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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선, 박경수, 장혜경(2024). 정신장애인 취업지원을 위한 서울지역 주간재활시설 사회복지사의 실천 경험. 장애와 고용, 34(4), 159-190.
Ⅰ. 서론
정신장애인의 고용률은 12.0%로 전체 장애인 고용률 34.0%, 전체 인구 고용률 63.3%와 비교해 봐도 매우 큰 차이를 보일뿐 아니라, 15개 장애유형 중에서 가장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다.
본 연구의 주된 분석 대상이 되는 서울지역 주간재활시설의 이용자 대비 취업자 비율은 43.0%로, 서울을 제외한 여타 지역의 주간재활시설 취업자 비율인 34.4%보다 8.6%p 더 높게 나타난다. 서울지역 주간재활시설이 정신장애인 취업에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된 동인은 개별 시설의 경계를 넘어선 사회복지사들의 연대 노력이라는 특성에 기인한다. 주간재활시설간 연대노력은 정신장애인 취업지원을 위한 또 다른 관점에서의 실천적ㆍ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지역 주간재활시설에서 취업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가?”를 연구 질문으로 삼아 그 맥락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문헌고찰
• 정신재활시설: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하거나 정신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아니한 정신질환자 등이 지역사회에서 직업 활동도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상담ㆍ교육ㆍ취업ㆍ여가ㆍ문화ㆍ거주ㆍ사회 참여 등 각종 재활활동 및 복지서비스 제공(보건복지부, 2024)
• 정신재활시설의 직업재활활동: 어느 정도 작업능력이 있는 정신질환자의 작업능력향상과 직업재활을 위하여 정신재활시설 내ㆍ외부에서 실시하는 활동(보건복지부, 2024)
• 서울지역 주간재활시설의 취업지원은 위원회를 통한 일자리 공유라는 이채로운 형태를 갖는다. 어떤 시설에서 일자리를 ‘개발’하고 자신들의 시설에 속한 ‘회원’들을 일자리에 배치하는 예전의 방식을 탈피하여, 위원회 내에서 일자리를 공유하고 배치될 정신장애인도 전 시설이 움직여 찾는다. 현재는 고용주와의 소통, 정신장애인 지원, 새로운 일자리 개발을 위해 다수의 정신장애인이 일하는 사업장마다 담당하는 위원이 있어 그 사업장에서 필요한 지원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다. 위원회에 속한
사회복지사들은 정신장애인과 고용주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면서 취업과 고용유지를 돕는다.
• 정신장애인 취업지원 관련 선행연구
1) 직업재활과 관련된 논의가 다수(김민 외, 2017; 김상희, 2007 외)
2) 정신장애인의 취업 요인에 관한 논의(송승연, 정유석, 2021 외)
3) 정신재활시설의 취업률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 특성: 운영비 지원 수준, 직업재활 사업비 비율, 지원고용 실시 여부, 취업유지지원 서비스 중 직업재활 사업비 비율이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
4) 정신재활시설을 이용 중인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취업 및 유지 경험 연구(이금진, 2010 외)
5) 정신장애인, 가족, 사회복지사 등 인터뷰를 통해 정신장애인의 노동권 보장 및 고용 활성화 방안을 탐색한 연구(박종빈, 정유석, 2022;, 하경희 2023)
6) 정신장애인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관 간 연대를 제언한 연구(김민, 2016;, 김민 외, 2017 외)
Ⅲ. 연구방법
• 연구방법: 사례연구방법
*)사례연구방법-특정한 역사적 개체나 집단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실제 정황을 그대로 다루며, 복잡한 현상이나 관찰 기회가 적은 현상을 들여다 볼 때 적합한 연구방법
• 표집방법: 세평적 사례 선택(reputational case selection), 10년 이상 주간재활시설에서 정신장애인 취업을 지원해 온 사회복지사를 축으로 주간재활시설의 취업 지원이라는 사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들을 차례로 추천받아 8명 선정
• 면접 기간: 2022. 8. ~ 2024. 4.(한 연구자당 50~90분 소요)
• 면접 방법: ‘심층적이고 느슨하게 구조화된 형태(Mason, 2010)’의 면접을 활용하여 ‘질문의 구조화된 목록 없이 주제중심적, 전기적, 이야기식(Mason, 2010)’ 면접으로 자료 창출
• 직접관찰 시기: 2022. 8.(180뷴 소요)
• 직접관찰 방법: 정신장애인들이 일하는 현장 한 곳을 방문하여 직무 내용, 일하는 모습, 다른 직원과의 상호작용, 직무 결과 등을 관찰하고, 고용주/직원과 연구참여자의 상호작용도 관찰. 관찰 결과는 현장 메모로 기록하고, 관찰 기록은 배경적 자료로 활용
Ⅳ. 분석결과
• 연구 질문: “주간재활시설에서 취업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가?”
• 핵심 범주: 연대 구축, 일자리 연결, 지원의 특유함, 새로운 국면
| 핵심범주 | 하위범주 | 핵심범주 | 하위범주 |
| 연대 구축 | 결속의 시작 | 지원의 특유함 | 종적-횡적 연속성 |
| 정보와 일자리 공유 | 농밀한 접촉 | ||
| 일자리 연결 | 좋은 일자리 찾기 | 고용주-정신장애인의 가교 | |
| 일 분석 | 새로운 국면 | 좋은 일 개념의 확대 | |
| 공유 “매칭” | 회원 연령의 변화 | ||
| 일자리 경로의 변화 |
1. 연대 구축
1) 결속의 시작
서울 주간재활시설들은 서울정신재활시설협회 취업지원위원회를 통해 정신장애인의 취업지원과 관련하여 연대하고 있다. 출발은 역시 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끼리 어려움을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초기에는 위원회 활동에 소극적인 시설들도 일부 있었지만, 위원회의 움직임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기관의 인정도 받게 된다.
전 위원의 간부화나 교육, 경험의 공유, 매뉴얼 제시 등의 장치를 통해 위원회는 단단한 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각 기관의 실무자가 바뀌어 위원은 계속 변화하지만 이런 장치들이 앞선 경험들을 전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 정보와 일자리 공유
주간재활시설은 다른 사회복지시설에 비해 규모가 작고 회원들의 취업에 힘쓰기 보다는 주간에 이루어지는 내부활동이 더 중요한 역할이라 여겨졌으므로 취업지원을 전담하는 인력이 없는 곳도 있다.
한 기관의 자원이나 이용자는 그 시설이 소유권을 갖는다고 여기는 사회복지 현장의 세태에 비추어볼 때 아무런 조건 없이 자원과 이용자 모두를 공유하자는 제안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일이라는 영역에서 매우 불리한 처지에 있던 정신장애인들이라면 내 기관이냐 아니냐를 초월해야 한다고 말한다.
2. 일자리 연결
1) 좋은 일 찾기
좋은 일이라면 정신장애인이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일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곳일 것이다.
연구참여자들이 말하는 좋은 일자리의 첫 번째 조건은 정신장애인을 “이해”하고 관용하는 곳이다.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다고 여기는 정신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과 일을 고려할 때 좋은 일의 특징은 역시 “이해”받는 곳이다. 취업지원을 받는 한 정신장애인은 “일반인”처럼 대해주면서도 “배려”를 해주는 직장 환경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해에 이르는 과정이 길고 힘들지만 결국 이해에 이를 때 비로소 정신장애인들이 일하는 사람으로 그 곳에 받아들여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좋은 일자리라고 볼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일하는 정신장애인이 다른 사람으로 교체될 수도 있고 한 정신장애인의 상황도 변화하는데, 일 환경이 고정되어 있다면 좋은 일이 되기 어렵다.
일을 이야기할 때 관련된 사람으로 대부분 고용주를 논하지만 실제로 정신장애인이 일터에서 잦은 접촉을 하는 사람들은 “담당자”나 “주변 동료”들이다. 이들은 일 환경을 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이들의 “태도”가 정신장애인이 일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
연구참여자들이 좋은 일의 조건으로 꼽는 것이 급여수준이나 물리적 환경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신장애인의 일 지원을 오래 해온 연구참여자들은 정신장애인에게 좋은 일자리는 일터에 온전히 받아들여져서 안착할 수 있는 곳이다.
2) 일 분석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을 때 사회복지사들이 제일 먼저 착수하는 작업은 ‘직무분석’으로, 일자리를 연 사업체에 들어가서 일 자체에 대한 분석을 시작한다. 여기에는 기능적인 측면을 넘어서 관계나 일 환경에 대한 것도 포함된다.
정신장애인이 일할 때 관여하게 될 사람들이나 일할 때 겪게 될 정황까지 염두에 두고 일을 분석한다. 새로운 상황이나 사람들을 접할 때 정신장애인들은 많은 경우 혼란을 느끼며, 타인과 관계를 맺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3) 공유 “매칭”
서울주간재활시설의 취업지원은 위원회를 통한 일자리 공유라는 이채로운 형태를 갖는다. 어떤 시설에서 일자리를 ‘개발’하고 자신들의 시설에 속한 ‘회원’들을 일자리에 배치하는 예전의 방식을 탈피하여, 위원회 내에서 일자리를 공유하고 배치될 정신장애인도 전 시설이 움직여 찾는다.
3. 지원의 특유함
1) 지원의 종적-횡적 연속성
정신장애의 속성 때문에, 정신장애인들의 생애 역사 때문에, 정신장애인들에게는 일에 진입하는 초기뿐 아니라 일을 하는 내내 지원이 필요하다고 연구참여자들은 생각한다. 근로지원인 제도를 예로 들면서 일의 각 단계마다 연구참여자와 새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이것은 정신장애인에게 적정한 지원방식이 아니라 말한다.
계속해서 일하도록 정신장애인들을 지원하는데 주간재활시설은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간재활시설은 취업한 ‘회원’들도 계속 지원하면 회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2) 농밀한 접촉
취업지원에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는 한 가지는 자주 밀접하게 이루어지는 접촉
이었으며, 주간재활시설은 여타 정신장애인의 일을 돕는 조직들 중 상대적으로 이 점에서 수월성을 갖는다. 접촉에는 정신장애인과의 접촉, 고용주와의 접촉,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접촉이 모두 포괄된다.
정신장애인들이 일을 유지하면서 기쁨과 어려움을 동시에 겪는 영역이 직접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경험을 통해 이런 부분을 잘 아는 연구참여자들은 수시로 사업장을 드나들면서 정신장애인과 고용주와의 관계만이 아니라 정신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도 접촉의 질을 높여간다. 정신장애인과 일하고 사회복지사가 드나드는 시간과 경험이 쌓이면서 정신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이들을 수용해간다.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거나 그들이 가진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하면서 그곳에서 일하는 것이 정신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표현해보기도 했다.
3) 고용주-정신장애인의 가교
일하는 정신장애인에게 고용주는 자신의 일자리를 좌지우지하는 두려운 존재이며, 고용주에게 정신장애인은 자칫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게 될까 조심스러운 존재이다. 서로 즐거운 이야기는 나누기 쉽지만, 힘든 이야기는 나누기 어려운 관계가 된다. 이때 가운데서 양자를 잇는 역할을 사회복지사는 맡게 된다.
더욱이 일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직접 전달했을 때 생길 파장을 고려해서 고용주는 사회복지사라는 완충재를 활용한다. 사회복지사가 해야 할 일은 늘어나지만 이런 일들이 정신장애인의 일자리를 안전하게 만든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밀접한 접촉을 하면서 고용주와 사회복지사 간에 상호 밀접한 관계가 생겨나고 일과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축적되면서, ‘누를 끼지치 않으면’ 되는 직원에서, 함께 손잡아야 할 직원으로 변해갔다.
4. 새로운 국면
1) 좋은 일의 개념 확대
통념상 좋은 일은 ‘전일제 정규직’이어야 한다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정신장애인들이 일을 오래 유지하는 면에서 바라본다면 좋은 일이 ‘전일제 정규직’이라는 공식은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대기업에서 전일제 정규직을 제안받은 한 정신장애인은 “이제 조절도 해야 되고, 운동도 해야 되고, 지금 네 시간이 딱 좋은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또 정신장애인은 과연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동의한다. 일하는 상태가 일하지 않는 상태에 비해 정신장애인에게 더 유의미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일로 인해 정신장애인들이 얻는 것은 매우 많다.
2) 회원 연령의 변화
일과 연령은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므로 연구참여자들에게 정신장애인들의 연령은 일을 지원하는데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된다. 현재 일을 하려는 정신장애인들은 40대, 50대가 압도적인데, 일과 연결시킬 때 청년의 취업과는 또다른 고려를 해야 한다.
3) 일자리 경로의 변화
정신장애인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방식이 종래에는 시설이나 연구참여자의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데서 장애인고용공단이 제공하는 자원을 활용하는 것으로 그 방점이 옮겨져 왔다. 위원회도 장애인고용공단과 협업하는 형태로 시설 회원 외 취업하신 정신장애인을 돕고 있다.
Ⅴ. 결론
첫째, 정신장애인의 취업지원에서는 기관 간 연대가 중요하다. 이 연대에는 사회복지사 간 연대 뿐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정신장애인 인력, 그리고 일자리 자원, 지원 서비스까지 포함된다.
둘째, 일과 정신장애인을 적절히 매칭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의 꼼꼼한 일 분석, 그리고 정신장애인과의 관계에 기반한 이해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연구참여자들은 정신장애인이 취업될 경우 수행하게 될 업무를 직접 수행하면서 함께 일하게 될 동료들과의 관계까지 가늠해보는 등 섬세하게 일을 분석하였다.
셋째, 정신장애인의 취업 유지를 위해서 사회복지사는 고용주, 일자리의 동료, 정신장애인과 농밀한 접촉을 하며 종적-횡적으로 연속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넷째, 사회복지사들은 정신장애인의 취업지원에 있어 변화하는 일자리 지원시스템에 또 다른 연대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서울의 기관 간 연대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취업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당연한 일이지만, 때로는 당연한 일이 어려울 때가 있으니까.
취업을 할 때, 혹은 하고 나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궁금해서 읽었는데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마주한다. 자주 만나 동료들과의 관계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 전일제 정규직이 꼭 좋은 일자리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에 공감했다. 김민정 씨는 곧 40대니까 청년의 취업과는 다른 고려를 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구주영
비장애인도 일이 힘들어서 퇴사하는 것 보다 관계 때문에 퇴사하는 일이 많죠. 사람은 누구나 관계가 중요하네요. 신아름
내용이 참 흥미롭고 재미있네요. 몇 몇 내용은 월평의 경험과 비슷해서 공감했습니다. 사회사업가의 역할이라든가 전일제를 고집하지 않는 것이 특히 그랬어요. 꾸준히 공부하며 정리하고 나누니 고맙습니다. 선생님께 유익하기 빕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