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冕의 묵매와 제화시
원(元)나라때 왕면(王冕, Wang Mian, 1287~1359)이
구리산(九里山)에 은거하면서 매화나무 천그루를 심고
집이름을 매화옥(梅花屋)이라 칭하고 매화 시와 그림을 즐겼다.
그의 「묵매(墨梅)」라는 다음 시가 천하에 묵매의 이름을 드높였다고 한다.
我家洗硯池頭樹 個個花開淡墨痕
不用人夸好顏色 只留淸氣滿乾坤
아가세연지두수 개개화개담묵흔
불용인과호안색 지유청기만건곤
우리집 벼루씻는 연목가에 우뚝한 나무
하나하나 꽃피어 엷은 먹이 묻었네
자랑하며 좋아하는 얼굴빛 사람들 쓸데 없고
단지 하늘과 땅에 가득한 맑은 향기에 머물러 있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회의(1중 총회) 폐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고 지도부의 새 구성원들을
소개하고 향후 집권 포부를 밝혔다.
시 주석은 당시 고대 시인의 명구 ‘부요인과호안색, 지류청기만건곤
(不要人誇好顏色,只留清氣滿乾坤)’으로 자신의 발언을 마무리했다.
시 주석이 인용한 싯귀의 출처는
중국 원나라 화가이자 시인인 왕면(王冕)의 시 ‘묵매(墨梅)’의 일부이다.
我家洗硯池頭樹 個個花開淡墨痕
(오가세연지두수 개개화개담묵흔)
不要人夸好顔色 只留淸氣滿乾坤
(부요인과호안색 지류청기만건곤)
집에서 그림공부하며 못가의 매화나무 그렸지
엷은 먹이 흔적 남겨가니 송이송이 꽃이 피어나네
다른 사람에게 너무 화려한 색채 뽐내지 마시라
맑은 기운만이 하늘과 땅에 흘러야 하리니
왕면은 원나라 말기 저장성 출신으로 시인이자문학가, 서예가이자 화가로 활동했다.
그는 농가에서 태어나 매일 방목하면서 연꽃을 그렸고 밤에는 절에서 새어 나오는 빛으로 학업에 힘썼다.
풍부한 학식으로 시문을 지었고, 매화와 대나무, 돌 등을 소재로 한 묵화를 즐겨 그렸던
왕면은 구리산(九里山)에 은거하고 난 후 그림을 팔아 여생을 보냈다.
이 싯귀는 명리에 담박했던 왕면이 시에서 매화를 주제로 속
세에 아첨할 수 없다는 자신의 인생철학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발언에서 고시(古詩)를 인용하는 것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