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을 넘나드는 부산항 출발 오사카 도착 팬스타호에는 보따리 장사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는 평생을 보따리 장사를 해서 가족을 먹여 살린 노인네들도 많다.
부산 오사카 항로가 보따리 장사들에게 천국인 것은 부산과 오사카라는 거대한 상권이 존재하고 특히 오사카에는 쯔루하시라는 한국인 시장이 있어 한국 보따리 상들의 인프라 개척에 좋은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심곡항에 2년 정도 숨어 있었더니 몸이 근질근질 하다.
봄 농사야 별 볼일 없으니 어디 돌아 다닐 생각에 문득, 동해항 출발 일본 사카이 미나토 항 도착 여객선이 생각 났다.
동해항 앞에 관세사를 찾아가 정보를 물어보니, 아직 보따리들이 덤비기에는 무리가 많다는 거다.
사카이미나토는 인구 3만 6천명의 소도시이고 동해나 강릉 역시 소도시, 오사카 부산이야 잡화 몇 백 들여오면 대충 경비는 건진다.
그래서 내가 다시 한번 물었다. 이 항로 개척할 인간들 없냐고 그랬더니 관세사가 씩 웃었다.
드디어. 같이 일 할 사람을 만났다. 러시아 중국을 십년 넘게 다니고 시모노세키 이십년 한 하꼬비 노장이었다.
조만간 보따리 상단이 만들어 질 거 같다.
조선 시대 보부상 처럼 동해 바다를 넘나드는 보따리 장사이다.
보따리, 따이공, 하꼬비를 정의하자면, 다음과 같다.
면세 기준에 맞는 핸드 케리 수준의 상품을 양국을 오가며 사고 팔고 때로는 정상적인 관세를 물고 상품을 수입 수출하는 자들을 말한다.(절대로 밀수나 불법은 저지르지 않는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정상적인 상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