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기차여행(역답사) - 여섯째 날(광주송정역/나주역)
1. 광주송정역
- 부전에서 목포까지 운행하는 ‘경전선’은 불균형하다. 부전에서 순천까지는 오전과 오후 그리고 밤까지 제법 많은 차편이 있지만, 순천에서 목포까지 이동하는 열차는 오전에 몇 개와 밤 시간에 하나가 있을 뿐이다. 이 구간에 있는 보성과 화순을 보려고 한 계획은 기차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포기했다. 기차가 자주 운행하지 않을뿐더러 경상도 지역의 있는 역들이 현대식으로 바뀐 반면에 전라도 쪽 역들은 아직도 오래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역들이 많았다. 아마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그러할 것 같지만 어둠이 내린 전라도 역들을 지나면서 몸의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듯한 불편함을 느낀다.
- ‘광주송정역’은 광주의 외곽이지만 광주지역 교통의 중심이다. 경전선뿐만 아니라 서울을 오가는 KTX노선이 자리잡고 호남선과 전라선의 많은 기차가 정차하는 곳이다. 광주에서의 하룻밤은 인터넷 숙박의 난점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호텔 닷 컴에 올라온 ‘한옥호텔’은 실제 위치도 찾기 어려웠고 도착해서 알게 된 것은 호텔이 아니라 ‘게스트 하우스’였다는 점이다. 게스트 하우스는 나름 아늑하고 가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좁고 답답하다는 점 때문에 별로 선호하지 않는 곳이다. 한참 헤매다 도착한 숙소가 ‘게스트 하우스’라는 것을 알게 되자 인터넷 검색 때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 광주송정역 주변에는 오래된 ‘1913 광주송정역 시장’이 있다. 떡갈비로 유명한 시장은 리모텔링 작업을 거쳐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50년도 넘은 오래된 가게임을 안내하는 문구도 보이지만 대부분은 최근에 만들어진 가게들이다. 어젯밤 밤늦게 도착하였고 숙소를 찾는라고 자세하게 보지 못했던 시장거리를 아침 일찍 천천히 걸었다. 간혹 폐점 간판이 눈에 띤다. 여기 또한 불황의 어둠이 지나가고 있다.
2. 나주역
- 최종 목적지인 ‘목포역’에 도착하기 전, ‘나주역’에서 내렸다. 나주역 주변은 도시의 중심이었다. 시청을 비롯한 많은 공공기관이 이전하였고 조금 더 이동하면 대규모 주택단지도 보였다. 진주역 주변에 숙박시설이 없었던 것에 비해 나주역에는 많은 숙박시설의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기차 시간에 맞춰 나주의 오래된 장소 나주읍성이 있는 ‘금성관’쪽으로 걸어나갔다.
-금성관으로 가던 중에 ‘LG화학’ 공장이 보였다. 그런데 의아스러운 점은 공장 주변에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을씨년한 분위기로 가라앉아 있다는 것이다. 공장은 문을 닫지 않는 것 같은데, 주변 상권은 몰락하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지방 공장 주변의 상권 몰락이 여기서도 진행되고 있는 듯하였다.
- 나주 읍성을 들어서니 오래된 성문과 성벽이 여행객을 환영한다. 읍성 내 소소하게 만들어진 문화시설을 답사하였다. 새로운 공간과 시간으로의 이동이다. ‘나주’는 영산강의 핵심 지역이다. 영산강 주변은 고대 독립적인 국가를 형성하였던 지역이라 한다. 또한 일본에서 발견되는 ‘전방후원분’이라는 독특한 무덤 형식이 발견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나주는 과거의 신비와 비밀이 담겨져 있는 오래된 도시이다. 오늘도 스쳐지나갔지만 나중에 제대로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 살펴보아야 하는 고장이다. 그 시간을 준비해야겠다. 최소한의 정보와 지식을 안내삼아 방문을 예약해 본다.
첫댓글 새로운 공간과 시간으로의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