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심혜숙, 이영희, 이미경, 이희경, 김선희, 최영아, 조행순, 신은향(신입교육) 이렇게 함께
공부한 책- 우리 개를 찾아주세요와 못된 개가 쫓아와요.
개가 나오는 책도 함께 보았어요.
개가 되고 싶어(리디아 몽크스, 중앙 벨이마주), 피터의 편지(에즈라 잭 키츠, 비룡소), 내가 찾던 바로 그 강아지 내가 찾던 바로 그 아이(에드 영, 중앙 벨이마주) 길잃은 앵거스(마조리 플렉, 시공주니어), 내 이름은 똥개(스티븐 마이클 킹, 국민서관)
개가 무서워요(볼프 에를브루흐, 사계절)
《우리 개를 찾아주세요.》,《못된 개가 쫓아와요!》
에즈라 잭 키츠, 팻 셰어 글 그림, 김경태 옮김, 베틀북,2002
(My Dog is Lost 1960)
리디아 몽크스 그림, 마이런 얼버그 글 시공주니어 2001
(Mad Dog McGRAW)
2009년 4월 1일
조행순
1. 에즈라 잭 키츠와 리디아 몽크스
눈 오는 날, 피터, 흑인 아이, 이민자, 꼴라주. 에즈라 잭 키츠 하면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어릴 적부터 미술에 탁월한 소질을 보였던 에즈라 잭 키츠는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하기 직전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생계를 떠안게 된다. 만화책 일러스트레이션을 하여 생계를 잇기도 하다 1954년 엘리자베스 허버드 랜싱의 책, Jubilant For Sure에 그림을 그리면서 어린이 그림책에 입문하게 된다. 1960년 《우리 개를 찾아주세요》를 시작으로 그림책 세계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1940년 라이프지에 실린 사진을 모티브로 피터라는 주인공을 구상하게 되고 1962년 《눈오는 날》을 그려 이듬해 칼데콧 상을 수상한다.
도장 찍기, 흩뿌리기, 마블링, 여러 꼴라주 기법( 색지를 사용한 꼴라주, 다른 인쇄물(벽지, 포장지, 사진을 이용한 포토몽타주)을 이용한 에즈라만의 표현법을 일컬어 혹자는 “꼴라주와 물감의 행복한 동반상승”이라 평하기도 한다. 주제 면에서는 어린이의 내적 세계에 관심을 두고 그림을 그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리디아 몽크스(마이런 얼버그)는 우리에게 낯익은 작가는 아니지만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작가이다. 우리나라에 출간된 그림책은 단행본으로 《못된 개가 쫓아와요》, 《개가 되고 싶어》(중앙 벨이마주), 《분홍돼지의 행복 찾기》(언어세상) 등이 있다. 밝은 수채화 배경에 꼴라주를 즐겨 사용한다.
꼴라주를 이용하는 그림책 작가의 원조격인 에즈라 잭 키츠와 비교해보아 상당히 가볍고 다양한 표현법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에즈라 잭 키츠가 꼴라주 방식으로 그림책을 만들게 된 것은 사진기술의 발달에서 기인한다. 레오 리오니의 작업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반세기 이상의 세월 속에서 꼴라주를 이용해 그림책을 만드는 방식도 다양한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데이빗 디아즈(연기자욱한 밤, 보림 )작품을 보면 캔버스천, 충전재, 신발밑창, 씨리얼, 비닐, 옷걸이, 은박지, 성냥개비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로렌 차일드도 대표적인 꼴라주 방식으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리디아 몽크스와 같이 영국출신 작가라는 점, 그리고 같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비견될 만하고 작품 경향도 유사한 점이 있다. 가볍고 밝고, 다양한 사진을 사용해 작업하는 것도 닮았다.
2. 개를 좋아하는 아이 (비교해보는 재미, 그림책 이야기)
개
개를 소재로 만들어진 그림책은 너무나 많다. 그 중에서 아이와 개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 하는 책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오늘 이야기 해 볼 《우리 개를 찾아주세요》는 개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에즈라 잭 키츠의 작품에는 개가 많이 등장한다. 그 중 《휘파람을 불어요》에 나오는 아이 피터도 개를 좋아한다. 피터는 강아지 윌리를 휘파람으로 불어보고 싶어 안달하는 아이이다. 그 피터와 윌리 사이에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뛰어넘는 끈끈한 그 무언가가 있다. 다른 책들을 함께 놓고 보면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눈오는 날》(1962)에 등장하는 피터가 조금 자란 모습이 바로 《휘파람을 불어요》(1964)에 나오는 그 아이이기 때문이다. 피터가 점점 자라는 모습은 《피터의 의자》(1967), 《피터의 편지》(1968), 《피터의 안경》(1969) 《고양이 소동》(1970)《애완동물 뽐내기 대회》(1972)를 차례대로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는 늘 피터의 가장 친한 친구 아치와 강아지 윌리가 등장한다.
《우리 개를 찾아주세요》는 개를 잃어버린 아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다.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후아니토와 다양한 나라에서 이민 온 아이들이 진정한 소통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개를 찾을 수 있을까 정말 그런 개가 있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처녀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에는 이전에 에즈라 잭 키츠가 만화잡지에서 아르바이트한 흔적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우선 캐릭터를 표현하는 법이나 다소 거친 선에서 그것을 알 수 있다. 색 대비를 통해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법도 이제 시작하는 작가답다. 개를 잃어버리고 그리워하는 아이의 마음을 붉은 색과 검정색으로 교차시켜나가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표지를 보면 이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지 또 누가 주인공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앞 면지에는 온통 붉은 벽돌 무늬의 왼쪽 아래에 까만 배경의 창문이 있다. 짝을 이루는 뒷 면지는 붉은 벽돌 무늬는 같지만 오른쪽 위로 창문 위치가 변해 있고 행복한 페피토와 후아니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의 진행방향을 보여주며 아래는 부정적 의미, 위는 긍정적 의미를 담는 코드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압권은 말을 탄 경찰관 등 뒤에 모습을 드러낸 온통 붉은 털투성이 개 페피토의 모습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했던 페피토가 그 모습을 드러낸 순간, 정말∼ 세상에∼ 하는 감탄사를 절로 내뱉게 된다. 그리고 페피토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모습 또한 너무나 재미있다. 첫 장에서 외톨이였던 후아니토가 마지막 장에서는 많은 친구와 함께 일렬로 페피토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덧붙여《내가 찾던 바로 그 강아지 내가 찾던 바로 그 아이》(에드 영, 중앙 벨이마주)도 함께 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로디는 강아지를 몹시 갖고 싶어 하는 아이이고 제트는 온종일 자기랑 놀아줄 아이가 주인이 되길 바라는 강아지다. 개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세상에 가득하고 그 개와 아이들의 이야기도 그만큼 무궁무진 할 듯하다.
3. 개를 싫어하는 아이
어릴 적 나는 개를 싫어하는 아이, 아니 개를 무서워하는 아이였다. 비둘기합창이라는 만화에 나왔던 독고탁의 모습이 나와 닮았다. 오남매의 막내였고, 우리 집에서도 개를 기르고 있었으니까. 아버지와 오빠들은 모르겠지만 엄마와 언니들 그리고 나, 우리 집 여자들은 모두 개라면 질색이었는데 어떻게 개를 키웠는지는 알 수가 없다. 개 밥 주는 일은 내가 자주 했던 것 같은데 멀찍이 서서 던지듯 주었던 생각이 난다. 그러다 물리기도 했던 것 같다.
《못된 개가 쫓아와요!》에는 컹컹이라는 개와 그 개를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 두려움은 여러 가지 모습과 색깔로 나타나지만 여기서 볼 수 있는 두려움은 어쩐지 가볍고 통통 튀는 느낌이다. 우선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색이 밝은 색이고 꼴라주를 이용하는 방식도 경쾌하고 아기자기하다.
“나는 못된 개 컹컹이가 정말 싫어요!”라고 말하고 있는 화자는 아이다. 그런데 아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야기 화자와 그림이 이야기 하는 것이 서로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는 온 동네 사람들이 이 못된 개 컹컹이 때문에 힘겨워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그림은 평온한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는 컹컹이를 이겨보려고 갖가지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런데 아이가 개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장면도 왠지 현실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대나무 다리 위에 서서 승리를 만끽하는 아이의 배경에는 재미있게도 달, 별, 행성, 비행기, 새, 구름 등이 있다. 사실적으로 그렸을 때 느낄 수 없는 아이의 마음이 배어있어 웃음이 난다.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면 컹컹이를 물리칠 수 있을 거라는 아이다운 단순한 생각도 재미있고, 바람에 뿌리가 뽑혀 날아가는 나무와 젖소의 모습에서 유머를 느낄 수 있다. 또 아이들은 다양한 그림 속에서 뭔가를 발견해내는 일도 좋아하는데, 다양하게 그려진 여러 마리의 고양이 모습을 보는 즐거움에 덧붙여 그 속에서 사자를 찾는 재미를 준 것도 리디아 몽크스 다운 발상이란 생각이 든다.
볼프 에를브루흐의 《개가 무서워요!》(사계절)도 함께 감상하면 좋을 듯.
함께 이야기 할 거리
▶ 개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해볼까요?
▶ 장난감처럼 돈을 주고 사서 기르는 동물과 나와 같은 생명을 지닌 존재로서의 동물은 어떻게 다를까요?
우리 개를 찾아주세요.hwp
첫댓글 와! 초고속이네요 책표지를 올려주시니 정말 좋네요^^
어쩜 똑같이 개에 대한 책을 찾았는데, 겹치는 게 하나도 없을까? 신기하다. 진짜 많네요. 여기있는 책들도 봤는데, 제목도 가물가물했고~~진짜 치매 맞구나...
<길잃은 앵거스> 재미있었어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네요^^
아! 저 책이다. 내가 찾던 바로 그 강아지~ 제목이 한참 생각 안나서 정책부 토론할때 말하다가 그냥 패쓰했어요ㅠ,ㅠ
역시 행순 선생님 많은걸 배움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