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밤에 출출한데 떡볶이가 먹고 싶어 졌습니다.
옛날 여행자 시절 마산 부림시장에서 먹던 떡볶이가 생각났습니다.
시장 골목에 연탄하득에 떡볶이판을 올려 놓고 목욕의자에 삥 둘러 앉아서 먹던 마산 떡볶이!
오후 4~5시 정도면 골목에 즐비한 떡볶이 아주머니들은 파장이지요.
목욕의자에 앉으면 아주머니가 수저와 포크를 줍니다. 마음대로 먹고 먹은 떡의 갯수만큼 돈을 주면 됩니다.
마산 떡볶이의 특징은 국물이 떠 먹을 수 있도록 자작하고 파, 쑥갓, 양배추 등 야채가 풍부하죠.
가래떡으로 된 떡볶이를 하나를 먹던 두개를 먹던 국물과 야채는 공짜!
냉동실을 열어보니 마침 냉동실에 떡과 오뎅이 한장 있네요. 이것 저것 부재료도 재법 있고.
김장때 아차도에서 가져온 배추, 얼마 전에 카버 어머니가 따서 까온 싱싱한 자연산 굴,
그리고 주로 내가 국물 낼때 쓰려고 항상 준비해 놓는 건새우와 말린 버섯
우선 후라이팬에 물을 넉넉하게 넣고 고추장 한스푼과 물엿을 넣고 건새우와 버섯을 넣어 국물 맛을 냅니다.
어느 정도 국물이 끊여지면 냉동실에 딱딱한 떡을 먼저 넣습니다. 음식을 할때 이것 저것 순서를 생각하지 않고
한꺼번에 다 넣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재료의 신선함 만큼 중요한 것이
재료를 넣는 순서지요. 떡을 먼저 넣어야 국물이 짜지 않아도 어느 정도 전분이 우러나와 걸쭉한 맛을 주고 떡에
속까지 간이 베어 풍미를 더해주기 때문입니다.
떡에 어느 정도 간이 베이고 국물이 우러나왔다 싶으면 오뎅과 배추를 함께 넣는데 배추는 겆절이 하듯이 죽죽 찢어서
줄기가 흐물 흐물 할때까지 같이 익힙니다. 배추를 넣으면 국물에 시원한 맛이 더해지지요.
배추가 어느 정도 익으면 마늘, 대파를 넣는데 대파도 겆절이 하듯이 죽죽 세로로 길게 잘라 넉넉하게 넣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생굴 한국자와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굴이 익을 정도로 살짝만 익혀 주면 맛있는 굴 배추 떡볶이가 됩니다.
이때 국물은 떡이 삼분의 2쯤 잠길 정도로 자작 자작한 것이 좋습니다.
이제 오목한 접시에 국물과 야채 떡과 오뎅을 담아 맛있게 냠냠.... 아, 너무 꿀맛이네요. 밥이 있었으면 밥 한숫가락을 비비면
요즘 애들은 맵고 얼큰한 것 보다는 약간 단맛을 좋아하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애들도 너무 좋아할 것 같네요.
혼자 먹기 너무 아깝다.
맵게 먹을 때는 고추가루와 청량고추 한개를 넣어주는데 그냥 이렇게 먹으니 약간 달면서 순한 맛이 굴과 새우의 풍미를 더해
주네요. 특히 배추는 너무 맛있어요. 넉넉하게 넣어 맛있게 만들어 드시길... 그리고 배추가 들어갈때는 양파는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덜쩍지근해 지기 때문에...
혼자 먹기 아까워서 특급 레시피를 공개합니다. ^^맛있게 만들어 드세요.
첫댓글 뱃속에 아기가 호강하였겠네요. 그 집 나무꾼은 뭐하느라 맨날 선녀를 혼자 두시나? 나무꾼 하고 같이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텐데... 나도 갑자기 먹고 싶네. 우리 집에 가래떡 뽑아 놓은거 많은데... 이왕이면 사진까지 올려주는 센스, 부탁해요
저하테 너무 많은것을 바라지 맙시다.^^ 글쿠 카메라 잊어버렸어요. 핸폰으로 올리는 것은 안하봐서 모르겠구ㅠ ㅠ
이것저것 한 번에 넣는 사람 하니끼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 있네요 ㅎㅎㅎㅎ
국물맛 우리기 싫어서 나도 한 번에 주재료를 다 넣고 하는 편인데 이렇게 한 번 해봐야 하겠네요
돼지 목살 기름기 적은 것 넣고 하면 술안주로 좋습니다.
밥도 되고 술안주도 되는 돼지떡볶기
그 사람이 혹시 나는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