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서럽다(인천in)
도시생활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 "개선하라" 촉구
2011년11월24일 14시00분
취재 : 이혜정 기자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서럽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근무 조건에서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실정이 개선될 기미를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처지에서 그저 가만히 있으라"는 얘기다.
인천지역 1000여 개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재활교사, 요양보호사 등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급기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인천시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사회복지종사자권익위원회는 최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가 시 재정난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2009년부터 동결됐다"면서 "이로 인해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올 3월 제정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따라 시가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경우 인천에만 1만2000명이 있으며, 이 중 4000명가량이 공공 또는 민간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정부 보조금을 포함해 시에서 월평균 170만 원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다.
인천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한 사회복지사는 "복지관 자체 사업은 물론 외부 지원사업도 늘어나다 보니 업무 시간 중에 기본 외근 업무를 처리하고 나면, 밀린 서류 업무를 해결하느라 야근을 하기 일쑤"라며 "동료들 눈치 때문에 휴가 한 번 마음껏 쓰기도 어렵다"라고 하소연했다.
사회복지사 김모(36)씨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좋아서 하고 있지만, 도시생활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료를 받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라고 말했다.
다른 사회복지사는 "업무는 과도한 반면 임금이나 복리후생이 열악해 지금 있는 사회복지직들도 사표를 쓰거나 이직을 하려고 한다"면서 "보수가 적어 복지직에는 남성 지원자들이 적다 보니 대다수 여성 복지직들은 구호물품을 지고 고지대를 다니는 등 육체적 업무까지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공무원 급료는 인상했지만 사회복지 종사자의 임금은 3년간 올려주지 않고 있다.
인천사회복지종사자권익위원회는 사회복지 종사자 인건비를 공무원 임금 인상분 수준으로 올려주고, 이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종합계획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인천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이 같은 요구 관철을 위한 1만 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인천사회복지종사자권익위원회 조민호 위원장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회복지 종사자의 인건비가 오히려 삭감됐다"면서 "시가 이런 어려움을 외면한 채 내년에도 재정난을 이유로 임금 동결을 강요하려 한다"라고 주장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회복지 종사자 임금 인상이 가능한지 재정여건을 분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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