고, 그 중 후반 19분에 터진 스미체르(Vladimir ?micer)의 슛을 막아낸 것은 단연 최고였다.
뒤에서 공급된 패스를 스미체르는 골 네트의 아래 쪽으로 슛했지만, 반 데르 사르의 눈부신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 말라피프 (Viacheslav Malafeev/러시아) : 러시아 v 포르투갈 전 (64분) 러시아의 넘버원 골키퍼였던 오프치니코프(Sergei Ovchinnikov)가 퇴장을 당한 후 투입된 말라피프는 총 7번의 선방을 포르투갈 전에서 기록했다. 특히 후반 19분에 후이 코스타-데코-누노 고메스가 만든 찬스를 루이스 피구가 슛으로 연결한 것을 멋지게 선방해 냈다. 낮게 깔린 슛은 말라피프가 멋지게 쓰러지며 선방해냈다. 비록 후보 골키퍼였지만, 팀은 예선 탈락했지만 말라피프의 선방은 빛나는 일임에 틀림없다.
오늘은 포르투갈-잉글랜드 전에서는 포르투갈의 리카르도 골키퍼가 바셀의 슛을 손에 장갑도 끼지 않은 채 막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나 리카르도 골키퍼는 승부차기에서 선방을 해낸 뒤 팀의 7번째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넣어 더욱 빛을 발했다. 열기를 더하는 유로2004, 멋진 공격수들의 골 장면 만큼이나 골키퍼들의 선방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내일은 누가, 그리고 그 다음 날은 누가.. 새로운 선방으로 우리를 즐겁게 할지 지켜보자.
첫댓글 소렌센의 2연타 선방 죽여줬습니다. ㅎㅎㅎ 특히 2번째인 고양이 할퀴기(-_-;;)는...정말 동물적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