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위봉(斗圍峰) 산행기 ○ 등산일시: 2009. 6. 14. 09:30~13:30 ○ 오른 산 : 강원도 정선의 두위봉(斗圍峰) ○ 등산코스 : 단곡계곡->감로수샘터->아라리고개->갈림길->정상(약 4km)-> 올랐던 길로 하산 오늘 아침 일찍 강원도 정선으로 달려가 두위봉에 올랐습니다. 이번 주는 어떤 산을 오를까 고민하다가 산 모양이 두루뭉술하다 하여 두리봉으로 불리는 두위봉에 가면 산이 높으니 어쩌면 정상 부근의 아직 지지않은 철쭉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철쭉을 보지 못하더라도계곡이 깊고 산이 높으며 볼거리도 많다고 하니 한번 가보자고 두위봉을 택했습니다. 우리가 등산을 시작한 단곡계곡은 영월에서 정선시내로 가는 길 중간에 있었는데 함백을 지나 계곡으로 들어서니 계곡입구에 꽤 넓은 주차장이 있었고 등산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는데 우리가 일찍 산행을 시작해서 그런지 아직 등산객은 아직 한명도 보이지 않았으며 하늘은 잔뜩 찌푸려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했습니다. 이곳의 고도가 750M로 정상이 1,466M이니 800미터 정도의 표고차가 났는데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잘 닦여진 등산로는 한동안 차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었으며 계곡 끝에서부터는 길이 좁아지며(그래도 다른 곳의 등산로보다는 넓습니다) 계속 꾸준히 흙길과 너덜지대, 자연석 계단을 밟으면서 올라가야 했습니다. 즉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곳이 한 곳도 없이 숲길을 계속 올라가기만 해야 했습니다.
숲은 처음에는 소나무나 전나무 잣나무 등은 잘 보이지 않고 참나무, 낙엽송이 주종을 이루다가 중턱부터는 박달나무가 많이 보였고 자작나무도 많았습니다. 계곡의 요란한 물소리와 산새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1시간 정도를 오르니 고도 1100M 길가 조그만 개울에 감로수샘터가 있었고 이곳의 샘물 맛은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 감로수샘터에 앉아서 - 조금 더 올라가니 가파른 언덕이 시작되었는데 여기가 아라리고개라고 하는 곳으로 가파른 언덕길을 30분정도 올라가니 사방이 확 트인 능선에 도달했는데 이곳에서 2시방향이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곧바로 넘어가면 사북 남면방면으로 하산 하는 길로 천연샘물이라는 초원지대 한 가운데 고인 맑은 연못을 볼 수 있다는 갈림길이 나왔습니다.(이곳의 고도는 1350M 정도)
- 갈림길의 이정표 -
-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철쭉군락지 입구에 서서 -
- 능선 개활지에 피어난 야생화 -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고산의 형태를 보이는데 갈참나무가 많았으며 정상 조금 못 미친 곳부터 정상까지 지리산, 소백산 등 고산에서 볼 수 있는 키 낮은 철쭉나무가 넓게 군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했습니다만 역시나 철쭉꽃은 모두 다 지고 파란 잎만 무성한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옛날(10여년 전)에는 고산의 철쭉은 6월중순까지 절정을 이루었는데 요즘은 기온이 빨리 높아져서 그런지 6월 초순이면 고산에도 철쭉이 다 지는 것 같습니다. 몹시 아쉬웠습니다. 곧 철쭉기념비가 서 있는 정상에 도달했는데 시간은 11시도 되지 않았고 정상에도 아무도 없어 우리가 오늘 제일 먼저 정상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얼마 안 있어 커다란 배낭과 부대자루를 맨 아주머니 세 명이 두런거리며 올라왔는데 한눈에 나물을 뜯는 사람들이지 등산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어 “나물 많이 뜯었습니까?”물으니 “이 산에는 나물이 별로 없네요, 가리왕산에나 가야할 걸 괜히 여기에 왔네요!”합니다. 그러면서 아직 시간이 이르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여긴 등산객도 없네요, 이 산에 우리가 안 왔으면 산이 엄청 외로웠겠어요! 합니다.
- 철쭉기념비 앞에서 - 나중에 알았지만 특이한 것은 산 정상이 주능선의 불과 얼마 안 되는 거리에 두 개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상표지석이 있는 바위 봉우리가 정상이었는데, 철쭉기념비를 세워놓은 바위로 된 봉우리가 경관이 더 좋아 99년에 이곳에 정상 표지석을 세웠다고 합니다. 전 철쭉기념비가 있는 곳이 정상인 줄 알고 여기서 쉬면서 고장난 카메라를 만지고 있는데 한 무리의 단체등산객이 떠들석하며 몰려와 이곳에서 사진을 찍다가 “정상으로 가자” 하고 몰려가기에 따라가 보니 정상표지석이 있는 좁은 바위가 철쭉기념비가 있는 곳으로부터 몇 분 안 되는 거리에 있었었습니다.
- 1,465m 두위봉 정상에서 - 이때 마침 비가 후드득후드득 떨어져 우리는 잎이 무성한 갈참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며 맥주를 한잔하며 간식을 먹고 있는데 이때부터 단체등산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곳 정상에서 도사곡 방향으로 약 2시간 정도 가면 우리나라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주목이 자생하고 있는 주목군락지가 있다고 하여 나는 거대한 주목을 보고 싶음 마음에 거기까지 갔다 오자고 졸랐으나 일행들은 일기가 좋지 않고 피곤하니 그냥 하산하자고 합니다.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데 곧 비가 그쳐 하산을 시작했씁니다. 내려오면서 굉장히 많은 단체 등산객들을 만날 수가 있어 이곳이 단체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산악회 단체등산객을 싣고 온 관광버스가 다섯 대나 서 있었는데 승용차는 몇 대 오지 않았더군요. 버스를 타고 온 산악회 사람들이 주차장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후라이팬에 부추전을 부쳐 이것을 안주삼아 막걸리 파티를 벌리고 있기에 맛있겠다고 하니 한잔 하라고 합니다. 못 이기는 척 합석하여 출출하던 참에 금방 부쳐낸 따끈따끈한 부추전에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니 이거야 말로 일품! 배리 굿! 술과 안주를 잘 얻어먹고 시골의 재래시장이 보고 싶어 주변의 재래시장이 서는 날을 알아보았더니 정선은 2일부터 5일간격, 영월은 4일부터 5일 간격으로 장이 선다고 합니다. 정선장이 시골 냄새가 물씬 나 볼 것이 많다고 하여 정선장이 보고 싶었으나 오늘은 장이 서지 않으니 다음 번으로 미루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오늘이 영월의 재래시장이 서는 날임을 알고는 영월시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영월시장은 시내 한복판에 깨끗하게 잘 만들어져 있었는데 우린 이 곳으로 갔다가 장이 서는 곳이 다른 곳임을 알고는 시장을 한바퀴 둘러보고는 5일장이 서는 곳으로 갔는데 장은 시내 변두리인 동강 변 뚝방에 길게 늘어서 있어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으나 우리가 기대한 향토 특산물 등은 별로 없고 서울에서 거의 다 볼 수 있는 물건(잡곡 등 농산물, 생선, 건어물, 옷가지, 과일, 기타 잡화)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는 실망하여 시장 난전에 앉아서 뚱보 아주머니가 말아주는 올챙이국수와 금방 부쳐내는 메밀전병을 맛있게 먹고는 발길을 돌렸습니다. 겨우 손에 갓 케어냈다는 감자 한 박스씩을 들고...
두위봉은 별 특징은 없었지만 정상부근에 철쭉지대가 있어 늦봄에 오르면 멋진 철쭉을 볼 수 있을 것 같았고 계곡도 좋고 숲이 잘 발달돼 있어 경관도 그런대로 수준급이었고 무엇보다 등산로가 비교적 완만하며, 잘 조성된 흙길이어서 저 같이 나이 든 사람들이 오르기에는 더없이 좋은 산으로 보였습니다. 귀경길은 일요일이라서 차가 많이 밀리더군요. 근교 산행은 사람 구경하러 가는 꼴이 되고, 원거리 산행은 차구경하러 가는 꼴이 되니 일요산행은 될 수 있는한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실감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
첫댓글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올챙이 국수도 먹고 싶네요.
그러니까토요산행을하시잔아요...자우지간부지런하구먼...산행담을책으로내야겠네요..좋은산추천해주면동문산우회에참고가많이될텐데...
산행기가 너무 좋아 고맙습니다
멎진산행기 잘보았읍니다 ㅎ ㅎ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