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삼희의 환경칼럼] "전력 붕괴 다가온다"는 전문가 그룹의 경보 발령
조선일보
한삼희 환경칼럼니스트
입력 2024.07.12. 00:10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4/07/12/U7JQRC64HVEGRD4UXKXFWJXZN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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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전력 수급을 이렇게까지 비관적으로 보고 있을 줄
"향후 10년 빅 쇼크 온다"
대개조 필요하지만 뭣부터 매듭 풀지 앞이 캄캄
지난 5월 8일 강원도 동해. 송전선 부족으로 가동을 멈춘 석탄화력발전소 모습. /김지호 기자
지난주 에너지 전문가들의 토론 모임에 참여했다. 10여 명이 자리를 같이했고 일종의 스터디 모임이어서 가식 없는 얘기들이 오갔다. 단국대 조홍종 교수가 발제를 맡았는데, 5월 31일 공개된 전력수급(15년)기본계획 실무안이 테마였다. 2038년까지 태양광·풍력을 현재의 5배(23GW→115GW)로 늘리고 대형 원전 3기를 더 짓겠다는 계획이다. 토론에서 “계획이 실현될 거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 여러 차례 나왔다. 전문가들은 안정적 전력 공급 전망을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향후 10여 년 사이 무슨 큰 사태가 벌어질 것 같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할지 막막하다고들 했다.
발제자 조 교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얼마나 엄청난 전력을 쓰게 될지 설명했다. D램 메모리 웨이퍼 생산 과정에서 12인치 웨이퍼 한 장 만드는 데 14~21MWh 전기가 필요하다. 하루 2000~3000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클린룸 4개짜리 팹(공장) 한 곳에서 대형(1.4GW) 원전 1~2기 발전량(하루 28~63GWh)만큼의 전력을 쓰게 된다. 이런 팹을 하이닉스가 4곳, 삼성전자가 6곳 구축한다는 것이다. 다 구축되면 현 국내 수요의 20% 수준 전기가 필요하다. 요즘은 클린룸 8개짜리 팹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반도체뿐인가. 전기차, AI 데이터센터 같은 전력 블랙홀도 등장하고 있다. 이 막대한 4차산업 전기 수요를 어떻게 맞추느냐는 것이다.
전임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 ‘2050년 탄소 중립’이란 대말뚝을 박아놨다.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데 그걸 무탄소 전력으로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2021년부터 태양광 증설 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쉬운 입지의 ‘낮게 달린 과일’이 고갈된 것이다. 태양광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이격 거리 규제(도로·주거 밀접지 일정 거리 이내 태양광 제한)가 완화돼야 한다. 지자체들이 주민 의견을 반영해 조례로 시행하고 있는 걸 어떻게 바꿀지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서 국내 전기의 45%를 쓴다. 대부분 석탄·LNG 전기다. 전영환 교수(홍익대)는 “그걸 무탄소 전원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수도권에 원전이나 태양광 지을 게 아니라면 다 지방에서 가져와야 한다. 무슨 방법으로 하느냐”고 했다. 전 교수는 “(태양광·풍력을 5배는커녕) 10GW라도 늘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지방 태양광 단지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낼 송전망이 없는데 누구더러 태양광을 더 지으라고 하느냐는 것이다.
동해안 8개 민간 석탄발전소가 올 들어 발전 제약으로 입은 손실액이 3000억원이라고 한다. 송전망이 포화되자 원전 전기를 먼저 보내려고 석탄발전소엔 송전선을 개방하지 않는 것이다. 진작 개통됐어야 할 동해안~신가평 HVDC 송전선 건설이 지지부진한 탓이다. 모임 브레이크타임 때 한 참석자는 “HVDC는 원전 전기를 운반하겠다며 짓기 시작했다. 그걸 성사 못 시켰으면 원전 가동을 멈춰야지 왜 석탄발전소를 못 돌리게 하냐”고 했다. 토론에서도 “(편의적 송전망 운용이) 결국 공정 거래 이슈, 또는 사법적 문제로 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준 교수(서울과학기술대)는 “(태양광·풍력 전기만 쓰자는) RE100이 현안인데 대만 TSMC는 해상풍력 전기를 kWh당 150~170원에 공급받을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전력 경매 시장에서 사려면 200원 넘게 든다”고 했다. 기업이 그거라도 사고 싶어도 발전사들이 재생 전력 의무 비율을 채우려고 모두 걷어가는 바람에 기업은 살 수도 없다는 것이다. 조영탁 교수(한밭대)는 “경매 제도 활성화로 재생 전력 가격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했다. 한전이 독점한 전기 판매 부문을 개방하지 않으면 태양광·풍력으로 변동성이 높아진 전력 수급 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는 건 일치된 견해였다. 하지만 발제자 조 교수는 “민영화의 ‘ㅁ’ 자만 나와도 분위기가 뒤집어진다”며 구조 개혁은 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또 송전망 정상화에 100조원은 필요한데 200조원 부채의 한전으로선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2035년쯤, 또는 그 이전이라도 허약한 전력망과 한전의 천문학적 부채로 뭔가 거대 충격에 직면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정부가 전기 요금을 틀어쥐고 발전 설비 증설 하나하나까지 개입하는 중앙집권적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직적 구조로는 위기 극복이 요원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공무원 사회는 1~2년 자리 지키다 가겠다는 보신주의가 여전하다. 정치 싸움 선수인 국회는 전력망특별법, 해상풍력특별법 같은 제도적 해법을 방치해왔다. 토론을 보고 갖게 된 느낌은 전력 붕괴의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폭탄 돌리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austinted
2024.07.12 01:41:41
문제인 정권도 전력전선 설치가 최악이었지 다 받네 후자가...한전가격인상 누르고 그러더니 적자기업이 어떻게 전선을 깔겠어... 뿌린데로 걷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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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7.12 06:23:38
한국은 대정전 막으려면 원자력 발전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풍력 등은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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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여인
2024.07.12 07:21:58
좌파가 정권을 맡아서 나라 발전 시킨걸 못봤다. 우파정권에서 만든 정책으로 잘 살고 있는 것도 모르고 좌파를 지지하니 아직 더 고생해야 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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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2024.07.12 03:34:41
관리자가 비속어/비하 사유로 삭제한 100자평입니다.
리탱크
2024.07.12 06:59:48
훌륭하신 기자님들 ~ 아니 밀어부치는 민주당이 입법 일당독재인데 왜 싸움질만 발동걸고 이런 법은 외면하나 국회를 욕할게 아니라 민주당을 욕해야 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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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소리
2024.07.12 06:44:56
나라에 해악을 끼치고 패악질을 한것이 이루 말할수가 없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했는지...... 그 이유라도 한번 들어보고싶다 문재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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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2024.07.12 07:56:48
어제 영국뉴스가 나왔다.. 전기료 폭탄에 노동당이 승리했다나? 전력민영화와 태양광,풍력고집하다 정권내줬다던데.. 우린 그쪽으로 가야하나? 현시대에 많은 전기를 공급할수있는건 원전 뿐이지않나? 더좋은 기술이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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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방미인
2024.07.12 08:24:33
포퓰리즘에 젖어있는 야당이 있는 한 재원이 고갈되어 전기생산을 거의 불가능르로 만들것이 확실하다. 표만 된다면 전기생산설비에 들어가야 할 돈도 마구 퍼줄텐데 뭔 수로 전기생산을 늘릴 수 있겠는 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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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심가득
2024.07.12 06:52:38
용인에 반드시 반도체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단정하에 이런 일을 논의하는게 의아하다. 전기가 않되면 공장은 않되는거지 무슨 흰소리냐. 용인에 공장 돌리고 서울에 불랙아웃 당할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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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혀
2024.07.12 06:51:35
덤프트럭에 소형핵발전소 싣고댕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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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전
2024.07.12 06:47:47
어떻게 되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송전선 하나만이라도 막힌 물고를 뚫어라. 분산발전, 연료전지 등을 고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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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opro
2024.07.12 08:50:49
정치가..나라를.망친다....정치인 대 개혁.국민이.정신차려야 할때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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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2024.07.12 06:15:00
관리자가 비속어/비하 사유로 삭제한 100자평입니다.
편한사람들
2024.07.12 08:48:04
문재인의 탈원전계획으로 전력수급에 문제가있음을 확인됐다.탈원전 복귀와 전력수급을 위해서 우선은 강원도에 지어져있는 화력발전도 쓸수있도록 송전설비를 빨리 구축하자. 그리고 원전의 활성화를 계획대로 밀고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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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2024.07.12 07:50:40
그래서 그냥 있겠다는 토론인가? 지난 정권에서 잘못하고 있을때 말한마디 제대로 했는지도 의심스럽다. 그쪽 분야에 전문가라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서 방법을 찾고 방향을 설정하면 될 것인데 그런 조직에는 들어갈수 있는 자격은 못되나보다. 항상 문제가 되면 조잘된다. 그렇게 전문적인 지식과 현상을 알면 해결책으로 내놓고 정부와 잘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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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하자
2024.07.12 07:38:03
관리자가 비속어/비하 사유로 삭제한 100자평입니다.
진초이
2024.07.12 08:21:32
재앙이 이 인간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 법정에 세워야 한다. 국정을 망친게 한 두 가지 래야지. 안보, 전력, 국가부채 급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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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만이
2024.07.12 08:08:19
태양광사업으로 중국인들 배만부르게한 양산 문어벙과 돼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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