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강호숙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은 초기 한국교회에서 필요했던 구호였을진 몰라도, 기독교가 편만해진 오늘날엔 오히려 기독신앙을 망치는 '독'이 되고 있다.이 구호는 교회에 모여 예수 믿기만 하면 천국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결과에 치중함으로써, 예수를 믿는 자들이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윤리적 삶의 과정을 쉽게 놓쳐버리게 만들었다. 물론 내가 건강하게 잘 살고 싶다는 욕망마져 부인하진 않는다하지만 내가 이해한 기독인의 삶이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이 세상에서 떵떵거리며 잘 살기위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수님이 왜 산상설교에서 "심령이 가난하고 애통하며 온유한 자들이 복이 있다"는 하나님 나라의 윤리를 가르쳤을까를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가늠하게 된다.대충 타협하며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적당히 살아가는 자들에게서 정의와 사랑이라는 기독교적 가치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걸 절감하는 요즘이다.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진리와 자유, 정의와 사랑, 평화와 환대, 관용과 절제 등의 가치들이 "예수 천국"이라는 결과론적 구호에 삼켜버려졌다.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온갖 퍼붓는 저주와 교권적 협박과 정죄를 다 받아내며 살아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금 여기' 서 우리는 약자를 불러내어 그들과 함께 하려 몸부림을 치며 천국을 이루는가? 아니면 기득권자들 편에서 타자를 정죄하고 혐오하면서 "예수 천국"을 외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가?"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일상의 삶과 인간관계 속에서 자유와 정의, 사랑과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게 기독인이 살아가야할 삶의 자세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