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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묵은 옛 맛 청주의 설렁탕·곰탕집 | ||||||||||||||||||
오래전 시장통, 터미널, 역 주변에 터잡아 지금은 추억으로 ‘리정식당’ 58년 개업 최고령, 육거리 ‘금강설렁탕’ 대물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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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개 무엇을 ‘처음 본 때’ 부터 선명한 자기 기억을 가진다. 요즘 삼겹살거리가 되어버린 서문시장을 처음 와 본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면 삼겹살 거리라는 간판을 본 엊그제부터 나이든 이들의 서문시장은 사라지고 그저 ‘삼겹살 거리’로 각인되어 그 아이만의 새로운 첫 기억이 된다는 말이다. 나의 오십년 전의 옛 기억 속에는 요즘처럼 다양해진 음식과 풍부한 먹을거리가 있을 리 없다. 석유등불로 늘 어두운 아궁이가 있는 부엌에서 나던 두부지지는 냄새나 청국장을 끓이는 냄새나 주전부리 대신 어머니가 볶아주던 따스한 콩 냄새와 밥 냄새가 맛의 기본으로 살아있을 뿐이다.
그러니 철들고 처음 맛을 본 중국요리나 서양음식의 기억은 선명하고 각별하기까지 한 것이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여러가지 맛을 찾아 헤매다가 이제 나이가 들며 묵은 옛 것이 그리워 입맛이 돌아온 듯 싶다. 오래도록 잊었던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은”의 국화꽃 같은 맛이랄까? 종일 국물 우려내는 대물림집 줄어들어 청주에서 오래된 곰탕집이나 국밥집은 대개 시장통 안에 있었다. 그리고 기차가 서는 역전과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가락국수집과 이웃해 있었는데 이제는 가게 앞에 큰 솥을 내걸고 종일 장작불로 끓여내는 대물림 곰탕집은 몇 남지 않았다. 기차역이 세 번씩이나 옮겨갔고 버스터미널은 그보다도 더 자주 옮겨 지금은 시 외곽지역인 가경동에 자리 잡았다. 젊은이들은 피자·햄버거·스파게티로 입맛을 옮기는 동안 오래묵은 설렁탕집도 그 숫자가 사뭇 줄어든 것이다. 그래서 묵은 옛 집은 찾기에도 힘든 골목에나 남게 된 것이리라. 내덕동 리정식당은 1958년 문을 연 오래된 설렁탕 육개장집이다. 이젠 손자가 운영하는 이 집은 여러 해 전 한국의 오래된 식당 100선에서 82번에 올라 아마도 청주에서는 가장 뼈대 있는(?) 식당인 것 같다. 입맛 까다롭던 돌아가신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곳이니 내 입에도 잘 맞는다. 육거리시장 안에도 오래 묵은 설렁탕집이 있다. 금강설렁탕 , 점심 무렵 성안길에서 육거리시장 장구경을 한 뒤 가끔씩 찾아가는 곳이다. 이 집의 특별한 점은 반찬이 오직 깍두기하나 뿐이지만 뚝배기를 남기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집도 뚝배기도 식탁도 미닫이문도 오래 묵었다. 지금은 봉명동으로 옮겨간 수산시장이나 오래 전 우시장이 인근에 있던 곳이라 장을 보러 새벽 길을 나선 장꾼들에게 꼭 필요했던 식당이었을 것이다.
서문동 오거리 족발골목 2곳남아 명맥 유지 그 많던 식당이 사라지고 또 매일 새로운 식당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 꼭 구름 같다는 느낌이다. 어쩌면 바람 같기도 하고. 서문동 오거리의 족발골목이 그렇다. 십여 년 전까지 저녁 무렵 왕족발집이 가득했던 서문동 먹자골목을 메우던 사람들이 바람처럼 지나간 뒤 지금은 구둣가게와 옷가게로 바뀌고 서문왕족발집과 장충동왕족발집, 두 집만 남았다. 작년부터 생겨나 풍성해지고 있는 서문삼겹살거리처럼 이곳도 족발골목의 옛 명성을 되살렸으면 좋겠다. 청주읍성의 西門이 생겼던 천년 전을 생각하며 소줏잔을 기울여 보고 싶기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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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골야마 친구들도 리정식당 국밥을 즐겨먹지 금관식ㄷ아,청주약국옆 간장 삼겹살 시오야끼의 원조도 언급하지.... 전통은 이어가야 할 우리의 덕목인데 잘읽고가요 . 건강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