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의 복음 (사 1:18)
18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 같이 붉을지라도 양털 같이 희게 되리라
이 시간에 “백설의 복음”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계속되는 폭설로 춥고 통행에 불편이 많습니다. 보통 2월에 눈이 많이 내리는데 올해는 일찍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눈이란, 그냥 눈이 아니라 귀한 복음의 상징입니다. 다름 아닌 백설의 복음입니다.
본문 18절을 보면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 같이 붉을지라도 양털 같이 희게 되리라” 하셨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귀한 복음이 나타납니다.
1. 용서의 복음입니다.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먼저 온누리를 눈으로 덮음같이 우리의 모든 죄와 허물을 덮어주신단 말씀입니다. 얼마 전 방송에 히말라야 고산지대가 기후 온난화로 눈이 녹으니까 사고 난 사람들의 시신 등 온갖 것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눈은 그 어떤 것도 다 덮어버립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와 같습니다. 그래서 사43:25에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 하셨습니다. 어느 대통령 후보가 말했습니다. “우리 다 용서합시다. 그러나 잊지는 맙시다.” 대단한 관용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더 이상 기억조차도 하지 않겠다고 말씀합니다. 아무리 용서해도 기억은 나지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기억조차 않으시겠다는 것입니다.
어느 결벽증 신자가 날마다 용서만 구하고 살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잘못한 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완전한 느낌이 올 때까지 뒤로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한번은 또 그렇게 떼를 쓰다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얘야, 뭘 용서하란 말이냐? 난 네 죄가 기억이 나지 않구나." 그러나 그것이 성경입니다.
어느 교회에서는 하나님과 친밀하다 소문 난 성도가 있었습니다. 목사가 그가 은혜를 바로 받았는지 시험해 보려고 하나님께 자기 저지른 죄를 여쭈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며칠 후 '하나님께서 기억 나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 제대로 받았구나. 하고 안심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어린이와 같아요. 어린이가 지저분하고 넘어지는 것은 정상입니다. 거룩하지 못하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머물러 자라지 않는다면 문제지만 자기를 정죄하면 영적으로 자랄 수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날의 실수도 나만 못 잊지, 보았던 남은 다 잊었습니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자유로우시기를 바랍니다.
시103:10-12에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는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는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늘이 땅에서 높음 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우리의 죄과를 우리에게서 멀리 옮기셨”다 하셨고, 사38:1에도 “내 모든 죄를 주의 등 뒤에 던지셨나이다” 했습니다.
용서에 대한 원문 중에 ‘카파르’라는 말이 있습니다. 카파르, 카바가 생각나죠. 언어란 변천해 내려오다 보니 비슷합니다. 이처럼 카파르는 ‘덮다, 덮어서 지운다’라는 뜻입니다. 지우개로 지우듯이 덮어서 지우는 것이 용서입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보듯 하나님은 우리를 이미 용서하고 기다리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는 말씀은 '네가 나에게 나오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 말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혹시 넘어질지라도 난 용서 받은 자라는 양심의 자유를 가지고 사시기 바랍니다.
2. 백설의 복음은 성결의 복음입니다.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했듯이 흰색은 깨끗함, 거룩의 상징입니다. 색깔이 변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배경이 되는 이스라엘은 눈이 거의 오지 않는 나라지만, 멀리 헐몬산 꼭대기는 흰 눈이 덮혀 있습니다.
헐몬산의 높이는 2814m나 돼서 사시사철 흰 눈으로 덮여 녹는 물은 갈릴리호수와 요단강으로 흐릅니다. 고산지대의 눈은 아래가 더우나 추우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영향을 받지 않고 그대로 흰눈입니다. 그래서 이 흰 눈은 성결의 상징입니다.
이처럼 괴로우나 즐거우나 시험이 오나 형통하나 변하지 않는 성결의 믿음을 가지려면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나가야 합니다. 그 정상은 벧후1:7을 보면 사랑입니다. 히말라야 안 올라가도 더 귀한 신앙의 정상은 올라가야 합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면 그러면 하나님께서 온전히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혹은 저 낮은 곳을 향하여 란 말이 있습니다. 낮은 데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자는 말입니다. 그 말도 맞습니다.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해 같이 빛나신 것처럼 사랑의 정상을 향해 나가면 우리도 거룩하게 변합니다.
강재구 소령 이야기 다 아시죠. 1965년 월남 파병을 앞두고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다가 부하가 잘못 던진 수류탄을 몸으로 덮쳐 수십 명을 구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그가 산화하던 순간에 그의 가슴에 성경책이 튀어나왔는데 그 성경책을 펼쳐 보니 빨간 줄로 그어 놓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 15:13). 그는 신앙의 정상을 달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계22:14에 “자기 두루마기를 빠는 자들은 복이 있으니 이는 그들이 생명나무에 나아가며 문들을 통하여 성에 들어갈 권세를 받으려 함이로다” 한 것처럼 자기를 거룩하게 할 때 하나님이 예비하신 은혜를 온전히 누릴 수가 있습니다.
3. 백설의 복음은 사랑의 복음입니다.
눈의 중요한 기능 하나가 따뜻하게 덮어주는 것입니다. 눈을 만지면 차갑지만 식물이 느끼기에는 포근한 이불입니다. 눈이 녹아 겨울 가뭄을 막아주니 풍년이 듭니다. 눈이 내릴 때 우리 얼굴을 상처 내는 걸 보셨나요? 하나님의 사랑처럼 살포시 우리 머리에도 얼굴에도 내려옵니다. 이처럼 백설의 복음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한다고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롬8:35에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기록된 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 당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했습니다.
4. 백설의 복음은 신비의 복음입니다.
욥38:22에 “네가 눈 곳간에 들어갔었느냐 우박 창고를 보았느냐” 물으셨습니다. 이 말씀은 ‘네가 눈의 신비를 아느냐?’ 하는 말도 됩니다. 아닌 게 아니라 눈송이 하나하나가 신비롭습니다. 눈송이 하나하나가 기능적으로, 수학적으로, 기하학적으로, 예술적으로 완전한 구조를 가진 결정체입니다. 그 결정체를 보면 낙하선처럼 살포시 떨어지게 되어 있어요.
눈이 생기는 과정도 신비롭습니다. 물이 증발해서 하늘에 올라가 냉각되어 눈이 만들어져 다시 이 땅을 덮기 위하여 먼 길이지만 한 점의 흐트러짐 없이 아름다운 결정체로 내려옵니다. 현미경으로 본 물의 신비도 놀랍고 눈의 신비도 놀랍고 하나님이 만드신 것은 다 놀랍습니다.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얼음도 신비한 것이라고 합니다. 물이 차가워지면 부피가 줄어 물병이 쪼그라드는데 얼음은 왜 뜨는가? 물의 화학적 공식은 H2o 즉 산소 원자 하나에 수소 원자 두 개가 결합해 있는데 결합 각도가 104.5도로 V자 모양이랍니다. 이 특이한 모양 때문에 온도가 내려가 물들이 얼면, V’자 모양으로 계속 붙다 보니 분자 사이에 공간이 많아지고 부피가 커져서 둥둥 뜬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도 이렇게 신비롭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성자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처녀의 몸에서 나셔서 이 땅에 오시고, 혼자 죽으시고 혼자 부활 승천하시는 것 같았지만,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시고 우리와 함께 하셔서 믿는 자들을 살리시고 하늘의 영광의 자리에 앉히셨습니다. 그리고 장차 우리 육체마저 영광의 형체로 변화시켜 주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아무리 세상이 고달프고 냉혹해도 하늘에서 내려오는 흰 눈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백설의 복음은 용서와 성결의 복음입니다. 사랑과 신비의 복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이 큰 사랑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더욱 그 은혜를 사모하고 누림으로 가장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