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장에서 점차 밀려나는 바그너 PMC
이전 게시글에서 누차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긴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작년 말부터 두드러진 이 행보는 단순히 용병회사의 대표라기보다는 더 고차원적인 것이었습니다. 최근에도 바그너 그룹 소속 미그기에 탑승해 바흐무트를 걸고 젤런스키에게 일기토(?)를 신청하는 방송을 그것도 라이브로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기준에는 사람 목숨 오고 가는 전장에서 무슨 유치한 작태인가 싶지만 이 행보 하나하나가 러시아 정계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러시아 정계 나아가 푸틴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직전 게시글에서 설명드렸듯 동부전선의 주요 전장에서 바그너 그룹의 병력이 러시아 정규군 병력으로 교체되고 있습니다. 그간 충격보병대 용도로 인력을 갈아넣어서 밀어붙이던 바그너 그룹을 배제시키는 중입니다. 스바토베-크레미나 쪽은 이번에 러시아 정규군 3개 사단 정도가 증원되었고 바흐무트 전선에서도 점차 정규군으로 교체되는 추세입니다. 다만, 바흐무트 축선은 바그너 PMC 병력 구성비가 높았기에 점진적으로 정규군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정규군 병력 부족으로 인해 혼성운영 중입니다. 그간에는 정규군은 정규군으로만 운영하였으나 이제 작전 시 정규군과 PMC를 같이 운영 중입니다.
2. 선전중인 바흐무트
직전 게시글에서 바흐무트 북부 크라즈나 호라가 날아가며 확보된 도로가 한 개뿐이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바흐무트 포위가 진행 중이었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군이 반격하여 남서쪽에서 공격하던 러시아군을 T0504 도로 방면에서 남쪽으로 수킬로미터 후퇴시켰습니다. T0504 도로는 안전이 확보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부 쪽 크라즈나 호라 역시 현재 러시아군이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 간에 상반된 주장이 있고 실제 전장도 모호합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크라즈나 호라에서 영향력을 상실한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상기 언급한 바그너 PMC 배제 추세에 의해 바흐무트 쪽 전선의 러시아군 집중도가 유지될 것인지 의문입니다. 현재도 솔레다르 함락 직후 보여주던 공세는 유지하지 못한 채 일부 전선에서 밀리는 추세입니다. 현재 바흐무트 주변에서는 격렬한 교전이 매일 벌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바흐무트 전선은 안정화 추세라는 미군 측 분석입니다. 전선에서 사람들이 갈려나가지만 전선 변화는 없다는 것이죠. 남서쪽과 남쪽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성공하여 러시아군이 뒤로 물러선 상태입니다. 북부 쪽은 크라즈나 호라 상실 이후 큰 변화가 없습니다.
3. 우크라이나의 주력전차교체
전쟁 발발직전 우크라이나군의 주력 전차는 T-64 계열이었습니다. 개전 이후 양측의 전차 손실율은 엇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손실대수는 러시아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생산대수보다 어마어마한 손실대수로 기존 보유 대수를 충당하는건 몇 년 안에는 꿈도 못 꿀 상황이며 현재 서방의 제재로 인한 정밀기기 생산제한으로 생산대수와 품질저하가 불가피하고 이미 다운그레이드 된 전차들이 일선에 배치 중입니다.
이 와중에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는데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개전 전보다 전차대수가 100대가량 증가했고 기존 T-64 계열에서 T-72 계열로 교체 되었습니다.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기존 우크라이나 전차는 파괴되었고 러시아 노획전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과거 동구권 유럽국가들의 지원도 한 몫 했습니다.
4. 완편제대가 부족한 러시아
러시아는 작년 전쟁 간 큰 실수를 범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완편제대를 운영하기보다 각 제대 예하부대수를 유지하기 바빴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고하면 100명의 보충병이 지원되면 이를 피해가 심각하거나 병력이 필요한 제대에 보내 그 제대를 완충시키는 대신 100명을 20명씩 나누어 전멸해서 사라진 5개의 제대를 다시 만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상식선에서 보충병으로 완편제대를 만들었습니다.
이 판국이니 단대호 상에서는 우크라이나 중대와 러시아 대대가 교전이 붙었으나 러시아 대대가 녹아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죠. 100명을 완편 시켜서 교전 시 10% 정도의 손실만 볼 것을 20명씩 나워서 5개 제대로 전투를 벌여 다시 전부 전멸하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던 겁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입니다)
러시아는 작년 말부터 BTG의 한계를 깨닫고 이제 여단편제로 병력을 운영 중이나 병력충당률이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도표에서 보이듯 북부 스바토베-크레미나 전선의 러시아 제47전차사단과 제18기관총포병사단(이 명칭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은 예하 전차연대 정원의 30%만 운용 중이며, 유명한 제90 전차사단은 한 개 여단만이 60%의 전차운용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 다가오는 대공세?
전장의 상황이 모호해졌습니다. 혹자는 러시아의 대공세가 현재 진행형이라고도 하고 아직 준비단계라고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직 준비단계라고 보고 있습니다만 지속적으로 언급했듯 지금이 준비단계라면 현재 돈바스 전 전선에서 보여주는 무의미한 공세는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의문입니다. 2월 말 특히 24일 전후에 그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작년 2월 말 우크라이나를 대대적으로 침공한 러시아는 '라스푸티차' 라는 자연방해물에 막혀 한동안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올해도 라스푸티차는 작년과 같은 기간에 예정되어 있고 바로 그 기간에 러시아는 대공세를 준비 중이거나 이미 하고 있습니다.
서방의 전차공여 이전 국면전환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이나 상당한 악수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쪼록 오늘도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참고자료 : 네이버 블로그 오로라, 네이버 블로그 보리나무 성환, liveuamap.com, militaryland.net
첫댓글 t64는 t72보다 우수한 전차로 알고 있는데, 개량 문제일까요?
T72가 러시아 T72B3 손실율이 높았기에 이거라고 기준하면 기존 우크라이나가 운용하던 노후 T-64 보다야 낫다고 판단 하긴 했는데 스펙상보면 전통적으로 64/80라인을 72/90라인보다 높게 쳐주긴 하더라구요. 다만 72/90라인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중이었기에 단순비교는 힘들긴 할 것 같습니다. 본문 내용은 그냥 64가 터져나가고 72를 주어썻다라고 해석하시면 되겠네요. 수정하겠습니다.
@다크킬러 아, 감사합니다!
이게 대공세가 아니라면 그나마 우크라이나 방어선의 전력 소모 유도후 대공세 시전이라고 생각할수 있겠는데 저게 대공세라면 어처구니가 없을것 같네요.
근데 바흐무트 빼고는 다 잠잠한건가요?
남부 자포리자는 직전 게시글에 썻듯 전차 3~40대, 장갑차 100여대 터져나가면서 말아드셨고 스바토베-크레미나 축선은 3개사단 증원되서 질량으로 쭈욱 미는 추세인데 예기가 없고 뭐 딱히 눈에 띄는 변화는 없습니다
@다크킬러 그럼 러시아는 바흐무트랑 스바토베-크레미나에 집중하려나...근데 쭈욱 미는 추세인데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고요?
@paul1117 육중한 덩치로 전선을 밀고 있는데 전선이 뒤로 안 밀려요..등치가 있으니까 뒤로 밀리긴 할 거 같은데 탄성있는 매트처럼 다시 튕겨나가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다크킬러 ...보통은 그정도 질량으로 쭈욱 밀면 무너지는게 정상아닌가 싶은데...설마가 사람잡는다지만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그래온지라 진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paul1117 육중한 덩치는 맞는데 본문 4번 관련으로 어깨뽕이 심한 등치 라서 실제 타격력이 떨어지는 듯
@다크킬러 ...진짜로 다크킬러님 말과 달리 지금하는 공세가 그렇게 떠들던 대공세라면 진짜 폭소할지도 모르겠군요.
서방에서 전차보낸것등이 도착하기전에 뭔가 확실한걸 하고 싶나본데.그렇게 해서 우크라이나의 협상 의지를 불러오진 못해도 적어도 자신들이 이길수 있다든지 질질 끌수 있다든지를 보여줘서(실제로 24년까지 러시아가 버티다가 미국에서 트럼프가 이기면 미국이 빠져 러시아가 이길거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본.아 물론 저나 다른 사람들이나 비판했습니다) 서방이 이탈하게 만들든지 하고 싶을텐데.
그건 다르게 말함 실패하면 작년과 같은 우크라이나의 대공세는 불가능할지 몰라도 손해 어떤식으로든 볼수밖에 없다는건데 과연 결과는...?
@paul1117 24년까지 버틴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제로긴 하죠 ㅋㅋㅋ 일단 공화당 후보 대통령이 트럼프가 될지 론이 될지 아니면 그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르니깐요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가 되어 이긴다고 해도 바로 빠질수도 없을테고 이미 그때쯤이면 미국이 빠져도 유럽은 안빠질듯 싶을거 같아요~ 거기 동부에 리튬을 비롯한 자원도 풍부하던데 말이죠 ㅋㅋ
@카르셀리아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그것도 그거지만(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후보가 될지도 의문인데 되도 지는걸로 나오는) 당장 러시아가 24년 말에 대선 치뤄지고 25년에 임기 시작해야 하니 2~3년 정도는 최소한 현전선 유지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겠냐?이긴 합니다.ㅋ
@paul1117 그러게 말입니다 ㅋㅋㅋ이미 22년도에도 박살나서 23년에도 이러는데 24?25년에도 과연…뭔가 동등하게 전쟁하는 느낌도 아닌데요…ㅋㅋㅋ
@카르셀리아 당장 러시아가 버티는건 걍 쪽수 하나 뿐인것 같은데 그때까지 쪽수 유지가 가능하냐인데 못하면 망하는거고.
설사 되서 기적적으로 버틴다 해도 트럼프가 못이기면 그것도 땡인데 어떻게 해야 확신하는듯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신기한.ㅋㅋ
뛰어난 음악가가 사후 불명예스럽게 파시스트들에게 먹칠을 당하네.. 뭐 본인성향이었으니 자업자득이긴 하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