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가 24일(한국시간)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2실점의 효과적인 피칭으로 막아내며 시즌 5승을 따냈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화려한 복귀전을 치룬 하루였다. 7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1개의 볼넷과 1개의 사사구를 내주었지만, 6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면서 방어율을 7.14에서 6.89로 끌어내렸다. 117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그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70개였다.
부상에다가 지난 월요일 트리플 A 재활 등판에서 3이닝 9실점의 부진한 성적을 남겼던 박찬호는 오늘 경기에서 아주 부정적인 인상을 받으며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1회말 들어서자마자 알폰조 소리아노에게 중전안타, 그리고 제이슨 지암비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주고, 3회 데릭 지터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풀어가는 듯 했다. 지터가 홈런을 때린 그 코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의 김병현에게 연장 결승 홈런을 기록했던 바로 그 장소 그대로였다.
하지만 김병현도 결국에는 마지막에 웃는 선수가 되었듯이 박찬호도 이후 무실점의 짜릿한 경기를 이어가며 결국 시즌 5승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4회 셰인 스펜서에게 선두타자 2루타, 5회 제이슨 지암비와 로빈 벤츄라에게 안타를 맞으며 계속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단 한점의 추가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동료 수비 선수들의 빛나는 활약도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1회 토드 홀랜스워스의 어정쩡한 플레이와 2회 허버트 페리가 실책을 저질렀던 텍사스는 그러나 3회 2사 1,2루에서 몬데시가 때린 좌측 깊숙한 2루타 성 타구를 좌익수 케빈 멘치가 전력질주, 백핸드로 건져 낸데 이어 5회 무사 1루에서 버니 윌리엄스가 때린 1,2루간 안타 성 타구를 마이클 영이 역모션으로 잡아 1루 주자를 아웃 시키며 위기 탈출을 도왔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2위의 텍사스 타선은 양키스의 상대투수 무시나를 홈런포로 잠재우며 박찬호를 도왔다. 4번 타자 라파엘 팔메이로는 2회에 이어 4회까지 연타석 아치를 쏘아 올렸다. 이어 허버트 페리의 홈런으로 4회에 3:2의 리드를 잡기 시작한 텍사스는, 6회 칼 에버렛이 투런 홈런으로 무시나를 무너트리며 승부의 물줄기를 텍사스 덕아웃으로 가져왔다.
무시나는 6이닝을 던지며 7개의 탈삼진, 단 한명의 주자에게도 2루를 허용하지 않았지만 4개의 홈런으로만 5점을 내주며 패전의 멍에를 쓰게됐다. 그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텍사스와의 경기에서 단 한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8회 마이클 램의 안타로 1점을 추가한 텍사스는 7회부터 후안 알바레즈, 데니 콜브, 프란시스코 코데로가 실점 없이 3이닝을 마무리하며 6:2의 승리를 지켜냈다.
박찬호가 6개의 탈삼진과 사사구 2개의 깔끔한 피칭을 보인 것은 오늘 승리에서 단연 키포인트 였지만, 6이닝 치고는 너무 많은 117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것은 아직까지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지난 2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 이후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둔 박찬호의 이번 승리는 22일만이며,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 시즌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그의 다음 등판은 2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로 예정 되어있다. 만일 메이저리그 노사가 예상대로 31일 총 파업을 강행할 경우 다음 등판이 박찬호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