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추천 여행 ~ 장맛이 일품인 순창입니다.
집집마다 햇빛 가리는 발 마냥 메주가 걸려있습니다~ 대롱대롱 가을이 걸려있네요^^?
낙엽조차 물들 시기를 잊은 듯, 온데 간데 없이 가을이 사라졌습니다T.T
하지만 순창의 가을은 낙엽색이 아니라 냄새로 찾아옵니다~ 바로 장 익는 냄새!
라벤더 향처럼 세련되진 않아도, 은근하기로는 비길 데 없는 된장냄새,
머스크향처럼 매력적이진 않아도, 화끈하기로는 비할 데 없는 고추장냄새.
은근하고 화끈한 장맛은 우리 스스로 ‘칭찬과 비난’을 오가는 우리 국민성을 닮았죠^^
우리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성격이 되었으리란 궤변도 영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네요~
가을 순창에서 장류의 힘을 맛 보자구요! 강천산도 맨발로 거닐어 보고~
자연도 장도 세월에 익어가는 순창으로 GO GO ~
“장하다! 순창”
"장하다! 순창"은 순창군의 상징적인 문안입니다~ 보는 사람마다 '기가막히다'며 탄성을 뱉어내죠^^
실과 바늘처럼 장과 순창이 호응하는 단어가 되었기 때문인데요, 그만큼 순창의 장은 유명합니다.
그럼에도 정작 전라도 어디쯤 순창이 있는지는 잘 모르죠?
순창은 남원과 담양, 임실등과 접해 있는 전라북도 내륙 한 가운데다.
정확한 교통편과 고속도로는 http://korean.visitkorea.or.kr/kor/search/XSearch.jsp 에서
‘순창’만 검색하시면 친절하게 나오니 참고하시구요^^
마을입구는 흡사 규모가 큰 국립공원의 주차장 같은 분위기지만,
조금만 마을 길을 따라 올라가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집니다 + +
조금 과장하자면 북촌 한옥마을에 들어선 듯 한 느낌^^?
줄지은 한옥. 그리고 집집마다 한가득한 장독과 대롱대롱 매달린 메주가
전통고추장마을 고유의 정체성(?)을 한껏 드러냅니다.
대개 가로수나 가로화분이 있을 자리에 고추가 자라는 것도 이곳만의 풍경!!
장독대 곁으로 자라는 빨간 고추하며, 그 주위를 맴도는 잠자리는
얼핏 상투적인 가을 풍경 같지만, 가장 가을다운 풍경임을 실감케 하네요~
그 뿐이 아닙니다! 고추장마을을 설명하는데는 냄새가 빠지면 안되죠~
냄새의 진원지가 어딘지, 꼬리가 어딘지 모를 온갖 장의 냄새가 마을에 풍깁니다+ +
고추장 냄새, 된장냄새, 메주 냄새와 간장 냄새~_~
그리고 향긋한 과일로 담그는 장아찌 냄새입니다~
마음 푸근해 지고 군침마저 도는 것이 이쯤 되면 냄새보단 향기
(꽃, 향, 향수 따위에선 나는 좋은 냄새)라고 해두는 게 좋겠죠^^?
집집마다 줄맞춰 늘어선 장독대엔 장이 가득~ 마을내 체험관에서는 장류만들기 체험과 숙박이 가능하다는 사실!
이쯤되면 전통고추장마을이라고 해서 마을 가구 전부 ‘장을 담글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데요~
답은… 사실입니다(_ _*) 보이는 집 대부분이 고추장을 비롯한, 된장, 장아찌류를 직접 만들어 팔고 있었어요~
또 문패와 간판마다 ‘제조기능인’이라는 표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제조기능인이란? ‘우리 전통식품의 계승발전과 가공기능인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순창군에서 만든 제도입니다. 기능인 칭호를 얻기 위해선
해당 전통식품이 조리와 가공업에 20년 이상 종사해야 하죠!
한마디로 장류의 ‘장인’인 셈! 마을에서 만드는 장류가 믿음직스러운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ㅎㅎ
요컨대 전통고추장민속마을은 장류의 장인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약 46가구에 149명이 거주하고 있구요.
기웃기웃하는 본새가 손님 같아보였던지 들어와 구경하라는 아줌마들의 손짓이 이어집니다^^
“아! 사라고 안할텡게 와서 식혜 한 그릇 먹고 가”
못이기는 척 가게에 들어서자 고추장, 된장은 물론, 고차장 깻잎 장아찌,
된장 깻잎 장아찌, 울외 장아찌, 참외장아찌, 더덕장아찌, 굴비장아찌,
감장아찌, 오이장아찌, 무장아찌까지 별의별 장류가 다 있어네요 + +
마을을 오가다 만난 감 썰던 아주머니,
참외 속을 파던 아주머니 모두 장아찌를 만들던 중이었습니다.
후에 들은 얘기로 식혜는 고추장을 만들때 들어가는 재료 중 하나라고 하네요~
필수재료는 아니지만, 식혜를 넣으면 맛도 빛깔도 좋아 많이들 이용한다는 얘기가^^
단장이 한창인 순창군 장류체험관도 마을에서 기대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는 고추장, 장류만들기 체험은 물론 숙박도 가능하구요^^
마을 내 유일한 식당인 해오름 식당도 있는데 메뉴는 단 두 가지! 된장찌개와 고추장 비빔밥입니다~
맛깔스러운 장아찌류와 정갈한 나물반찬과 함께 나오는데 다른 양념 없이도 ‘장’맛으로 충분히 맛있을 수 있음을
단 두개의 음식만으로도 증명해 보인다구요^^ 아으~~ 침 고여라~~~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감(↑)과 참외를 다듬는 아주머니(↗). 특별한 양념없이도 감칠맛 나는 된장찌개(↖)
순창에서 ‘장류’의 힘을 맛보기 위해선 우선 ‘순창 전통고추장마을’에 가야 합니다~
‘순창 전통고추장마을’ 역시 http://korean.visitkorea.or.kr/kor/search/XSearch.jsp 검색하면 나와요~
우리 조상의 위대한 발명품 고추장!!
박물관의 진화 '장류박물관'
전통고추장마을에서 눈으로 입으로 코로 장맛을 봤다면,
보다 과학적인 ‘장류’를 알기 위해 마을 건너편 ‘장류박물관’으로 향해 봅니다~
순창장류박물관은 박물관의 진화를 제대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곳은 박물관의 사전적 정의에 체험관이란 뜻이 더해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오감을 이용해 장류를 설명합니다^^
우선 고추의 유입경로, 발효식품의 효능, 메주와 발효조건 오감체험, 고추 속 탐험 등
글자로 설명했다면 퍽이나 지루하고 식상했을 내용들을 체험과 함께 이해토록 만들어 놓았어요ㅎㅎ
특히 순창이 고추장으로 유명해진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데요,
“순창 고추를 가져다 고추장을 만들어도 맛이 다른 이유”는 순창이 겨울철 따뜻한 분지 형태의 온난 지역에 위치해
고추장의 품질을 좌우하는 효모균의 번식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하네요^^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의 독특한 전통식품임을 아로새길 수 있는 장소이며 관람료는 무료!!
순창에서 ‘장류’외에 무엇이 여행자들을 즐겁게 할까?
가장 대표적인 곳은 강천산군립공원입니다~
강천산은 1981년 전국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요!
지압효과와 함께 피로회복,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신발과 양말을 망설임 없이 벗는 관광객들이 많아졌어요^^
황토마사토길이 끝나고 나타나는 메타세쿼이아길도 여행자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립니다/ㅅ/
긴 구간은 아니지만, 큰 키와 잎사귀로 햇살을 아롱지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메타세쿼이아 길은 신기함을 너머 마음의 위안까지~
고추장마을에서 강천산 으로 향하는 길가에도 길진 않지만 메타세쿼이아 길이 있습니다~
강천산과 회문산의 선물
순창에는 강천산 외에도 회문산이라는 걸출한 여행지가 있죠~
민족의 영산인 회문산은 요즘 자연휴양림으로 찾는 이가 많습니다.
회문산은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의 근거지였던 데다,
휴양림 입구를 지나 30m의 구름다리를 지나면
육각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장관이에요+ +
그리고 회분봉(837m) 정상에 서면 멀리 지리산과 내장산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세월과 섬진강이 익힌 맛, 장구목의 기묘함
산길을 올랐으니, 이젠 물길을 따라가 봅시다^^
순창지역을 지나는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희한한 곳이 있습니다.
순창군 동계면 내룡마을, 여기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희한한 곳 장구목(혹은 장군목)’에 도착합니다~
네비게이션으로 딱히 검색할 지번이 없어 주변 건물인 ‘산수가든’으로 검색해 들어가야 하는데요.
장구목은 섬진강 물길이 시작되는 곳 입니다.
장구목(혹은 장군목)이라 불리는 이곳은 감탄사 외엔 마땅히 설명할 말을 잊게 합니다+ +
서북쪽으로 용골산을 두고 남쪽에 무량산을 둔 이곳 얼핏 보면 산 좋고 물 좋은 시골마을입니다~
여름이면 물놀이를 하고, 물이 차가워지면 낚시를 하는 여느 유원지와 다르지 않지만~!!
바위를 유심히 보면 앞서 말한 ‘감탄사’가 섬진강 물살처럼 쏟아집니다’ㅇ’!! 물결치는 바위 때문이죠^^
광물인 바위가 움직일 리 없건만, 이곳에서만큼은 물결칩니다.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라 할 수 있죠.
수백 년일지, 수천 년일지, 수만 년일지 모를 시간동안 물과 바람과 햇살이 물결치는 바위를 만들었습니다.
강물의 굽이침을 순간포착하면 이런 모양이지 않을까요^^?
이런 기기묘묘한 바위들은 무려 3km가량 이어지고 있어요+ +
이 바위들 중에는 사연 있는 바위가 있는데 바로바로
요강바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요강처럼 생긴 바위’를 찾으면 됩니다~
물론 ‘요강’크기는 몇 십 곱절에 이르죠@_@
성인 한명이 거뜬히 들어가고도 남을 높이 2m, 폭이 3m에 이르는 바위입니다~+0+
자연이 만드는 기적 중에 놀랍지 않은 게 있겠냐만 순창의 장군목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신비로움입니다.
고추와 콩이 자연에 발효되어 고추장과 된장이 되듯, 거대한 암석이 자연에 다듬어져 장구목을 만든 게 아닐까요^^?
대한민국 입맛을 다스리는 여기는 순창!
이 대목에서 질문 하나 던져봅니다.
“오늘 점심 뭐 드셨어요?” 된장찌개? 혹은 고추장 비빔밥?^^
삼겹살에도 된장찌개를 먹고,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한국인의 입맛은 ‘장류’에 좌지우지 됩니다~
그 장류로 이름난 순창이니 이만하면 한국음식의 성지라 할만하죠!
장류축제가 열리는 순창에서 깊어가는 장맛과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여행 정보들과 장류 축제가 열리는 데 http://korean.visitkorea.or.kr/kor/index.kto 에서
순창을 검색해서 찾아보세요^^~ 장맛나는 여행이 되실꺼예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