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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르르르~릉!!! 탁!!!
흠냐~~ 또다시 하루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벌써 순항훈련도 50일을 넘었습니다.
그럼 그간 돌아본 기항지를 잠깐 점검해볼까요? 브루나이, 그리고 스리랑카, 사우디, 이탈리아, 프랑스... 거의 열흘 꼴로 한 기항지를 다녀간 셈이군요. 항상 배만 타다 보니 시간이 가는 것에 대한 감각도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미래를 마음껏 오가며 시간 속 여행을 하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사관생도들입니다. 무슨 뜬구름 잡는 이야기냐고요? 직접 확인하시지요!!
이집트로 향하는 항해길에 생도들과 선배장교의 만남을 통해 미래 해군장교로서의 자신을 그려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인정하는 삶을 살자’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만남에서 임진국 중령은 “타인, 다른 생각, 다른 삶에 대한 존중, 그리고 배려를 항상 생각함으로써 우리 64기 후배님들 또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삶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 정말 멋진 말씀이십니다!!!^o^
인정하는 삶, 이번 순항훈련을 통해 세계의 기항지를 돌고 있는 사관생도들과 장병들은 한번쯤 이런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저마다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 세상에는 우리와 ‘다른 삶’ 을, 그리고 ‘다른 생각’ 을 가진 ‘다른 사람’ 이 많이 살고 있구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너무나 많구나" 하는 생각을 말입니다.
“— 나는 여기에 있다.”
22년의 세월을 거슬러 해군장교로서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오신 선배장교의 따뜻한 한마디. 오랜 과거에서부터 자신의 삶을 수없이 만들어 온 선배장교의 인생이 생도들에게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가능케 하고, 그들의 미래를 여는 중요한 지평이 되어 앞으로 펼쳐질 멋진 미래를 꿈꾸게 만듭니다.
생도들은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희망을 품고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인명구조훈련입니다. 지난 기사에서 소개해드린 유류수급훈련이 함정의 목숨과 직결되는 것이라면, 인명구조훈련은 사람의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집니다. 훗날 함정에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 그리고 함정 승조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만 하는 생도들인 만큼, 이번 훈련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 그럼 그 훈련의 현장 속으로 떠나보시죠!!!
우현 함수 쪽에 익수자가 발생하고 인명구조 요원들이 배치되고 있습니다. 물론 익수자는 실제 사람이 아닌 부력이 있는 구조물로 대체되어 훈련이 진행됩니다.
현측의 견시요원이 익수자와의 거리와 방향을 측정해 계속해서 보고합니다.
함교에서는 당직사관이 견시요원의 보고를 바탕으로 정확한 익수자와의 거리, 방향을 측정하며 익수자 구조를 위해 함정을 조함합니다.
함정이 익수자에게 접근한 후 구조요원들이 익수자를 안전히 구조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하는 인명구조훈련임에도 불구하고 생도들은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교육받은 대로 훈련을 멋지게 소화해냈습니다. 특히 이번 훈련은 그 훈련의 특성상, 승조원들의 인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없어서는 결코 완수할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남은 훈련 기간에도, 생도들이 더욱 발전하여 미래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해군 장교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여러분들 모두 큰 관심 부탁드립니다.
64기 사관생도 여러분, 파이팅!!!
자, 이제 이집트가 가까워졌습니다.
어느 덧 알렉산드리아항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 역사의 보고, 그리고 미래에도 이어질 위대한 흔적이 지금 해군 순항훈련전단의 눈앞에 펼쳐지려 하고 있습니다.
입항환영식이 끝나자마자 우리 해군장병들은 곧 이어 진행될 문화공연을 위해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광장입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기원전 3세기경에 건립되어 한때 세계 제일의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다 서기 3세기경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1990년부터 유네스코 및 세계 각국의 도움을 받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 되었습니다. 예전의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이집트 정부에서는 이 도서관이 가지는 가치를 그 무엇보다 높게 평가하고 세계 최고(最高)의 도서관으로 만들고자 많은 예산을 투입, 운영하고 있다는데요. 실제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서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은 아니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렇게 유서 있고 멋진 곳에서 펼쳐진 순항훈련전단 장병들의 문화공연 모습입니다.
해군 장병들과 사관생도들의 멋진 공연에 공연을 지켜보던 현지인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큰 박수로 화답해주었습니다.
공연도 멋지게 잘 끝났고, 기념촬영도 함께 하며 대한민국 해군을 알릴 수 있는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
아!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뭔가 이상한 점 못 느끼셨나요?
이집트는 대표적인 아랍국가로 국민의 93%가 이슬람을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들이 자유분방한 표정으로 태권도 시범단과 기념촬영도 한다니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우리나라에선 당연한 일이지만 지난 사우디아라비아 기항기사에서도 소개해드렸듯이 이슬람의 율법은 여성의 활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니까요.
그 해답은 다른 아랍권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개방적인 이집트의 문화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잦고, 또 오래 전부터 서방 세계와 교류를 이어오다 보니, 국민들 또한 자유로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러고 보니, 이집트 국민들은 다른 아랍권 국가의 국민들보다 외국인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서 말을 걸곤 한답니다. 심지어는 장난을 치기도 하죠. 사우디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여기서는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같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그 나라의 특성과 역사, 문화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제도와 국민의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답니다.
둘째 날.
순항훈련전단은 알렉산드리아 해군기지사령부를 방문하였습니다. 곳곳이 군사 시설로 이루어진 곳이라 사진촬영이 거의 불가능했던 아쉬움이 있었지만 함께 교류를 나누며 다음에 대양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는 뜻 깊은 시간을 마음속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순항훈련전단은 또한 이집트 무명용사탑에 참배도 다녀왔습니다.
이집트가 외세의 침략으로 인해 수난을 겪고 있을 당시 이름 없는 장병들이 흘린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은 지금의 이집트를 만든 중요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이번에 순항훈련전단이 이렇게 무명용사의 탑을 찾아 헌화를 하고 예를 갖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집트 용사들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다시 한 번 사관생도들에게 일깨워주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숭고한 정신과 가치는 무엇이었을까요…?
우리나라도 일제치하 당시 이름 없는 독립투사들이 흘린 많은 피와 땀과 눈물을 통해 감격스런 해방을 이룬 기억이 있습니다. 또 6.25전쟁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자 목숨을 바친 이들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의 ‘우리’, 그리고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었을까요?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면, 내가 먼저—.’ 분명 저들의 가슴 속에도 두려움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그들의 두려움을 녹일 수 있었던 것은, 내 눈에 비치는 가족과 이웃들, 그리고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평화롭고 소중한 삶에 대한 ‘사랑’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그들에 대한 생각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대왕이 세운 도시인 알렉산드리아는 알렉산더가 세계를 정복할 당시만 해도 그 이름을 딴 도시가 도처에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만이 유일하게 남아 그 때의 영광을 전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는 고대 세계의 문화, 예술, 철학 등 로마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만한 철학자나 과학자, 수학자들은 다 이곳에서 배출되었지요. 유클리드, 히파티아 등등등. 지금은 그 때의 모습이 전쟁, 개발 등으로 인해 대부분 사라지고 약간의 흔적들만이 남아 위대했던 알렉산드리아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던 파로스 등대도 전란으로 인해 무너져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이렇게 이집트에서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많은 볼거리와 추억들을 우리 가슴 속에 남긴 채, 이집트에서의 작은 기억들을 조용히 지중해로 흘리고자 합니다.
고대와 현대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는 곳. 알렉산드리아에서의 추억을 순항훈련전단 장병들은 가슴 속 깊은 여운으로 간직합니다. 이제 새로운 곳으로 향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 곳에서 펼쳐질 또 다른 도전과 열정을 찾아 앞으로도 더욱 파이팅하자구요~!!
다음 기항지인 지부티는 어떤 모습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요?
순항훈련전단, 파이팅!!! d(^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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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KD-981? 몇번함이죠??
이집트.... 역사가 신기한 나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