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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할머니 |
김정현 | 서울시 성북구 |
독일 시골에서 길을 잃었다. 지도를 보는데 한 할머니가 밝은 얼굴로 다가왔다. "학생, 도와줄까요?" 독일어를 배우던 나는 학생에게도 높임말을 쓰는 할머니에게 놀랐다. 수도원 가는 길을 묻자 친절히 알려줬다. 감사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데 할머니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우리 집이 근처인데, 과일 먹고 가요. 수도원은 금방이니 천천히 가도 될 거예요." 할머니의 집은 무척 아름다웠다. 길게 펼쳐진 정원과 작은 수영장, 귀여운 정원 용품이 있는 창고까지. 내리 쬐는 햇빛도 나를 반기는 것 같았다. 할머니의 이름은 리나였다. 할머니는 집 안에서 한가득 과일을 들고와 깎았다. 그리고 책 한 권을 내밀며 읽어 보라고 했다. 서툰 발음 때문에 읽는 내내 할머니가 같이 읽으며 발음을 교정해 줬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내가 독일어를 참 잘한다며 웃어 줬다. 책을 읽다 말고 말했다. "할머니, 사실 전 쉬고 싶어서 독일에 왔어요."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았다. "힘들 땐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봐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할머니는 덧붙였다. "난 흘러가는 대로 살아요. 자연을 보면서, 내가 늙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그렇게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살 거예요." 할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할머니는 정말 멋진 분이에요." 리나 할머니의 그 환한 웃음과 친절은 오랫동안 자연과 함께 살아왔기에 가능한 것 아니었을까. 독일을 떠나온 지금, 나는 눈물이 날 만큼 힘이 들때면 밖으로 나가 리나 할머니처럼 자연 속에서, 나이 듦을 자연스럽게 여기며 살아갈 날을 그려 본다. ☆사소한 즐거움 50년간 15만 명의 환자를 진료한 정신과 전문의 이근후가 말했다. "살아 보니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좌우되는 일이 많았다. 세상은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곳이었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때때로 슬픈 일이지만, 사소한 즐거움을 잃지 않는 한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춤추는 희망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초등학생 춤 경연 대회, 파란색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소년이 나타났다. 아이는 파트너와 함께 당당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대회가 끝나고 우승자의 이름이 불렸다. "로만 올렉시우!" 복면을 쓴 아이가 앞으로 나가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1년 전, 로만이 엄마와 병원에 갔을 때였다. 러시아 크루즈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도심을 공습했다. 로만은 전신에 화상을 입었고 팔이 부러졌으며 머리에는 파편 조각이 박혔다. 그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어머니를 비롯한 스물일곱 명이 세상을 떠났다. 독일에 있는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된 로만은 그곳에서 서른한 번의 수술을 받았다. 전신 마취 상태로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수술을 받은,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다행히 아버지의 극진한 보살핌, 의료진의 노력에 본인의 강한 의지까지 더해져 로만은 약 1년 만에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얼굴과 머리, 손에 파란색 압박 붕대를 둘러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했다. 어려서부터 음악과 춤에 남다른 열정을 지녔던 만큼 춤 대회에도 참가하며 삶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금도 로만은 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을 오가고 있으며 모발 이식과 귀 교정을 위해 몇 년 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이는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됐다. 로만의 아버지는 아들의 앞날을 응원하며 말했다.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예요. 차근차근 해 나가면 분명히 모든 것이 잘될 거예요. 로만이 지금과 같이 계속 성장하고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길 바랍니다." 강수연 기자 |
Lian Ross - TAKE MY HAND (Official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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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공감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새봄의 기운 마니 받으셔서
뜻하시는 일들 잘 성취되시길
소망합니다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오늘도 좋은 글 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행복이 배가 되는 하루 보내세요
반갑습니다
핑크하트 님 !
다녀가신 고운 걸음
멘트주셔서 감사합니다 ~
편안하고 여유로운
오후시간보내세요
~^^
고맙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독일 리나 할머니는 정말 낙천적으로 사시는 분 같아요.
이런 심성을 가지신 분들은 오래 사신다고 그러던데...
우크라이나 전갱이 빨 끝나야 하는데
국민들이 너무 고통을 받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셔요.
감사합니다
바다고동 님 !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
옛 어르신들이 '속고 사는 게 인생이다'라고
말씀들 마니 하신 걸 기억합니다 ~
그래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내일을 기약하며 희망의 끈을
잡으려고 해 봅니다 ~
고운 밤 되시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