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기 예보가 오후는 나빠진다 하니 일요일 오전 다시 한번 목련을 보러 가자.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목련 핀 길을 가다보니까 이틀전에만 하여도 제대로 피지 않았던 개나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꽃대가 올라가 있다.
가다 새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깃털이 아름다운 새 한마리가 나무위에서 노래 부른다.
아마 박새 종류이겠지.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한창 생각이 싱숭생숭하던 사춘기 시절,
봄철에 우리들은 이 노래를 배우며 미지의 무언가를 동경하였었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 목련이 핀 길을 걷는다.
고등학교때 음악 남정의 선생님.
우리들을 열성적으로 가르치셨다.
테너로 이태리 가곡을 멋지게 부르시던 그 분은 학생일때 개인 음악회에도 가보았고.
졸업 후 몇년이 지나 새마을호 기차칸에서 만나 같이 술을 마신적도 있었다.
불과 이틀만에 봉오리마다 열리고 있다.
양재천으로 왔다.
예쁜 수컷과 수더분한 암컷 원앙 한쌍을 찍으려니 얼른 도망가 버리고
물속을 응시하고 있는 점잖은 백로 한마리만 찍었다.
막아 놓은 저쪽으로 웬 아가씨가 하나 넘어 온다.
터밭에 올라 온 꽃들
비어 있는 원 속을
아래의 꽃으로 채워 놓았다.
윤봉길 기념관 앞에는 카메라를 목에 걸고 어깨에 매고 또 다른 배낭까지 맨 출사 팀들이,
저쪽 길로는 서울 둘레길을 걷는 다른 팀들이 보인다.
윤봉길 기념관 앞 뜰에 피어있는 꽃들.
양재 시민의 숲 건너 소공원으로 왔다.
이건 인터넷에서 빌려온 것.
522명의 영혼을 기리는 충혼비 앞에 서서 경례를 부친다.
50년대 초 그들의 나이가 겨우 이십대이었으니 지금은 생존자가 몇분이나 살아 계실까?
다음번 추모 행사에는 한번 가보아야 겠다.
안다만 대한항공사고 위령탑
502명이 숨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위령탑.
여기는 이따 열리는 AT center의 코스프레 경연장 준비로 바쁘다.
과연 이런 애들이 유격 백마부대란 이름이나 들어 보았을까?
허공을 향하여 포효하듯 서있는 동상을 올때 다시 한번 들러본다.
집으로 가는 길에 '산동 칼국수'에서 만두를 사서 가자. 해서
아직 정식 문은 11시에 연다고 하여 포장을 처는 기다리고.
뒷골목에 생긴 이자카야는 츠바키, 동백이란 뜻.
곧 한번 와볼 예정이다.
첫댓글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일본에 대한 감정이 많아서 감히 일본어를 쓰기 힘들었을 터인데, 요즘은 일본어 간판도 거리낌 없이 쓰니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일본을 알고 지내야 한다는 사람들을 친일파라고 벌떼처럼 욕하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