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마음`이 기업·국가.정치 체질 바꾼다
입력 : 2016-03-15
인간의 모든 덕목 중 최고 덕목으로 로마 철학자 키케로가 주목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감사'다. '감사'는 어린 시절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서 아무런 설렘이나 감흥이 없는 흔한 단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이 흔해 빠진 '감사'의 근본적인 위대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만큼 간절하고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수많은 대립과 갈등이 난무하고, 행복 관련 지수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그만큼 삶이 행복하지 않고, 스트레스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뿐이 아니다. 경제상황도 녹록지 않고, 기업 경영성과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써도 그 길이 쉬워 보이지 않는데 이러한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돌파구 중 하나가 바로 '감사의 실천'이라는 사회적 자본 축적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이먼스를 비롯한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감사하는 사람은 행복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다. 하트매스연구소 등의 의학적 연구에 따르면 분노, 좌절, 불안 등의 감정을 느낄 때 심장박동은 불규칙해지며 심장과 뇌의 교신을 방해하고, 혈압을 올리고 면역계를 약화시킨다. 감사의 감정은 심장박동을 규칙적으로, 그리고 매끄러운 리듬을 만들어 가장 이상적인 감정 상태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신경과학계는 최근 감사하는 마음과 관련된 유전자(CD38)의 변이형태를 발견했는데, 이런 변이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은 긍정적이다.
이러한 감사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조직 단위에도 접목돼 조직에서의 감사경영 접목과 구성원의 감사실천은 흥미로운 결과들로 이어진다.
'감사'는 '긍정심리자본(Psychological Capital)'을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레드 루선스가 제시하는 긍정심리자본은 희망(Hope), 효능감·자신감(Efficacy), 회복력(Resilience), 그리고 낙관주의(Optimism)의 네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고, 이 네 가지 요소는 감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성들이다. 이처럼 활성화된 긍정심리자본은 조직구성원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시키고 모티베이션을 제고하며, 기업 경영성과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뿐더러 회사를 행복한 놀이터로 바꿀 수 있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위대한 힘을 지니고 있음에도 감사를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감사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다는 착각(?), 그 자체가 문제의 원인이다. 왜냐하면 감사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삶의 자세이자, 의식적인 선택이며, 나의 마음이 외부의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고, 훈련과정과 습관화를 통해 보이지 않는 '감사근육'과 '감사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체력훈련을 통해 운동근육과 능력을 키우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 손욱 회장이 이끄는 '행복나눔 125'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감사실천 활동은 그래서 눈여겨봐야 한다.
가난하고 불행했던 오프라 윈프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것은 그녀의 '감사일기'다. 이것이 감사가 지니고 있는 위대한 힘이다. 감사는 호혜적 이타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호혜적 이타주의의 근본철학은 대한민국의 홍익인간 철학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감사라는 사회적 자본을 새롭게 축적한다기보다는 우리의 근본을 회복시켜야 한다. 감사강국 코리아로 거듭 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멀리 가려고 하는 자는 신발끈을 동여맨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감사'라는 매우 사소하게 보이는, 그러나 상상할 수 없는 위대함을 지닌 '감사의 실천'과 '감사경영'으로 중무장해야 한다. 오늘부터 당장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하루에 다섯 가지 감사한 것에 대해 노트에 적는 운동은 대한민국을 새롭게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자신 삶의 신비로운 변화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이제 감사를 선택하자.
[홍대순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