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 세계는 ‘ESG경영’에 관심을 갖는가?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데, 세 측면에서 경영자나 기업이 어떤 방향을 설정하고 가치 활동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다. 환경에 대한 이해와 책임감, 사람과 사회에 대한 기여, 법을 준수하며 윤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체계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가 ESG경영의 요체다.
2015년에 파리 기후협약이 채택되고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가 정비되며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기업 경영에서는 재무적 요소가 절대적인 의미를 가져왔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고정비 변동비와 같은 숫자로 평가하는 것인데, 글로벌 회계기준에 의해 표준화된 숫자는 한 기업을 평가하고 투자하는데 편리하고 유용했다. 그러나 숫자는 과거나 현재를 말해 주지만 미래에 대한 연결이나 예측은 제한적이다. 변화의 속도가 크고 다양한 위험요소가 내재한 작금의 경영 환경에서는 더욱 한계가 있다.
이제 기업은 재무제표상의 경영수치뿐만 아니라 비재무적인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ESG로 평가받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ESG경영의 개념, 등장 및 확산 배경 그리고 의미를 이해하고 방향과 전략을 설정하는 것은 중요한 리더십 과제가 된 것이다.
과정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ESG리더십
이 시대에 ESG경영은 리더십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과 새로운 관점을 요한다. 리더십의 관점이 변하지 않고 기존 방식에 ESG 내용을 단순히 얹은 것이라면 본질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기 어렵고 의미는 퇴색할 것이다. 특히, 거버넌스(G)의 영역은 리더의 새로운 자기인식, 자기 틀을 해체하고 재정의하는 치열함을 요한다. 윤리적이고 투명하다는 것은 단순한 말이나 구호가 아닌 실천이고 리더십의 뿌리를 흔드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리더 스스로 자신의 힘을 절제하고 제한하며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다. 권위적인 모습을 허물고 타인이 부여하는 존경과 권위의 창을 여는 변화다. 다른 가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 토대 위에서 환경(E)과 사회(S)가 방향을 제시하는 빛이 되고 성장하며 큰 빛을 나눈다. 리더가 닫힌 사고를 견지하며 변화를 거부한다면 ESG는 모래 위에 지은 흔적에 불과하지 않을까? 새로운 관점의 리더십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리더에서 출발해서 조직과 사회로 확산되고 구성원이 함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존 리더십의 개념이 성과창출(Performance)이란 결과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었다면, ESG리더십은 그 무게 중심을 과정으로 옮겨와서 지속가능한 성과창출을 추구한다. 과정과 결과의 균형이다. ESG리더십에서 비중이 커진 과정의 중요한 내용은 환경, 사람과 사회 그리고 법을 준수하며 윤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체계다. 과정의 개념이 확장되었다. 성과창출 내에서 그것을 위한 업무프로세스 위주의 과정에서 성과창출의 방향을 돌아보는 과정, 방법적인 작은 과정에서 방향의 큰 과정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 시대 불확실성이나 복잡성 그리고 모호함은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지속적인 양상이고 더욱 심화되어갈 것이다. 전통적인 성공 공식이 통하던 서사적 삶의 시대는 지났다. 상시적인 변화와 위기의 시대, 맥락을 파악하고 큰 그림을 그리며 유연하게 대응하는 리더의 존재와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의사결정 하나가 팀이나 조직, 기업이나 나라의 운명을 크게 바꾸는 급변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변혁의 시대 ESG리더십』에서는 리더의 중요성과 함께 과정에 비중을 둔 지속가능한 ESG리더십을 소개한다. 1부에서는 리더십 관점은 과정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통합적인 리더십에 대한 이해와 정의를 담았다. 2부에서는 상황에 따른 리더십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대응을 발휘할 수 있는 통합적인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3부에서는 갭스[GABS; 목표(Goal), 책임감(Accountability), 균형(Balance),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리더의 모습에서 실천적 의사결정 모형 갭스(GABS)를 설명한다.
과정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ESG리더십 개념은 개인적인 역할은 물론 지속가능한 조직 그리고 사회의 의식수준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힘이다. 자신의 삶이나 사람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변혁의 시대 ESG리더십』을 통해 통합적인 리더십 상(像)을 마음에 담고 그려갈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유능해도 혼자 혹은 소수가 판단해 결정하고 다수의 구성원은 그 일에 필요한 일부 역할만 하는 것은 이제 한계가 있다. 일이나 과제 중심으로 정형화해서 누군가 일사불란하게 지시를 내리고 과정을 세세히 파악하기에는 이제 변화의 양이나 크기, 속도 그리고 복잡성이 과거에 비해 훨씬 커진 환경이다. 이런 환경하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일을 하는 사람의 일부 아닌 전체 역량을 필요로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람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일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대상의 패러다임이 전환된 것인데, 대상이 바뀌며 관리에서 리더십으로 개념이 진화한 것이다.”
“리더십을 말하면서도 사람을 보지 않는다면 과정도 볼 수 없다. 오직 일과 목표 그리고 그 사람의 역할이나 기능만 보고 있다면 과거 패러다임에 갇힌 모습이다. 일시적인 작은 성공은 가능할 수 있으나 지속가능하지 않기에 원점에서 리더십을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다.”
“ESG에서는 주주나 고객 그리고 잠재적인 투자자가 기업에 ESG를 요구하고 있다. (중략) 기업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으로 관리해 왔던 것이 기존의 접근법이었다면, ESG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주주들이 기업가치 제고와 재무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해당 기업에 ESG경영을 요구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인재육성 시스템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은 지속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리더십 과제다. 사람과 미래에 대한 투자인데 회사에서 주도하는 교육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구성원 개인이 자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이를 지원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효과적이다.”
“갭스 모형은 ‘무엇을 하라 혹은 하지 말라. 이렇게 하라 혹은 저렇게 하라’와 같은 정답을 제시하는 내용은 아니다. 리더가 의사결정에서 비춰볼 하나의 거울을 제시하는 것이고 ‘어느 방향에서 질문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과 질문의 틀을 구성한 것이다. 열린 틀이다. 답은 리더나 구성원 스스로 찾는 것이다. GABS를 떠올리며 다양하게 질문하여 상황을 이해하고 점검하며 더 나은 의사결정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에 더해 구성원도 자율적으로 책임감을 공유하는 여건과 문화를 만드는 것이 리더의 포용적 책임감이다. 목표를 잃지 않는 의사결정을 지향하며 사람과 사업에 대한 책임감과 과정과 관점의 균형 두 축으로 가치와 역동성을 만들며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ESG리더십에서 리더의 생각, 말, 행동이 중요한데 리더의 생각은 비전과 핵심가치에 대한 생각, 사람에 대한 생각, 새로운 시각과 균형에 대한 생각이며, 리더의 말은 비전이나 핵심가치를 자주 표현하고 나누는 것이며, 인정과 격려의 말이며,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인 말이다. 마지막으로 리더의 행동은 절제와 겸손이며, 책임지는 것이며,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는 행동을 말한다.”
“리더는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첫째는 성취다. 조직이 가진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성취를 통해 그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은 성장한다. 결과를 만들지 못하는 리더십은 지속될 수 없다. 두 번째는 팀워크다.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과 창조성에 더해 개인간의 유대감과 협력을 구현해 내는 것이다. 팀워크의 바탕은 구성원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것이다. 셋째는 상황적 리더십이다. 당면한 상황이나 조직의 특성에 따라 다른 포지셔닝을 취하는 유연하고 균형감이 있는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