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협의회임원연수 프로그램 중 이황우 님의 강의
"시민운동과 어린이도서연구회, 그리고 나"를 듣고
협의회 임원연수는 이른 10시에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송탄모임의 신입회원교육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오전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점심시간부터 같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은 '솥단지~'라고 하는 식당에서 양푼에 나오는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두부가 동동 뜬 된장국도 시원해서 남김 없이 다 먹었지요.
오전에 있었던 이야기는 10시부터 참석하셨던 김혜경 님(총무)과 박정숙 님(봉사부장)으로부터 이미 정리된 내용을 전해들었습니다. 첫 번째 프로그램인 신입교육, 재교육 사례발표 후 우리 모임에서 참석한 세 분(박정숙, 조은주, 박혜정 님)은 보육원과 공부방 봉사를 다니시는 분이라 모둠 토론 때 모두 공부방 모둠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아, 총무인 김혜경 님은 저를 대신해서 오전의 대표자회의에 참석하셨다더군요.
점심 후에도 대표자회의 이어지기로 되어있다고 해서 심재은 지역국장님을 따라갔습니다. 하지만 오후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돌아가신 데다 강의시간도 임박하여 따로 회의는 못하고 강의실로 들어갔습니다.
강의실에는 강사님이 벌써 도착해 계셨습니다. 오후 강의는 이황우 님이 하시는 강의로 "시민운동과 어린이도서연구회, 그리고 나"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황우 님은 어도연 독서문화위원회에 소속되어 계시더군요.
1.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김중미 님의 《희망》이라는 동화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다음은 자료의 첫머리에 강사님이 옮겨놓은 글입니다.
희망이란 말은 슬프다
희망이란 말 속엔
현실의 아픔과 슬픔이
너무 많이 녹아 있다
(김종욱, 《우리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 2004. 5·6)
강사님이 질문을 하시더군요. "희망"의 이석이란 주인공이 과연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동화에 등장하는 선생님을 보면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그 아이는 그런 현실 앞에서 희망을 느낄 수 있을까.
강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문제아"도 그렇고 "희망"도 그렇고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동화작가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구요.
그리고 또 묻습니다. 이런 책 한 권을 들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가기 위해서 우리는 뭘 해야 하는가? (사) 어린이도서연구회 동화읽는어른모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국사회에서 지금 시민과 시민운동은 무엇이고, 어린이도서연구회와 그 회원인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2. 시민운동
강사님은 우리 나라에서 시민운동은 1987년 6월 민중항쟁 이후 환경, 여성, 소수자, 인권 등으로 관심이 기울여지면서 시작되었다며, 회원회비만 내고 실제 활동하는 인원은 소수일 뿐인 여타의 시민단체들에 비해, 전국적으로 모든 회원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어린이도서연구회는 25년의 역사와 함께 어디서나 당당할 수 있는 시민단체이니 자부심을 가지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한 예를 들어주셨는데요. 언젠가 텔레비전에 나왔다고 하더군요. 쓰레기 줍는 할아버지라고... 쓰레기만 계속 줍고 다니시는 할아버지가 한 분 계신데 여태까지 버린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이제부터는 죽을 때까지 쓰레기를 줍고만 다니겠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강사님 말씀이 아마 그 할아버지는 쓰레기를 아마도 버리지도 않았을 거라 하시더군요.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 말씀 하라고 하자 그 할아버지께서는, "그냥 나는 앞으로도 계속 쓰레기를 줍겠다"고 하셨답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한다는 그런 말이 아니었다구요.
그냥 줍는다... 그것처럼 시민운동도 누군가를 위한 것, 내가 그걸 함으로써 이익이 생겨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3. 어린이도서연구회와 나
강사님은 어린이도서연구회와 나와의 관계를 이렇게 풀어주셨습니다.
(사)어린이도서연구회는 '어린이의 삶을 바르게 가꾸기 위하여 어린이독서운동을 활성화하는 여러 행사를 펼치며 어린이독서지도방법을 연구하고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겨레의 희망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 주기 위해 실천하는 시민운동단체이다. ..... 전국에 있는 동화읽는어른들은 모두 어린이도서연구회를 이루는 부분이며 전체입니다. 내가 곧 어린이도서연구회이며, 어린이도서연구회는 곧 나를 통해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전지구와 인류의 문제를 통찰하되 실천은 지역에서 할 것을 권유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이라크전쟁을 반대한다고 해서 전부 반전시위를 하러 이라크로 갈 수는 없습니다. 권정생선생님이 그러셨다는군요. 이라크전쟁이 기름 때문에 일어났으니 차를 덜 타서 기름을 좀 아끼는 것이 우리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반전노력이라구요.
그런 방법으로 어린이들의 삶을 바르게 가꾸기 위해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부터 실천한다는 것이지요. 우리 집에서부터 학교와 도서관, 공부방과, 사회복지관으로, '우리 아이를 넘어 온 세상 아이로'....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 어디서 보는가 하는 것도 생각해보라 하셨습니다. 전문 비평가와 같은 책을 보는 눈도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현장성을 바탕으로 하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즉, 책 읽어주기를 하고 나서도 반드시 독후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그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느끼고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동화구연 기술자가 아니므로 어머니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읽어주면 되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살고있는 집과 학교와 사회를 깊이, 더 낮은 곳에서 꿰뚫어 볼 수 있어야겠다고, 밑으로 내려가서 본다면 저마다 소중한 아이들임을 강조하셨습니다.
4. 마무리
강사님은 강의 마무리를 이렇게 하셨습니다.
희망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 현실에서 아이들 살을 가꾸는 실천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면 이는 글쓴이와 만드는 이, 이를 꼭 필요한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우리 회원들이 지금 여기에서 만들어가는 일이다. 나 자신을 위해 우리가 시민이 되어, 시민운동으로, 시민운동단체 어린이도서연구회와 동화읽는어른모임의 회원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폴란드 출신의 의사 '야누쉬 코르찰'의 말을 덧붙이셨습니다.
'어린이는 내일의 희망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 이미 이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
어린이를 미래를 살 사람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사람이다...'
이렇게 정리한 것을 강사님의 강의내용 정리로 보기에는 너무나 부족합니다.
다만 연수에서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나누기 위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다음에 이황우 님의 강의를 같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첫댓글 제가 채 정리하지 못한 것을 송탄 모임 회장님이 잘 정리하셨기에 경기남부 홈에서 퍼옵니다. 꼭 읽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생각을 해보세요. 각자 자기의 위상이 무엇인가,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부탁 드립니다.
운경씨 애 많이 써줘서 고마워요...그리고 오늘 채팅 좋았어요. 언제 밝게 열심히 하는 모습보면서 자극받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