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이 기다려지는 진짜 이유가 하나 더 있단 사실을 아십니까? 그건 바로 다음날 새벽부터 벌어지는 '블렉 프라이데이' 세일 때문이죠. 추수감사절이 지나면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는데요. 이때 필요한 선물을 준비하기에 이날의 세일은 정말 요긴합니다. 종류와 양도 엄청나지만, 무엇보다 입이 딱 벌어지는 건 가격. 일단 세일을 대비한 가짜 가격표 없고요. Door Buster 라고 해서 새벽에 내점하는 고객을 위해선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격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전날부터 줄 서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단 어떤 세일이 진행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죠. 추수감사절 아침이면 엄청난 두께의 신문이 집으로 배달됩니다. 그리고 그걸 열어보면 이런 보물지도들이 막 떨어지죠... 츱! 아~~~ 침 나온다... 월마트는 새벽 세일을 5시부터 시작합니다. 오늘 날씨 진짜 추운데 줄서는 사람들 고생 좀 하겠네요. 그러나 저 가격을 보면 그런 고통쯤은 바로 극복이 되는.... LG 42인치 LCD HDTV가 478 달러. 죽입니다. 카메라도 평소의 3분의 1 정도 가격으로 나왔군요. 무엇보다 랩탑의 가격은 획기적입니다. 15.6인치 HP 랩탑이 300달러가 채 안되는... 가전제품의 강자 베스트 바이는 그 줄이 엄청날 것이므로 과감히 패쓰. 대신 오피스 맥스를 둘러봅니다. 여기도 가격 괜찮군요. 삼성의 야심작 갤럭시 탭도 세일 상품으로 나왔습니다. 1년 약정에 399달러. 저정도면 싼 건가요? 한국 가격을 모르니.... 가전제품만 세일을 하는 건 아니죠. 거의 모든 가게들이 세일을 한다고 보면 아주 정확합니다. 타이거 디렉트라고 주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를 하는 곳인데, 최근엔 직영 판매점을 곳곳에 오픈하고 있죠. 역시나 다양한 상품과 공격적인 가격이 맘에 듭니다. 때를 틈타서 총도 세일을 한다는 거 아시는지.... ㄷㄷㄷ 하여간 이들의 총 사랑은 정말 못 말리는... 각종 무기(?)들이 판을 치는 전단지. 화려하군요. 야성분들 입 벌어지는 세일도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가전제품의 또 하나의 다크호스 프라이스입니다. 여기도 세일 장난아니죠.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각 점포의 세일 품목들이 모두 비슷비슷해 보여도 조금씩 사양이 다 다른다는 것.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는 정말 가격대 성능이 천차만별이므로 사전에 미리 잘 살펴보고 방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붐비는 대형업소는 피하는 것도 아이디어입니다. 큰 할인폭의 세일품목들은 대개 수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베스트 바이나 월마트의 경우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죠. 이럴경우 비슷한 사양의 품목을 파는 덜 붐비는 작은 업소를 찾는 것도 방법 되겠습니다. 제가 찜한 품목들을 소개해 볼까요. 알단 집안 장식용 포이세티아. 진짜루~~~ 싸군요. 밤세워 줄을 서는 건 더 이상 할 생각이 없기에 넉넉한 양을 가지고 있는 품목들 위주로 쇼핑 리스트를 정리합니다. 집안 곳곳을 수리할 때 편리한 전동공구 하나. 직업상 비행기 여행을 자주 다니니 꼭 필요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해드폰. 예원이 좋아라 하는 트리도 하나 봐야겠군요. 만약에 떨어지면 대체할 품목도 미리 찜. 그러나 문제는 역시 시간입니다. 대개의 세일이 11시 이전에 끝나니 정말 부지런해야 하는... 암튼 그런저런 쇼핑을 혼자 마치고 오후에는 가족과 함께 아울렛 몰로 쇼핑을 갑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대비해 울 공주님 옷이난 좀 사려고요. 콩나물처럼 막 자라는 예원이 작년에 산 옷들이 죄다 작아진... 그래도 오늘만큼은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예상은 했었지만, 이미 몰 바깥쪽 도로 양쪽까지 차량들이 모두 메운 상태... 잔디밭 위에까지 주차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완전 버글버글 대겠군요. 그래도 제가 이렇게 여유가 있는 이유는 예전에 이 쇼핑몰에서 잠깐 장사를 했었기에 비밀통로를 알고 있어서죠. ㅋㅋㅋ 사람들은 항상 다니던 길로만 다닌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전 그 반대를 노리는 겁니다. 직원들만 아는 비밀의 통로가 있으니까요. 물론 그쪽도 좀 밀리긴 합니다. 와~~~ 사람들 진짜 많네요. 덕분에 무시히 몰 안쪽에 주차를 했습니다. 이제 느긋하게 쇼핑을 하면 되지요. 먼저 제 구두 하나 장만하려 신발 매장에 들릅니다. 벌써 한바탕 휩쓸고 간 흔적. 질서를 잘 지키는 미국인들이지만 이날 만큼은 예외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네요. 예원이는 항상 같은 곳에서 옷을 삽니다. 이 브랜드가 디자인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기에... 얼마나 좋은지 인도에서도 쇼핑을 오셨네요. ㅋㅋㅋ 한쪽에선 예원이와 엄마가 한창 실랑이중. 크면서 자기 주장도 점점 세지고 있는 중... 여기도 어김없이 전쟁의 상흔이... 그 와중에 밖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집니다. 엄마가 쇼핑하는 동안 아빠랑 구경나온 예원이. 합창하시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예원이에게 제안을 하나 하시네요? 그리곤 저 방울을 쥐어주십니다. 함께 연주하겠냐고.... 그러더니 저 어른들 사이에 껴서 즉흥연주 들어가는 예원. ㅎㅎㅎ 하여간... 뭐 빼는 거 없는 녀석입니다. 악보도 같이 봐가며 연주하는... 구경하는 다른 아이들도 신이 났네요. 오늘은 어딜가나 이런 광고판들이 윈도우을 도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산대에 줄서는 사람들도.... 저거 언제 계산 끝나고 집에 갈런지... 오늘 하루 엄마 아빠는 곳곳에서 득템을 위한 전투를 벌입니다. 쌀 아빠도... 그러나 아이들에겐 지루한 기다림의 연속이죠.... 아~~~ 세일은 즐겁고도 힘든 것이어라~~~ 계속해서 몰려드는 사람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쇼핑. 그래서 예원이와 저는 푸드코트로 향합니다. 엄마가 맘 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또 예원이도 신나고... 요렇게 프레즐 하나 쥐어 주었더니 금새 화색이 도는... 아고~~ 귀여운지고... 그러다 산책나온 산타 할아버지도 만났습니다. 작년에 그 분이시더군요. 예원이도 알아본... 케인캔디도 한 주시고... 예원이는 프레즐 한 입에 망중한을 덜어 봅니다. 그 사이 슬슬 해가 저물어 가는군요. 여전히 유명상표 매장에는 사람이 그득합니다. 손마다 한아름씩 보따리를 들고... 덕분에 크리스마스는 조금 풍성해지겠군요. 불경기가 지속되는 통에 사람들의 주머니가 예전보다 가벼운 요즘. 그래서인지 이날 아울렛 몰은 더더욱 붐볐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아까와는 반대로 빠져나가는 전쟁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전 지름길로 대피를... 그리고 차들이 밀리는 길 사이로 유유히 빠져 나옵니다. 집에 와보니 벌써 이웃들이 크리스마스 라잇을 켜 놓았네요. 이제 눈만 오면 되는 건가요? 넉넉하지는 않지만 나누는 기쁨이 있어 늘 따뜻한 추수감사절 연휴. 그리고 블렉 프라이 데이가 있어 그 기쁨이 더하지 않나 싶습니다. |
출처: 이실직고의 oN aIR~~~USA 원문보기 글쓴이: 예원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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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모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