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쓰레기 분리 수거" 하나?
"쓰레기 분리 수거"라는 말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 1980년대부터 사용하지 않았나 싶은데, 요즈음도 곳곳에서
그런 문구를 볼 수 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쓰레기를 버릴 때에 마구 뒤섞어 버리지 말고 종류별로 나누어
버리자는 뜻으로 만든 표현이다. 그러나 여기 "분리 수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수거"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수거(收去)"란 '거두어 감'을 뜻한다. 그러니 청소원이 쓰레기를 가져가는 것은
수거라 해도 되겠지만, 가정에서 쓰레기를 내놓거나 버리는 것은 수거가 아니다. "내놓기"를 굳이 한자 낱말로 바꾼다면
"배출"이 되고, "버리기"를 그렇게 바꾸면 "폐기"가 된다. 따라서 주민을 대상으로 한 표어라면 "쓰레기 분리 배출"이나
"쓰레기 분리 폐기"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분리"가 문제이다. 예컨대 "쓰레기 분리 배출"이란 표현으로 나타내려는 중심 뜻은, 쓰레기를 버릴
때에는 '종류별로 나누어' 버리자는 것이다. 그러한 뜻을 나타내는 데에 "분리"는 합당하지 않다.
"분리"는 '나누어서 떼어 냄', 다시 말하면 큰 것으로부터 작은 것을 떼어 내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가정에서 하는 것은 병, 플라스틱, 종이, 알루미늄 캔, 음식물 쓰레기 등을 종류별로 나누는 일이다.
이렇게 나누는 것은 "분리"가 아니라 "분류"라고 하는 것이 옳다. 큰 물건은 먼저 분리할 수도 있지만, 보통으로는
분류하는 선에서 그친다. 좀 복잡하거나 큰 물건은 가정에서 분리하지 못하고 그냥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에 "쓰레기 분류 배출"이 좀 더 올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쓰레기 분류 배출"이란 표현은 너무 어렵다. 그냥 평소의 말 그대로 "쓰레기 나누어 내놓기"나 "쓰레기 나누어
버리기"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좋겠다. 이렇게 하면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리지 말고 며칠마다 조금씩 나누어서 버리자는
뜻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얼마 동안만 사용하면 그런 문제는 쉬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2006/01/12 포스코 신문 [리의도의 우리 말글 바로보기] 중에서 옮김.
======================================================================================
덧붙이자면 플라스틱 종류도 천차만별인데(PP, PE, Other...) 그냥 비닐이란 명목으로 몰아서
버리곤 합니다만 그것은 또다른 분류 작업을 요하는 일이기에 답답하기도 하답니다. ^^
카페 게시글
고상하게 말하기
[신문]
쓰레기 분리 수거
띠앗
추천 0
조회 611
06.01.24 20:36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우리나란 분리 체제가 너무 엉성한거 같아요.. 방법도 그렇고 여전히 동네는 지저분하고.. 남의 거 베낀다 거부감 느낄지 모르겠지만 이런건 일본애들이 하는걸 좀 따라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의식부터 바꿔야 할 필요가 있긴하겠지만...
옳은 지적이군요.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