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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02
씬 1 카페 앞+차
견인차에 끌려가고 있는 민석과 유라의 차
기막혀서 멀뚱 멀뚱 끌려 가는 차를 바라보던 유라와 민석
유라 : (속상해서) 아으...(하는데)
민석 : (이미 견인차를 쫓아 뛰어가며) 잠깐만요! 여보세요 잠깐만요
유라 : (황당해서 뛰어 가는 민석을 잠깐 보다가 자기도 안되겠다 싶었는지 후딱 쫓아가며)
아저씨! 잠씨! 아저씨
유라와 민석, 여보세요! 아저씨! 등등 부르며 한참을 견인차를 뒤쫓지만 이미 멀어져버린 견인차
어느순간 둘 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헐떡거리며 허리를 굽어 서서 허탈히 보다가
민석 : (헐떡) 저게 지금 어디루 가는거죠
유라 : (헐떡 헐떡하며) 글쎄요
민석 : 헉헉헉헉..
유라 : (힘들어 죽겠고) 헥헥헥헥...고수부지로 가나
민석 : 헥헥헥헥...(유라를 보며 웃는)
유라 : (웃으며) 헉헉헉헉...
민석 : 아이고호...약속두 바람 맞구, 차까지 끌려가구.. 아 참! 물 쏟은거 괜챦으세요 (웃는 얼굴)
유라 : (피식 웃으며) 괜챦아요. (멋쩍어서 웃는)
민석 : 하하하하..
유라 : (따라 웃는) 헤헤헤헤
민석 : 택시 탑시다
유라 : 반반씩 내요
민석 : 오케이
씬 2 카페 안
민석, 시계보며 기다리고 서 있고
씬 3 카페 안
둘이 나갈 준비 하고 서서 대화
윤주 : 내가 괜히 미안하다 차까지 끌려가구
유라 : 할 수 없지 뭐 이따 전화할께
윤주 : (같이 가자는 줄 알았기에? 하는 표정으로) 그럴래
유라 : (아무렇지도 않게) 어! 저 사람하구 같이 가면 돼. 택시타구
윤주 : 으음... (밖에 서 있는 민석을 괜히 살피는 듯)
유라 : (괜히 머쓱해서) ...나가자? (먼저 휙 나가는)
윤주 : ...(따라 나가는)
씬 4 택시
앞좌석의 민석
뒷좌석의 유라
서로 어색해서 창밖만 보고 있다
씬4-1 견인 보관소 사무소
남자 : (왁왁거리는) 아니, 1시간도 안되서 금방 들어갔다 금방 나왔는데, 그렇게 확 끌구 가버리면
어쩌겠다는거요! 도대체 어디 차한대 세울대 없이 빡빡한 서울바닥에서 이건 정말 너무 한거 아뇨
왁왁 큰소리치는 남자 하나와 코대답도 없이 제 일만 보며 앉아 있는 직원
주춤 주춤 들어간 유라와 민석
왁왁 거리는 사람에게 기가 질려 둘이 멀뚱 멀뚱 쳐다보고 있는데
직원 : 몇번이예요
민석 : (놀라서) 네
직원 : 차 몇번이냐구요
민석 : 아, 예
씬 5 견인 보관소 주차장
유라, 차를 둘러 보며, 어디 긁힌데 없나 살펴보고 있는데
민석 : (오더니 인사하며) 저 그럼..
유라 : 예! 가세요 그럼
민석 : 아!...흐흐...예! (해놓고는 뒷걸음을 주춤 주저 하면서도 막상 못가고 서 있는)...(어색하다)
유라 : (눈 똥그랗게 보는)...?
민석 : (혼자 멋적어 웃는) 하하하. 예, 저 그럼
유라 : 네 안녕히 가세요. (꾸벅)
민석 : 예. (꾸벅 하더니 간다)
유라, 혼자 괜히 입을 뿌우... 해 보고는
자기도 뭔가 머쓱한지 어깨를 으쓱 하더니 차문을 열고 타려다가 민석을 간 곳을 본다
민석, 차를 탄다
유라, 차를 타고 시동을 건다
별 생각 없이 출발
씬 6 여의도 길
고수부지에서 막 올라오는 유라의 차
어느 신호 대기 앞
유라의 차가 이미 서 있는 민석의 차 옆으로 선다
민석, 모른채 앞만 보고 있는데, 유라, 모르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니 민석,
그저 그런가부다 하고 그냥 앞을 본다
그순간 민석도 시선을 느껴 유라쪽을 보지만 이미 시선이 어긋난 후
민석, 얼결에 반가운 척 손을 들었다가,
아차 순간 이미 날아가 버린 유라의 시선에 자기도 고개를 원위치 하며 혼자 무안해서 웃는다
신호 바뀌고 출발하기 직전 다시 민석쪽을 보는 유라
혼자 웃고 있는 민석의 얼굴에 괜히 뾰로퉁해서 입술 한쪽 삐죽하더니 출발하는 유라
혼자 웃는 얼굴로 출발하는 민석
갈림길로 우회전한다
백밀러로 민석의 차를 찾아 보는 유라, 차가 갈림길로 빠져 나가자, 괜히 한번 더 뾰로퉁...
씬 7 수빈, 진수의 작업실
커피잔을 주는 수빈
수빈 : 얼마
유라 : 견인료 3만 과태료 4만 합이 7만원
수빈 : 하이구! 속 좀 쓰리겠다 너
유라 : 엄청. (한입 먹는 커피잔을 내밀며) 야 싱거워
수빈 : 커피 없어. 그냥 마셔
유라, 샐쭉 째려보는데
수빈 : (비디오 테잎 정리하며) 윤주는
유라 : 윤주 뭐
수빈 : 화실루 그냥 갔니
유라 : 갔지? (무슨 소린가? 싶은)
수빈 : 같이 들르지
유라 : 어 (난 또 무슨 소린가 했다는 뜻)
수빈 : 바쁘대
유라 : 글쎄? 모르겠네
수빈 : 너 윤주 만났다면서
유라 : 어
수빈 : 지나는 길에 같이 오지 그랬냐구
유라 : 지나? 어딜 지나
수빈 : 어디긴 어디야 여기지
유라 : 그러니까 왔잖아
수빈 : 아니, 너 거기까지 같이 갔다면서 윤주랑, 지나는 길에 왜 같이 오지 그랬냐 그말이지 내말은
아이구 힘들어
유라 : 거기라니
수빈 : 거기
유라 : 거기
수빈 : 아, 관둬. 뭐 별것두 아닌 말루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유라 : 아! 거기? 견인 보관소
수빈 : 그래
유라 : 윤주랑 거긴 같이 안갔지
수빈 : 어..어쩐지 말 되게 못알아 듣드라구
유라 : 챠! 난 또 무슨 소리라구
수빈 : 혼자 갔었구나
유라 : (웬지 모르게 약간 놀란다) 어
수빈 : 아 왜 또 그래 너. 한국말 못 알아들어
유라 : 아니, 그 그냥. (시선을 피해, 비디오 테잎을 본다)
수빈 : 챠! 별일이네 오늘
유라 : (얼른 말 바꾸듯이) 야! 우리 거기 갈까
수빈 : 거긴 안돼
유라 : 챠! 거기가 어딘대
수빈 : 거기가 어디건 안되니까 안된다 그러지
유라 : 왜 안돼
수빈 : (너무 기막힌다) 왜 안되긴! 일이 있으니까! 야 너 오늘 도대체 왜 이러냐
유라 : 내가 뭐
수빈 : 너 오늘 이상해
유라 : 뭐가 이상해
수빈 : ..?! 너 오늘 무슨 일 있었니
유라 : 아니
수빈 : (어깨 으쓱) 챠, 별일이네. (카메라와 필름 감긴다)
유라 : 헌팅 가니
수빈 : 어 같이 갈래
유라 : (일어나며) 아니, 나두 일 있어
수빈 : 그래 그럼 가라
유라 : (막상 가라니까 섭섭한)...!? 야
수빈 : (아무렇지도 않게) 왜
유라 : 너는 애가
수빈 : (웃는) 어 챠! 야! 너 오늘 진짜 왜이래
유라 : 아 몰라. 나 갈래
수빈 : 그래, 잘 가
유라 : (삐친듯이 입술 오무리고 빤히 수빈을 보는)
수빈 : 아 왜 또
유라 : 잘 있어! (휙 나가는)
수빈 : (일상적으로) 이따 집에 가서 전화 할께
유라 : (문득 정색을 하고 돌아보며) 왜? (우리가 무슨 애인이냐는 뜻)
수빈 : 어
유라 : 전화 한다면서
수빈 : 어
유라 : 뭐 용건 있니
수빈 : (쟤 오늘 정말 이상하네? 생각하며) 하지마
유라 : 아냐 해! (휙 나가는)
수빈 : ..?
씬 8 수빈, 진수 작업실 앞 골목
유라, 차에 안타고 타이어를 발로 퉁퉁 차며 혼자 뭔가 생각하듯 서있다
카메라 매고, 나온 수빈, 유라를 보고, 의아해 하며
수빈 : 야? 너 여직 안갔어
유라 : 갈꺼야. (차에 타려는데)
수빈 : 나한테 무슨 할말 있어서 온거였니
유라 : 잘 있어
유라가 떠날 때까지 의아해서 본다
씬 9 홍대 앞 윤주의 화실외경
씬 10 윤주의 화실
조소하던 재료를 챙겨 마무리 하는 윤주
넋 놓고 차밖을 바라 보던 유라, 드디어 한숨 푸우..
의아해서 보는 윤주
유라, 혼자 망연히..
윤주 : 무슨 일 있었니
유라 : 응
윤주 : ..(보는)
유라 : 아니? 없었어
윤주 : 근데 왜그래
유라 : (한숨쉬듯) 그냥, 아무일두 없어서. 아무일두 없는게 그냥 재미가 없다
윤주 : (혼자 웃음 머금고 보는)..
유라 : 왜
윤주 : 너 혹시 아까 그남자.
유라 : (OL) 아냐! 그런거
윤주 : 그냥 각자 차만 찾구서 헤어졌어
유라 : 그럼
윤주 : 뭐하는 사람이래
유라 : (화내듯 OL)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윤주 : 전화 번호 안 물어봐
유라 : 누가? 그사람이? 그사람이 그걸 왜 물어봐? 너 같으면 물어보겠니
윤주 : 글쎄? 그것두 인연인데, 물어 볼 수도 있지 뭐
유라 : (화낸듯) 안물어 볼 수두 있지
윤주 : (웃음 머금고) 그건 그래
유라 : 그건 그래가 아니라, 안물어 보는게 정상이지
윤주 : 그래
유라 : (그렇다니까 오히려 삐쳤다) 야! 나 그냥 갈래
윤주 : 저녁 먹자면서
유라 : 아냐, 그냥 집에 가서 대충 먹을래. 할일이 많다. 내일 방송국 녹화 있거든
윤주 : 그럼 내일 끝나구 올래
유라 : 왜
윤주 : 전시회 하나 좋은게 있는데, 시간되면 같이 가자
유라 : 봐서. (나가는)
윤주 : (따라 나가주는) 응
유라 : (나가다 말고) 야 생각해보니까 괘씸한거 있지
윤주 : 뭐가
유라 : (아차!싶고) 아니 그냥. (나가는)
윤주 : (혼자 미소를 머금는) 잘가
유라 : (나가다 말고 다시) 야! 윤주야! 너, 나 좀 봐봐
(폼 잡는 자태로 한쪽 팔을 문틀에 걸치고 요염하게 선다) 어
유주 : 응
유라 : 니가 보기에 나 어떠니? (자세를 바꿔 다른 폼 잡는 자태)
윤주 : (웃음을 참고) 섹시하지
유라 : (과장해서) 그치
윤주 : 그럼
유라 : 얘, 너 오늘보니까 눈이 참 이쁘다. (예쁜척) 언녕! (나가는)
윤주 : (혼자 웃는)..
씬 11 윤주의 화실 앞
길로 나오는 유라, 예쁘게 걸어간다
씬 12 카페 앞
걸어 온 유라
무심코 지나는데, 카페 안에 앉아 있는 민석을 발견
어? 싶었지만, 여자와 함께 마주 앉아 하하하! 웃고 있는 민석을 보자, 혼잣말
유라 : ..! 바쁘시구만
휭 고개를 돌리고 가며 유라인사
씬 13 카페 안
웃고 있던 민석, 무심코 창밖을 보다가 휭 고개 돌리는 유라의 옆 얼굴을 보고는 어? 싶어 보는데
진희 : (시계 보며) 그만 가자. (하다가 민석의 시선을 보고는) 왜? (밖을 내다 보는)
민석 : 어 아냐
진희 : (일어서며) 차 값은 내가 낼께. 아까 낮에두 미안했구
민석 : 무슨 소리야. (자료 챙겨 일어나며) 내가 부탁한 자룐대
진희 : 그래? 그럼 민석씨가 내. (나가며) 나머지 자료는 내일이나 모레쯤 될거 같다.
우리두 요즘 계속 바빠서말야
민석 : (나가며) 아이구, 감지덕지! 그나저나 난 한참 길 몰라서 큰일이야. 아까 여의도 갔다 나오는데,
도대체 뺑뺑 돌기만 돌구 여의도서 밖으루 밖으루 나오질 못하겠드라. (계산)
씬 14 유료 주차장
차쪽으로 혼자 걸어가는 민석인데, 주차장에서 빠져 휭 지나는 유라의 차
민석과 유라는 서로를 못 보았다
민석, 차로 간다
씬 15 민석의 차안
민석.. 시동 건다
씬 16 민석의 사무실 외경(밤)
씬 17 민석의 사무실(밤)
빈 사무실, 컴퓨터로 설계 작업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잠시 눈의 피로를 풀다가 다시 컴퓨터로 집중
씬 18 유라의 집 앞(아침)
퀵 서비스 배달원 오토바이가 와서 선다
현관벨을 누르며
씬 19 유라의 방
급한 마음, 그러나 조심스럽게 인형(만들기 한 것)들을 한상자에 넣는 유라
민주, 노크하고 들어오며
민주 : 얘! 그 퀵 서비스 총각 왔어
유라 : 예! 지금 챙기구 있어요
민주 : 그럼 방송국은 안가두 되는거야
유라 : PD하구 통화했어요. 오늘은 나 없어두 찍을 수 있거든
민주 : 얼른 얼른 챙겨
유라 : 엄마 엄마! 나 쇼핑백 하나만! 이건 따루 넣어야 되거든
민주 : 어, 그래 그래. (급히 나가고)
유라, 마져 챙기고 있다
씬 20 유라네 집 앞
퀵 서비스 총각 오토바이를 부릉 부릉하며 기다리고 있고
챙긴 것을 들고 나온 유라, 급히 뛰어와서는
유라 : 이거 알죠? 조심해야 되는거
총각 : 예! (박스에 담으며) 걱정 마십쇼
유라, 주머니에서 돈 2만원 꺼내 주며
유라 : 잘 부탁해요
총각 : 예! (하는데)
재희 : (O.L, 조깅차림으로 뛰어 오며) 언니! 유라 언니
유라 : (너무 의외) 너 조깅하니
총각 : 저 갑니다
유라 : 예! 조심하세요! (재희에게) 야, 너 갑자기 웬 조깅이야? (하는데)
재희 :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유라 : 뭐가와? (하면서 재희가 보고 있는 쪽을 보는데)
재희 : 아 언니 쳐다 보지 마. (확 잡는)
유라 : (웃으며) 하이구, 웬일인가 했다
재희 : 오우, 생각보다 괜찮은대? (미소 만연)
유라 : (놀려주는) 오오. 쟤두? 쟤두 니 타입이야? (하는데)
재희 : (O.L,유라를 쿡 찌르며) 큼. (조용히 하라는 뜻)
석, 개와 함께 가까이 왔다
석, 미소를 띄고 유라에게 눈인사
유라, 주춤 주춤 하는데
재희 : (나서듯) 안녕하세요! 와! 개가 정말 이쁜대요
유라 : (어쭈? 싶게 재희를 보는)
재희 : 이름이 뭐예요
석 : (말똥 말똥 재희를 쳐다보기만 하는).
재희 : 개요, 개 이름이 뭐냐구요
석, 잠깐 미소를 지워주고는 개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간다
재희, 너무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띵.. 보고 있는
유라,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다
석, 집 마당에서 다시 한번 유라와 재희를 보고는 미소를 짓더니 개를 두고 집으로 들어간다
개는 마당에 엎드려 조용하다
재희 : (기막혀서) 허! 언니! 사람을 저렇게 무시해두 되는 거야
유라 : (들어가며) 수빈이 뭐하니
재희 : (따라 가며) 아니, 지가 먹어봐야 끽 내 나이 이쪽 저쪽일거 같은대, 뭐가 저렇게 건방진게 다 있어
유라 : 수빈이 나갔니
재희 : 지가 무슨 만화 주인공인줄 아나! 씩 웃긴 왜 웃어! 기분 나쁘게
유라 : (웃음 띄고) 들어와. 차한잔 하자
재희 : 내가 지금 언니네 집에 차 마시러 온 줄 알어 바뻐 바뻐. 나 무지하게 바쁘다구! (휙 가는데)
유라 : 수빈이 나가기 전에 전화 좀 하라 그래
재희 : 오빠 새벽에 촬영 나갔대! (가버린다)
유라 : ..!
씬 21 도로
시원스레 달리는 수빈의 차
씬 22 수빈의 차안
경쾌한 음악 틀어 두고 흔들 흔들 춤추듯 앉아 있는 진수
혼자 뭔가 생각하고 있다가 음악을 꺼버리는 수빈
진수 : (왜끄냐는) 아, 야
수빈 : 나 질문이 있는대
진수 : 뭐냐
수빈 : 너말야, 유라 어떻게 생각하냐
진수 : 음
수빈 : 유라 걔 말야, 혹시 날 남자루 좋아하는거 아닐까
진수 : (수빈이 마치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듯 노래를 불러 버린다)
둥근해가 떳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수빈 : 야 오진수
진수 : 제일 먼저 이를 닦자! 아래 위로 빡빡빡
수빈 : 아 좀 심각하게 사람하구 말 좀 해 봐 너
진수 : 여자는 자고로 많을수록 좋지 왜! 유라가 뭐라 그래
수빈 : 어제말야, 나 헌팅 나가기 전에 작업실루 왔었거든
진수 : 근데
수빈 : 뭔가 말을 할 듯 할 듯 못하구 그냥 가드라
진수 : 유라가
수빈 : 어
진수 : 너한테
수빈 : (반가워서) 어어
진수 : 걔 혹시 남자 생긴거 아냐
수빈 : (OL 말도 안된다는) 건 아니구
진수 : 그걸 니가 어떻게 알어
수빈 : 걸 내가 모르면 누가 아냐
진수 : 그건, ...며느리두 모르지. 하하하
수빈 : (혼잣말) 어제 밤에 전활 해볼걸 그랬나
진수 : (갑자기 생각난 듯, 의외라는 듯) 아니 아니, 너 혹시 유라가 딴남자 만나믄 안되는 뭐 그런거냐
수빈 : 아니
진수 : 근데
수빈 : 뭐가
진수 : 왜 신경 쓰냐구
수빈 : 친구니까
진수 : 난 걔가 남자를 만나거나 말거나 전혀 신경이 안쓰이는대
수빈 : 너하구 나하구 같냐 임마
진수 : 뭐가 다른대
수빈 : 있어 임마 그런게
진수 : (놀리듯) 어, 있어
수빈 : 그래
진수 : 그럼 계속 신경 쓰셔. 음악 좀 듣자? (음악 확 틀어 버리는)
수빈 : 아 야! 좀 시끄러! (하는데)
진수 : (O.L 음악에 맞추듯 고개를 마구 흔들며) 아다다다다다다다!!
수빈 : (쩝쩝...)
씬 23 민주의 차안+길
2호선 합정역쯤
민주 : (시계보며) 시간이 좀 그러네? 너 대충 여기서 택시 타구 가라
유라 : 택시는 무슨! 전철 타믄 한구역인데
민주 : 어! 저기 전철역 있다
합정역 앞에 민주의 차가 와서 서며
유라 : (내리며) 땡큐 엄마
민주 : 너 올 때는
유라 : 알아서 갈께요
민주 : 오늘은 차가 없어서 몸이 가뿐하겠다
유라 : 응! 엄마 안녕
민주, 떠나고
유라, 귀여운 배낭 스타일의 백을 매고 전철역으로
씬 24 전철역
뚜두두두..
도착 소리 들지마 계단에서 마구 뛰어 내려가는 유라
배낭 가방을 가슴에 안은 채 전철표 한장 들고
전철을 가까스로 잡아 탄다
씬 25 전철 안
유라, 우후!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문 옆의 철봉에 기댄다
바로 그 옆에 앉아 건축에 관련된 잡지를 보고 있던 민석
여자의 엉덩이가 대어지자 약간 몸을 빼고 앉는다
유라, 그런 감을 느끼고 에고, 싶어 돌아 보다가 민석과 눈이 마주친다
민석 : 어!
유라 : 어?
민석 : 와! 우리 또 만났네? 여기 앉으세요
하며 민석, 벌떡 일어서다가 자기 발 앞에 세워둔 007 가방이 쓰러진다
민석 : 아이쿠
하며, 가방을 유라가 섰던 자리, 즉 옆으로 치우듯이 봉쪽으로 세우며
민석 : (웃으며) 앉으세요
유라 : 아뇨, 됐어요. 저 다음에 내려요
민석 : 아이, 앉으세요
유라 : 아뇨, 저 진짜 금방 내려요
민석 : (무안해서) 그럼, 저기 가방이라두.. (유리의 가방을 좌석으로 유도하는)
유라 : (성의를 봐서) 아, 예
하고는 빈자리에 가방을 내려두는 유라
유라 : (미소..)
민석 : (웃으며 보다가 다정하게, 건들 건들 말고 다정하고 진지하게) 반갑죠
유라 : 네?
민석 : 반갑지 않아요
유라 : (좀 당황스럽다) 아...예...참! 차는...
민석 : 예! 어떻게 홍대 앞에 가면 번번히 차 세울데가 없어서요. 그쪽은요
유라 : 저두요
민석 : (웃으며) 예...(머쓱)
유라 : (미소) ..
민석 : 왜요
유라 : 아뇨, 그냥. 뭐가요
민석 : 예? 아뇨 저두 그냥, 흐흐흐... 와, 근데 어떻게 여기서 딱 만나냐
유라 : 글쎄 말이예요
민석 : 아참! 어제 거기 보관소에서 나와서, 차 타구 타한참 가는데, 그쪽이 제 차 옆으루 딱 서드라구요
유라 : (모른척) 그랬어요
민석 : 예! 저 못 보셨어요
유라 : 글쎄요
민석 : 에이, 난 또 괜히 반갑구, 혼자 막 손 흔들고 (웃으며) 그랬는대
유라 : (웃는) ..
민석 : 아 그리구! 어제 다시 홍대 앞으루 오셨죠
유라 : ...네
민석 : 그 까페 앞으루 지나가시든대
유라 : (모른척) 아! 맞다. 거기 지나갔다
민석 : (반갑게) 예
유라 : 아는척 하시지
민석 : 흐흐, 뭐 그냥
유라 : 그 근처 자주 가시네요
민석 : 예. 친구가 그 근처에 작업실이 있어요
유라 : (어제 그 여자가 여자 친구구나 싶지만 모르는척 끄덕이며 그렇군요 하듯이) 친구요
민석 : 예. 인테리어 사무실 뭐 그런거 하는 친구예요
유라 : 제 친군 그쪽에서 화실을 해요
민석 : 예.. (하는데)
홍대 앞에서 닫히려는 문을 보고는
유라 : 어머! 여기예요! 여기 (하며 반대편 문으로 뛰어가서 얼른 뛰어 내민다) 여기!!
민석 : (놀라서 거의 뒤죽 박죽 동시에) 여기예요? 여?기? 여기? 여기? (하며 따라서 겨우 뛰어내린다)
아이구 잠깐만요! 잠깐만
씬 26 전철 역
민석 : 우후! 지날뻔 했네요
유라 : (손뼉 딱 치며 어머! 싶다) .....! 가방
민석 : (놀라서) 가방
유라, 휙 전철을 보지만 이미 떠나고 있다
민석, 휙 전철을 보니 기관사가 창문을 통해 뒷쪽을 보고 있다
민석 : (뛰어가며)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유라, 기가 막혀서 민석이 뛰는 것을 보고 있다
민석, 부르며 뛰다가 속절없이 떠나버린 전철을 망연히 보고 서 있다
민석, 유라쪽으로 오며 미안해 어쩔 줄을 모른다
민석 : 어우, 저때문에.. 미안해서 어떡하죠
유라 : 그렇게 뛰어가서 부르면 전철이 서요
민석 : (심각하게) 안섭니까
유라 : (기막혀 웃는) 하하하.
민석 : 미안해한다
씬 27-1 지하철 역 사무실
역무원 : (전화에) 예! 예! 예, 알겠습니다. (전화 끊고) 운이 좋구만요
유라 : 있대요 아저씨
역무원 : 우리 역무원이 일단 아현역에서 꺼내 두기로 했으니까 그리루 가 봐요
씬 27-2 지하철 역 사무실 앞
걸어가는중
민석 : (혼자 싱글 벙글 생각하다가 갑자기 웃는다) 하하하하 하하하
유라 : (놀라서 보는) .....?
민석 : 하하하하하
유라 : (자기도 갑자기 웃기다는 생각이 드는 표정보면서) 왜그래요 갑자기
민석 : 웃기지 않아요
유라 : (웃음 참으며) 웃기긴 뭐가 웃겨요! (웃는)
민석 : (웃음을 도저히 못참는) 아니 이걸, 누가 믿어요 누가. 지난번엔 차, 이번엔 가방
와 이거 정말 너무 웃긴거 아니예요? 어떻게 계속 이런 일이 있지?
와.. 이거 진짜 너무 웃긴다. 너무 웃겨요 난. 아하하하
유라 : (웃음 못참고 웃는) ...
서로 웃는걸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정신없이 웃는
지나는 사람들 띵하니 둘을 보며 지나가고
씬 28 전철 안
배낭과 서류 가방 찾아서 각자 들고 매고 있는 유라와 민석
둘 다 사람들 의식해서 안웃으려 애써 참는 얼굴
전철이 홍대 앞에 서면 늠름히 내리는 두사람
웃음을 참고 계단쪽으로 나란히 걸어간다
씬 29 홍대 전철 역 근처 길거리
전철역을 등지고 걸어가는 두사람
민석 : 아까 그 아저씨 하는 말씀 들으셨죠
유라 : 무슨 말씀이요
민석 : 아 이사람들아, 번호를 봤어야지 번호를.
자기들이 탔던 그 전철, 그게 번호가 몇번인지 그거부터 봐뒀어야지
유라 : 아! (난 또 무슨 소리라구의 뜻)
민석 : 그 2호선 전철말입니다. 총길이 48.8키로에 역이 마흔세개. 출퇴근시간 3분간격, 오후엔 6분간격.
아! 지금은 뭐 딱히 출퇴근 시간두 아니구, 그럼 6분 간격이라구 해두죠. 자그마치 6분에 한대씩
오구 또 오구, 오구 또 오구
유라 : (OL. 친절하게)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거예요
민석 : 허구많은 날 중에 하필이면 오늘, 바로 그 시간 것두 하필이면 그 전철, 게다가 바로 그칸에
같이 타게 된다는거! 정말 대단한 인연 아닙니까
유라 : 하지만 아까 그 전철 탔던 사람들, 전부 다 그런식으루 우리하구 같은 날, 같은 전철,
같은 칸에 탔던 거예요. 몇십명이 다 같이
민석 : (무안하다. 만만치 않군 느끼며) 아, 그렇군요
유라 : 그럼요
민석 : 그럼, 우리가 오늘 만난것두 별거 아니군요
유라 : ...글쎄요
민석 : 저는 이쪽인데, 어느쪽으루 가십니까
유라 : (당황) 네
민석 : (시계보며) 시간이 되면 가방때문에 죄송하기두 하구, 차나 한잔 대접하구 싶은데,
약속시간이 벌써 많이 지나서요
유라 : (당황 느낌. 그러나 자존심) 아뇨! 별말씀을요!!! 천만에요!!! 안녕히가세요! (휙 가려는데)
민석 : 저기요
유라 : 네
민석 : (다가가서) 이따가 말입니다
유라 : (만나자는 말인줄 알고 그럼 그렇지 싶다. 하지만, 새초롬하게) 이따가요
민석 : 예, 혹시 이따가 전철에서 또 만나면 그건 뭐죠? 그것두 별거 아닌가요
유라 : (또 당했다는 기분. 그러나 자존심) 전 이따가 전철을 안타요. 걱정 안하셔두 되겠어요.
(꾸벅 하더니 간다)
민석, 환하게 웃는 얼굴로 귀엽다는 듯 유라를 보고 있다
씬 30 윤주의 화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아 : (아르바이트 미술 지도 대학생) 윤주 언니, 한참 기다리다 지금 막 나갔어요
유라 : 혼자
정아 : (끄덕이며) 언니한테 삐삐 쳐두 연락이 안온다구
유라 : 나 못 받았는대? (가방을 열려다가) 아참! 내 가방을 잠깐 잃어 버렸었어
정아 : 어떡하죠
유라 : (뿌우...) 전화 어딨니
시간 경과
화실 창가에 서서 무선 전화기로 한손으론 삐삐를 눌러 번호를 확인해 가며 메세지를 확인하는 유라
윤주 : (필터) 나 윤주야. 너 왜 안오니? 여기 화실인데 전화 해
수빈 : (필터) 야! 나 수빈이다 나 지금 촬영하러 좀 멀리 왔거든
씬 31 뮤직 비디오 촬영현장
수빈과 진수, 가수들과 촬영 준비 열심히 하고 있는 위로 수빈의 목소리 연결
수빈 : (목소리) 근데 기분이 좀 그러네? 너 어제 무슨 일 있었니? 괜히 신경 쓰이쟎아
여기 핸드폰은 안되구, 내 삐삐에 음성 남겨라 아무일 없지? 야! 오늘 여기서 밤 촬영두 있거든?
너 와서 바람쐬구 구경하구 싶으면 내 삐삐루 연락해
가수의 뮤직 비디오 찍는 장면, 연결되어 보여지고,
수빈과 진수의 일하는 장면
야외에 다들 서서 컵라면 먹는데, 수빈은 먹다 말고, 괜히 혼자 딴생각
혹시 삐삐가 왔나 확인해 보지만 없다
씬 32 홍대 앞
유라, 혼자 옷가게 등의 쇼윈도를 구경하며 배회하고 있다
씬 33 홍대 앞 어디 다른 카페겸 레스토랑
진희와 함께 핏자를 먹으며 자료를 함께 보고 의논하듯 웃고 있는 민석
씬 34 카페
혼자 문을 밀고 어색하게 들어가는 유라
주문을 하고 심심해 하며 혼자 앉아 있는 유라 공중전화로 간다
유라 : (전화에) 어 언니, 엄마 계시지
씬 35 김민주 산부인과
난영 : 지금 손님하구 말씀 중이신데, 잠깐 기다려봐
유라 : (필터) 아냐 언니. 됐어 그럼 용건두 없구 그냥 심심해서 걸었어. 안녕
난영 : 여보세요? (끊었네? 이상하네? 하는데)
민주 : (잠깐 나왔고) 우리 차 좀 줄래? (들어가는)
난영 : 예 원장님. 좀 전에 유라 전화 왔어요
민주 : 뭐라구
난영 : 그냥 걸었나봐요
민주 : 음. (들어간다)
씬 36 원장실
민주 : (들어오며) 나야 좀 한가하지만, 거기 병원 이렇게 비워두 되는거야
영희 : 얘기 안했나 우리 닥터 둘 새루 들어왔쟎아
민주 : 그럼 거긴 닥터만 다섯이네
영희 : 덕분에 난 좀 여유가 있어 요즘
민주 : 참! 정자두 나왔니 오늘
영희 : 걔가 언제 동창회 빠지디
민주 : 하하하. 하긴
영희 : 참! (슬슬 긁을 준비) 정자가 오늘 너 찾든대
민주 : 왜
영희 : 유라, 슬슬 보내야지
민주 : 또 그 얘기니 지가 아직 생각이 없다쟎아
영희 : 정자가 그러는데, 아주 깔끔(강조)한 집이 하나 있댄다 얘
민주 : 신랑 나이는
영희 : 서른
민주 : 좀 많다
영희 : 유라두 벌써 스물 여섯이쟎아
민주 : 맞어. 우리 유라가 벌써 그렇구나
영희 : 애가 하나 있긴 한데
민주 : (O.L) 영희야!
영희 : 물론 니 입장에서야 (하는데)
성난영 간호사 밖에서 똑똑 노크하고
민주 : (소리친다) 우리 지금 차 못 마셔요! 이따 가져와
영희 : (놀라서) 얘!
민주 : 그래, 너하구 나하구 털어 놓구 얘기 좀 해 보자. 너 본심이 뭐니
영희 : 넌 왜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 보지두 않구
민주 : (O.L) 애가 하나 있긴 한데, 돈이 많다. 신랑은 착하다. 직업이 확실하다 시부모가 너그럽다
영희 : (O.L) 그래! 그렇대 그집이
민주 : 영희야
영희 : 생각해봐 너 유라 호적, 그거 문제 안될거 같으니
민주 : 내가 언제 너한테 우리 유라 호적 걱정 하래디
영희 : 진정하구, 내 말 좀 들어 보라구
민주 : 후..
영희 : (침착하게) 자, 봐라 유라가 연애를 했다 치자 근데 그쪽 남자집에서 호적 문제루
민주 : (O.L)호적 호적 너 자꾸 이럴래
영희 : 좀 들어봐! 나 아니면 누가 너한테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하니? 친구맘을 그렇게두 몰라
민주 : (본다)...(화를 참는)
영희 : (걱정해주는 한숨쉬듯) 하...원래, 몸에 좋은 약 은 입에 쓴 법이다. 내가 하는말 야속타 생각 말구.
너! 번번히 애 앞으루 상처 입는거 보고 싶으니? 내말은, 괜히 연애하구 어쩌구, 지들은 좋은데,
집안에서 트집을 잡네 어쩌네, 너 그거 유라한텐 엄청 상처된다?
그러니까 연애니 뭐니 그러기 전에, 너라구 얼른 나서서, 지 형편에 꼭 맞는 짝으루 그렇다구 얘!
내가 아무한테나 보내라는 것두 아니구 살짝 흠하나만 덮으면, 아! 바루 이사람이다! 내사람이다!
여러 조건 두루두루 잘갖춘, 좋은 사람, 요모 조모 살펴보고
민주 : (O.L) 그만하자. 도저히 입에 써서 더는 못먹겠다
영희 : 엄마라는 사람이 너라두 생각이 현명해야지
민주 : 너 정말
영희 : 정자가 말한 그 신랑감 딱 그거 흠 하나 빼놓구는 굉장히 완벽해 얘. 집안두 좋구
민주 : 그럼 느이 딸 재희를 보내지 그러니
영희 : (화난다) 얘
민주 : 걔 공부 못해서 겨우 겨우 학교 들어가구, 것두 니 식대루면 흠 아니니
영희 : 차 안주니? 목마르다
민주 : (친절하게) 여기 다방이니? (일어서며) 느이 병원 가서 마셔
영희 : (기막히다)...
민주 : 나 수술 있어. 기다릴래
영희 : 가야지. (일어서는)
민주 : 그래 그럼
영희 : 화난거 아니지
민주 : ...(그저 가만히 보는)
영희 : 나중에 다시 얘기 하자. (가는) 갈께
민주 : (기막히다)...
씬 37 홍대 앞 카페
쓸쓸히 나오는 유라
문 앞에 나와서는 시계를 한번 보고, 막상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걷기 시작
봉고 트럭 따위에 큰 인형을 놓고 파는 곳에 이른다
봉고 운전수는 운전석에 앉아 졸고 있고
이리 저리 인형을 고르다가 큰 인형 하나를 집어 안아 보는데
나타난 민석, 다른 큰 인형을 집어 들며
민석 : 요놈이 더 귀엽지 않나
유라 : (깜짝 놀라서) 어마야!
민석 : 친구, 만났어요? (하며 자기가 고른 인형을 편안하게 안고 이야기)
유라 : 아뇨? 네. 아뇨? 네 (인형을 안고있다)
민석 : (웃으며) 자꾸 이렇게 만나지는걸 보니까 우리 둘 다 이근처를 엄청헤매구 다니나 봐요. (하는데)
멀리서 가까워지는 다급한 호각 소리
민석과 유라, 무슨 소린가 싶어 두리번 거디라다 호각 소리쪽을 찾아내 보니,
경찰, 다급한 호각 소리를 불어 제끼며 유유히 봉 따위를 흔들며 다가 오고 있고
운전수, 다급하게 봉고 문을 쾅! 닫아 버리고 운전석으로 뛰어 탄다
인형을 각각 하나씩 안고 있는 둘, 깜짝 놀라서
유라 : 어! 아저씨! 이거 아저씨 인형! 아저씨!
민석 역시, 어? 이거 어? 하고 있고
이미, 붕..떠나버리는 봉고
경찰, 그저 쫓아 버릴 심산이었다는 듯, 유유히 온다
황당해서 서로 쳐다 보고 있는 민석과 유라
경찰, 그런 둘을 히끗 보더니 지나간다
민석, 갑자기 웃음이 터진다
민석 : 하하하하..
유라, 정말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 절레..
민석 : 하하하하..
유라 : 아니 도대체.. (어이 없어 할 말이 없다)
민석 : (웃으며) 자! 어떡할까요! 이제 차 한잔 해도 될까요
유라 : (어이 없어 웃어 버리는)..
인형을 안은 채 먼저 걸어가는 민석
어이 없어 자기가 안고 있는 인형을 한번 보더니, 민석의 뒤를 따른다
저만치 가던 민석이 유라를 기다려 준다
유라, 민석의 곁으로 와서 괜히 머쓱해서 시선을 외면한다
민석, 유라가 안고 있는 인형을 톡톡 치면서
민석 : 닮았군요. 그쪽이랑, 하하하..갑시다! (걸어가는)
유라, 귀여운 인형을 한번 보고는 피식 웃고 따라 간다
씬 38 뮤직 비디오 현장
수빈 : 가긴 어딜가! 찍다 말구
진수 : 낸들 아냐! 하여간 지금 안가면 방송이 펑크랜다
수빈, 화나고 기막혀서 저쪽에 서있는 스탭들과 가수들, 매니져 등을 보는데
진수 : 아이, 그저 이리 저리 치이는건 나 하나라니까
수빈 : 촬영 접어. (가는)
진수 : (쫓아가며) 다음 스케쥴은 열흘 뒤에나 난다는데
수빈 : 뭐
진수 : 요는, 지금까지 찍은 걸루만 어떻게 일단 편집부터 해보라는 얘긴데
수빈 : 누구맘대루
진수 : 아 몰라 몰라. 프로듀스 이짓두 힘들어서 못하것네
수빈 : 넌 도대체 무슨 스케쥴을 이따위루 받아 놓냐
진수 : 사전에 없던 얘기라구 했잖아 내가
수빈 : 나 좋자구 더 찍자는거야 지금? 콘티만큼은 봐줘야 될거 아냐
진수 : 그야 그렇지
수빈 : 매니져한테 나하구 얘기 좀 하자 그래
진수 : 아이그! (매니져한테 가는)
수빈 : (짜증난다)..
씬 39 카페
어색해 하는 유라와는 달리, 유라를 따뜻하게 보고 있는 민석
각자의 옆에는 큰 인형이 놓여 있고, 종업원이 음료를 놓고가며, 둘의 인형을 보고 간다
민석 : 남들이 우릴 보면 많이 친한 줄 알겠어요
유라 : (뭐 별로 신경 안쓴다는 표정)...(음료를 마시는)
민석 : ..(보다가) 누구 좋아하는 사람있어요
유라 : (남자 친구를 물어 보는줄 알고) 그런건 왜 물어 보세요
민석 : (진지하고 신중한 모습이 역시 보인다) 난 가우디란 사람 참 좋아하거든요
유라 : ....
민석 : 음! 이미 50년전에 돌아가신 분이예요
유라 : 가우...디
민석 : 안또니오 가우디 꼬르넷. 스페인 사람인데, 커텍트예요
유라 : 건축 공부하셨어요
민석 : 제 직업입니다
유라 : (끄덕 끄덕)
민석 : 가우디 그 할아버지, 결혼두 안하구 평생 건물만 지었는데 참 멋져요. 도통 각진 건물이 없거든요?
건물 외벽을 곡선으루 처리하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가서, 와! 저 건물 저건 예술인데?
하면 어김없이 그사람 작품이예요 물고기 모양으루 만든 건물두있구요,
하여간 난 그 할아버지 무지 좋아해요. 누구 좋아해요
유라 : 큼. (막상 분위기가 진지해지자, 생각을 좀 하고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세요.
아는지 모르겠는데, 닉 파크라구요
민석 : (OL) 아! 영국 점토 애니매이션 감독
유라 : (반가워서) 알아요
민석 : 그사람 무지 유명하잖아요. 천재 아니예요 천재
유라 : 네에! 난 그사람 무지 존경해요
민석 : 애니매이션 월레스 앤 그로밋 봤어요
유라 : (너무 반가워서) 당연하죠! 그걸 안봐요 그럼
민석 : 그 강아지 너무 귀엽죠? 그로밋
유라 : 귀엽조
민석 : 스토리두 재미나구
유라 : 재밌죠
민석 : 시카고 있을 때, 극장에서두 두번 보구, 비디오 테입두 샀는데, 빌려 드려요
유라 : 전 당연히 있죠
민석 : 그렇겠다. 무지 좋아하는 모양인데
유라 : 스토리 세개 중에 뭐가 제일 재밌었어요
민석 : 글쎄? 양도둑 얘기
유라 : 나두요! 나두 그게 제일 재밌드라
민석 : 아 맞어! 그 양, 통속에 들어가서 털 전부 다 깍이구 딱 나왔을때, 너무 귀엽지 않아요?
나와서 막 바들 바들 떨잖아
유라 : 그레 말이죠, 그 바들 바들 떠는거 고거 한씬을 만들려면 며칠이나 걸리는 줄 알아요?
그거 그 영화, 1초분 찍는데, 하루 꼬박 걸린대잖아요
민석 : 글쎄 뭐 총 6년 걸려 만들었다구 하대요
유라 : 와...정말 예술이야 예술
민석 : 전공이 그쪽인가봐요
유라 : 네! 일러스트레이터예요
민석 : 그림쪽
유라 : 그림두 하지만 지금은 주로 인형이요
민석 : 그럼 그쪽두 그거해요 클래이매이션
유라 : 클래이매이션을 알아요
민석 : (웃으며) 와...일하는 거 보구 싶다. 난 남 일하는거 구경 좋아하거든요
유라 : (머쓱) ...!? (음료 마시는)
민석 : 바람 좀 쐬구, 우리 각자 좋아하는 사람 얘기 좀 더해두 됩니까
유라 : (금방 대답하기 뭐한)..
씬 40 수빈, 진수의 작업실 앞
수빈의 차가 와서 끽 서고
화가 난 수빈, 내려서 문을 쾅! 닫고 작업실로
진수, 고개를 절레 절레...하며 따라 들어간다
씬 41 수빈, 진수의 작업실
냉장고에서 음료수 꺼내서 냉장고를 탕! 닫는 수빈 벌컥 벌컥 마시는데
진수 : 야! 장수빈. 3일 밤낮을 죽두룩 찍구서 왕창 테입 분실 했을 때두 있었는데, 뭐 그깟일루 그러냐
수빈 : 찍다 만걸루 어떻게 편집을 해
진수 : 거야 니 욕심이지. 내가 보기엔 너 오늘 찍은걸루 충분하구두 남어
수빈 : 이제 막 내 이름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3류 솜씨루 방송 타게 하구 싶냐 너는
진수 : 3류 아니래두 글쎄
수빈 : 아 하여간 난 오늘 촬영 맘에 안들었단 말야
진수 : 어이구 무서워라. 평소엔 쥐어 박아두 웃는 것이 촬영만 했다 하면 날 아주 다 뜯어 먹어라
뜯어 먹어. (하는데 전화벨)
수빈 : (기다렸다는듯) 여보세요? (황당) 예? 잘 못 걸었어요! (탕 끊고 한숨) 푸..
진수 : (살피는) ..
수빈 : 왜
진수 : 야, 나 말이지, 잠깐 엉뚱한 생각이 든다
수빈 : 뭐
진수 : 너 유라하구 사귀는거냐
수빈 : 챠
진수 : 생각해보니까 너 오늘 새벽부터 이상했다구
수빈 : 야 시끄러. (나가려는듯) 간다
진수 : (OL) 아침엔 그냥 듣구 흘렸는데, 너 오늘 하루종일 계속 삐삐만 확인하구, 뭐야 솔직히 말해봐
수빈 : (짜증난다) 아무것두 아니네. 신경쓰지 말게. (나가는)
진수 : ..
씬 42 길 (저녁)
쌩 달리는 수빈의 차
신호에 걸리자, 핸드폰을 보고 생각하다가 삐삐를 친다
수빈 : 유라야 난데, 낮에 내 삐삐 못 받았냐? 나 지금 일 끝났거든
씬 43 노천 카페
이번에는 두 개의 인형이 다정히 앉아 있다
민석의 핸드폰으로 메세지를 확인하는 유라
수빈 : (목소리) 메세지 확인하면 내 핸드폰으루 전화해라
핸드폰을 끄는 유라
어쩔까...생각한다
민석 : 뭐, 급한 연락입니까
유라 : 아, 아니예요. 친구요. 고맙습니다. (핸드폰을 주고)
민석 : 우리 어디까지 얘기했죠
유라 : 네? 아, 예. 그래서요, 그 사람은 13살 때 이런 자기집 다락방에서 애니매이션을 만들었구,
00살때 만든 건 아시죠? 영국 BBC 방송국
민석 : 예
유라 : 거기서 방송두 됐대요
민석 : 하긴, 미쳐야 성공해요. 아! 그러니까 미친다는건, 진짜루 미쳤다는게 아니라,
다른거 생각 않구 거기에만 정열을 쏟는거요. 물론 그 닉파크란 사람 천재기두 하지만요
유라 : 그래요. 그런면에서 참 부러워요. 그럴 수 있다는게
민석 : ...괜챦으시면 한가지만 제안해두 될까요
유라 : ...
민석 : 보여드리구 싶은게 있는대..
유라 : 뭔대요
민석 : 가우디가 남긴 작품이요. 그 사람의 정열, 업적, 창의력, 그런건 말루 아무리 설명해 봐도
답답해요 그냥
유라 : 설마 스페인으루 가자는건 아니시죠
민석 : 아! 그런 방법두 있군요? 하하하. 하지만, 거긴 너무 멀구, 제 사무실에 가우디작품집이 있거든요?
오늘은 우선 그 정도로 어떨까요? 아 물론 댁까지는 제가 모셔다 드리죠. 차가 사무실에 있으니까
유라 : ...(생각)..
민석 : 그 사람 설계 도면 대신, 흙이나 나무를 직접 써서 인부들한테 설명해 준 섬세한 사람이에요.
대부분의 건축가들 보면, 자기가 정한 독특한 스타일을 반복해서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아! 저건 누구 스타일. 하지만 그 사람 건축물은 어느 하나두 비슷한게 없어요.
하나 하나 독특하구 창의적이죠. 보구 싶지 않으세요
유라 : ...(생각)..
씬 44 수빈의 집 앞
수빈의 차가 와서 멈춘다
핸드폰을 바라 보다가, 그냥 바쁜가부다...생각하다
집으로 들어가는 수빈
씬 45 수빈이네 거실
수빈 : 다녀왔습니다
가족들은 과일 먹고 있고
들어오는 수빈을 반겨 끌어 당기는 재희
재희 : 오빠 오빠 오빠, 너무 너무 잘 왔다. 오빠가 얘기 좀 해 줘 응? 우리집 마당두 있구,
충분히 개 키울수 있지 오빠
수빈 : 무슨 소리야 갑자기
건영 : 글쎄 무슨 소린지 갑자기 개를 키우자구 아우성이다
수빈 : (재희를 보며) 개
재희 : (수빈에게 몰래 윙크주며) 오빠두 개 키우고 싶다 그랬쟎아
영희 : 그것두 사람만큼 큰 개루 사달랜다
수빈 : (눈치채고) 너
재희 : (OL) 아버지! 사실은 오빠가 먼저 개를 키우자구 그랬거든요 저한테. 그치 오빠
수빈 : (웃는) 챠
건영 : 재희 말루는 유라네 옆집 웬 꼬마가 개를 키우는데, 멋지더랜다
수빈 : (말도 안돼) 꼬마
건영 : 아니, 꼬마 말구 개가 멋지더라 그거지
수빈 : (안통하는 말도 통해버렸네 싶어) 하하하하
재희 : (수빈을 쿡 쑤시는)
건영 : 꼬마가 멋지다 소리였냐
재희 : (뿌우...곤란한) ..
씬 46 석의 집 전경 (밤)
씬 47 석의 방
어두운 조명
개가 엎드려 졸고 있고, 테이블엔 노트북이 켜져 있고
창밖으로 유라의 집 불꺼진 창을 하염 없이 쳐다보고 있는 석
카메라가 노트북을 비추면 이런 글이 떠올라 있다
"그녀의 방 노란 불이 켜지기를 나는 기다린다. 불이 켜지고 창문이 열려 하연 커튼이 나부낄 때까지
불켜지는 소리 탁 나는 그때까지"
씬 48 민석의 사무실
불켜지는 소리 탁! 나면서 어두웠던 사무실이 밝아지며
민석 : (책상으로 가며) 전부 6명이 같이 일하는데 요즘을 프로젝트 하나 끝내놓구, 잠깐 여유가 있어요.
보통은 밤샘 작업 많이 하거든요
민석, 인형을 잘 놓아 두고
유라, 인형을 안은 채 문간에 그대로 서있다
민석 : 왜 거기 그러구 있어요. 들어와요
유라 쭈뼛 쭈뼛 들어간다
민석 : (책상 서랍을 열어 가우디 책을 꺼내며) 예술은 다 같이 통하는거니까 이런거 봐두면
작품 활동 하는데 도움이 될꺼예요. 영감이라그러나 그런거 있잖아요 왜
유라 : 저.
민석 : 네
유라 : 생각해 보니까 너무 늦어서.
민석 : ....
유라 : 귀한 책이겠지만, 빌려주시면, 집에 가서 볼게요 아! 참! 그럼 돌려 드리기가 곤란하구나.
민석 : (OL) 그거 아주 좋으네요! 그래요! 빌려가시구 나중에 돌려 받읍시다
유라 : 아니, 전, 그런 뜻이 아니구
민석 : (O.L) 맞아요. 이런건 혼자서 천천히 보는것도 즐거워요. (시계보며) 어우, 시간 참 빠르네요
늦었어요 그쵸
유라 : (웬지 긴장되고... 어색하고...) ..
씬 49 수빈의 방
혼자 생각한듯 누워 있던 수빈. 전화기를 들어 누른다
유라 : (자동 응답기) 유라는 지금 집에 없습니다. 제 삐루 연락 주세요
삐.. 소리 나면
수빈 : 야, 나다. 삐삐루 연락하면 뭐하냐
씬 50 유라의 방
수빈 : (응답기 통해 나오는 목소리) 아까 삐삐쳤다. 전화두 안하믄서 삐삐는 무슨 삐삘치래
혹시 너 나한테 뭐 섭섭한거 있냐? 그런거 있지? 야! 너 자냐? 자는거면 전화 좀 받아 봐
씬 51-1 수빈의 방
수빈 : (혼잣말처럼) 집에 진짜 없나부네. 알았다
끊고 침대에 누워 혼자 생각하다가 유라가 만들어 준 수빈, 유라 인형을 본다
씬 51-2 인서트
점토 애니매이션
유라인형 : (유라의 목소리) 너 왜그래
수빈인형 : (수빈의 목소리) 나 오늘 촬영 망쳤다 유라야
유라인형 : (유라의 목소리) 그럴때두 있지 뭐
수빈 : (수빈의 목소리) 나 위로 좀 해 주라
씬 52-2 수빈의 방
수빈인형, 유라 인형, 조용히.. 있고
수빈, 푸.... 한숨쉬며 인형을 보고 있다가 안되겠는지 일어나 옷을 입고 나가며
씬 52-1 수빈이네 집 앞
나오는 수빈. 유라네 집을 향해 간다
씬 53 유라네 집 앞 (밤)
민석의 차 안.
인형 하나는 뒷자석에 앉아 있고 유라는 인형을 안고 앉아 있다.
두사람 조용하다
민석 : ..
유라 : .....
둘 : (동시에) 오늘
유라 : 네
민석 : 즐거웠다구요
유라 : 예
민석 : ... 뭐 불편해요
유라 : 아뇨. 괜찮아요
민석 : (웃으며) 내가 재주가 좀 없어요
유라 : 네
민석 : 오늘 낮에만 해두, 굉장히 기분 좋아 보이시던대, 지금은..
유라 : 아뇨, 기분이 나빠서 그런데 아니라요,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
민석 : 처음 만나서 너무 긴시간을 같이 있었나
유라 : 글쎄, 저두 잘 모르겠어요. 이런 분위기루 누가 데려다 준적두 없구,
뭐라구 말씀 드리구 드려야 될지, 사실은 그걸 생각하구 있었거든요
민석 : 하하하. 저하구 똑같네요 전 도대체 뭐라구 말씀을 드리구 내려게 해야될지
그걸 생각하구 있었는데
유라 : (왠지 가슴이 답답하다) 후.
민석 : (명함을 주며) 이거...
유라 : 아 예. (받는)
민석 : 책 충분히 보시구, 연락하세요
유라 : 그럴께요
민석 : ..
유라 : ..
멀리서 걸어 오던 수빈, 유라네 집 앞의 낯선 차를 의아해서 보는데,
차에서 내리는 남자. 유라의 창문을 열어주고, 곰 인형을 안고 내리는 유라
깜짝 놀라서 보는 수빈, 주춤 주춤
유라, 꾸벅하고는 집으로 들어가는데
민석 : (유라가 내린 차문을 닫고는) 기다릴께요
유라는 놀라는 듯 돌아보고, 수빈은 돌아서는데서 스톱 모션.
끝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