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우도 은박산 등산
해골바위절벽 비경(秘景)에 감탄, 또 감탄
수우도는 경상남도 통영시 사량면 돈지리에 있는 조그만 섬이다. 남해군 창선도와 사량면의 주도인 사량도 사이에 있다. 면적은 1.5㎢이고, 해안선 길이는 7.0㎞이다. 삼천포항에서 남쪽으로 10km, 사량도에서 서쪽으로 3km 떨어져 있다. 숲이 우거진 섬의 모양이 소처럼 생기고 동백나무 등이 많아 ‘나무 수(樹)’ 자와 ‘소 우(牛)’ 자를 합하여 수우라는 지명이 유래하였다고 전해진다. 섬의 형태는 타원형이다. 북서해안으로부터 남동해안에 이르기까지는 깎아세운 듯한 해식애로 이루어진 암석해안이며, 북쪽 해안은 완경사지를 이루어 취락과 농경지가 들어서 있다.
수우도는 통영 삼천포항에서 여객선으로 30분 정도 가야 한다.
수우도에서는 은박산이 대표산이지만 은박산 자체는 평범한 등산코스이다. 이보다는 고래바위, 신선대, 백두봉, 해골바위 해벽 등 남동해안 경관이 절경이다.
백두봉 정상을 다녀온 후 다시 은박산 가는 주능선으로 올라와 150m 쯤 더 가면 넓은 마당바위를 만난다. 이 지점을 금강봉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곳이 해골바위 해안으로 내려가는 기점이다. 특별한 이정표가 없어 처음 수우도 산행을 하는 사람은 경험자의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내리막길이 꽤 가파른 편이다.
특히 하단 직벽구간에서는 내려가는 루트를 찾기가 쉽지않다. 좌측 숲의 산악회 리본이 보이는 쪽으로 내려가야 안전하다. 편도 20여 분 정도, 해골바위 구경까지 감안하면 여유있게 왕복 1시간 반 정도는 잡아야 한다. 급경사길을 해안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해골바위를 포기하고 이곳 마당바위에서 다른 동료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산우들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해골바위는 꼭 다녀오기를 권한다. 수우도 산행의 하일라이트이기 때문이다. 해골바위 해벽은 원점 회귀코스이기 때문에 금강봉에 배낭을 벗어두고 가볍게 몸 만 내려가는 게 좋다.
드디어 해골바위 해안이다. 거대한 바위절벽이 마치 벌집처럼 파여 있다. 동굴 형태로 요철이 웅장한 곳도 있고 수천발의 대포탄을 맞은 것 같이 잘게 패인 구멍들, 테라스처럼 움푹 들어간 모양, 코키리 코 암벽, 고대 신전기둥같은 지주 모양 등 형태도 다양하다. 해골바위, 곰보바위, 벌집바위 등 부르는 이름도 가지각색이다.
이런 형태의 바위를 지질학적으로는 ‘타포니(Tafoni)’라고 부르는 것 같다. 타포니는 암석의 측면에 벌집처럼 파인 구멍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형태를 만든 건 ‘소금기’와 풍화작용이다.
수없이 긴 시간 동안 화강암의 틈을 파고들어간 염분이 바위를 부숴 이와같은 기암벽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인터넷자료에서는 공룡들이 지구의 주인이었던 약 1억 7천만년 전 중생대 쥐라기에 형성된 지형이라고도 한다.
아뭇튼 해안 타포니로는 고성 능파대, 육지에서는 진안 마이산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곳 수우도 해안의 타포니현상은 능파대나 마이산 타포니에 비해 헐씬 웅장하고 규모도 클 뿐 아니라 정밀하다.
함께 간 산우들은 마치 벌들이 벌집을 찾아들어가듯 가파른 타포니암벽을 기어올라 구멍구멍 마다 각자 휴식공간을 즐기면서 환호한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새삼 감탄할 따름이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타포니암벽이 가파르고 예리하여 시간을 재촉할 수도 없다. 자칫 서두르다 보면 사고가 날 우려도 적지않다.
해골바위에서 한참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주능선으로 회귀한다. 잠시 해골바위 해벽에 취했던 마음을 추스르고 주변경관을 다시 본다.
이곳에서 백두봉을 바라보니 그 자태가 엄청 웅장해 보인다. 섬 남동쪽 해안 곳곳이 모두 절경이다. (글,사진/임윤식)
첫댓글 해골바위 멋진 작품 잘 감상했네. 수고하셨네.
이처럼 작은 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더군. 나도 놀랐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