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님,
멕시코에서 오신 Javier Perez Mazatan e-Mexico 총괄담당관보,
그리고, 오늘 이렇게 뜻 깊은 행사를 준비해주신
오길록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과 최준명 한국경제신문사장 및
컨퍼런스에 참석해주신 내외 귀빈여러분! 모두 반갑습니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가 어떻게 하면 글로벌 IT리더로 도약할 것인가?” 가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오늘 “국내 IT기업의 Globalization 전략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되게 된 것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환영합니다. 저 자신도 그 동안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과 국제 IT의원연맹 회장을 맡아, 국내외적으로 우리 IT산업의 발전과 해외진출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뜻 깊은 자리에 기조연설자로 초대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여러분!
지난 국민의 정부 5년에 걸쳐 그 성장의 초석을 다진 우리 IT산업은, 이제 참여정부의 출범과 함께 신 산업국가 건설을 주도할 국가 기반산업이자, 글로벌 IT리더로 도약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우리 IT 기업에게 요구되고 있는 시대적 과제인 글로벌라이제이션 과제의 내용과 이의 효율적 추진방안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최근 대내외적인 여건이 대단히 어렵습니다만, 저는 우리 IT산업의 미래가 여전히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글로벌 IT 리더로 우리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유념해야 할 두 가지 선행조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IT산업의 목표시장이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글로벌 마켓을 겨냥하여 우리 IT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IT산업이 국가기반산업에 준하는 국부(國富)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주기 위해서는 협소한 국내시장을 넘어서, 해외시장으로부터 그 연료를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벤처 붐’이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수없이 많은 IT벤처기업이 창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내노라 할만한 글로벌 기업이 없다는 뼈아픈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는 지난 벤처 붐 기간동안 개별 벤처기업은 물론이고, 정부의 정책도 글로벌 마켓을 겨냥한 세계1류 기업의 육성을 지향하기 보다는 단기적인 경제위기 극복에 치중하여 국내시장을 그 주요 목표시장으로 설정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둘째, 기술개발과 글로벌 마케팅이 별개로 진행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이는 아무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이라 할지라도 그 기술을 상품화하여 세계시장을 상대로 판매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없다면 해외시장에서 국부를 창출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글로벌 IT기업의 육성이 신기술개발 단계에서부터 계획되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여러분!
국내 IT 벤처 거품이 사라지면서 옥석이 가려지는 힘든 과정을 우린 겪어오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여러 IT 벤처기업들이 탄탄한 수익성과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 중에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여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러한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우리경제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은 여러 가지 문제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이루어진 ETRI의 조사연구를 통해 국내 IT기업의 해외진출 현황과 문제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 (5721개사) 가운데 IT관련기업은 14% (822개사)이며, IT와 관련이 없는 전통산업 관련 기업들이 86% (4899개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2년 말을 기준으로 IT산업의 수출비중이 28.6%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IT기업들이 높은 매출을 올렸다고 하겠습니다.
둘째, 국내 IT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지역적 편중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해외진출 지역 중 아시아에 69%, 그 중에서도 중국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국내 IT기업의 해외진출이 지나치게 제조업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주로 전기, 전자 통신 부품장비제조와 관련된 부문이 전체의 3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통신시장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나 IT서비스, 컨텐츠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상당히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넷째, 국내 IT기업의 해외진출 방식이 합작투자보다는 단독투자 방식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해외진출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중요변수인 “현지화”의 측면에서 합작투자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문제가 있는 추세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통해 볼 때, 국내 IT기업의 해외진출은 나름대로 시도는 되고 있지만 아직은 보완되어야 하는 사항들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두 가지 사항에 초점을 두고 싶습니다.
첫째, 국내 IT기업의 해외진출이 중국 중심으로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상황을 개선하여 진출국가를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해외진출이 특정국가에 편중되어 있는 경우는 해당국가에 경제적인 퇴조가 있거나 정치, 사회적인 위험이 발생하는 경우 그 부담이 고스란히 국내경제에 미칠 위험성이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사스(SARS)로 인해 아시아 경제, 특히 중국경제가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으면서 국내 IT기업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국가에 국내 IT기업이 집중적으로 진출하면서 해당지역에서 우리기업 들끼리의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다른 해외지역에서의 수익창출 기회를 상실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중국일변도의 해외진출에서 여타 부상하고 있는 신흥 IT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신흥IT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시장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중남미지역은 총인구 5억명으로 총 GDP면에서 중국의 1.6배, 1인당 GNP면에서도 중국의 4배 규모입니다. 아울러, 현재 멕시코의 e-Mexico Project를 필두로 중남미 지역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가 경험하였던 IT붐이 일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IT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멕시코는 IT분야의 떠오르는 남미 거대시장으로 국가적인 통신기반 조성 붐이 일어나고 있어 국내 IT기업의 훌륭한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e-Mexico Project을 총괄담당 하는 Mazatan 총괄조정관보가 와주셨습니다만 우리의 정보화 사업에 대해 멕시코 정부가 갖는 관심은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저 자신도 작년에 여수박람회 유치와 관련해서 중남미의 코스타리카, 페루, 콜롬비아를 방문하여 IT관련 인사들과 교류를 가진 바 있고 2001년에는 빈센트 폭스 멕시코 대통령의 초청으로 멕시코를 방문하여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멕시코의 e-Mexico Project에 대해 의견을 나눈바 있습니다. 올해 7월에도 다시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입니다만, 이러한 현지방문을 통해 항상 느끼는 것은 멕시코 IT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 시장은 우리가 시급히 개척해야 할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한-멕시코간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추진 등의 경제적 협력기반을 통해, 우리 IT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조건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국내 IT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단독투자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을 개선하여 합작투자의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단독투자는 성공하면 높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강점은 있지만 투입해야 되는 비용과 위험이 너무 높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개척된 시장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진출형태로는 적합할 지 모르지만, 중소벤처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IT산업에는 적은 초기 투입비용과 낮은 위험 하에 현지화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주는 합작투자 방식의 해외진출이 좀더 적합한 형태라 생각하며 이에 대한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IT 중소벤처기업이 중남미와 같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자신이 단독으로 모든 것을 투자하기보다는 우수한 해외현지투자자를 진입초기부터 기업의 내부로 유치해야 하며 현지시장에 정통한 현지파트너와 협력함으로써 현지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남미 지역은 IT 성장의 붐이 정부측으로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정부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초기 성공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내기업이 미지의 해외시장에 그것도 현지파트너를 구해 합작투자 방식의 진출을 이룬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해외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이 요구되는데 IT 중소벤처기업이 해외 현지에서 투자를 유치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저는 국내 IT기업이 신흥 해외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초기의 높은 위험을 정부가 투자펀드의 결성과 이를 통한 지원을 통해 어느 정도 부담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양국정부간에 양국의 기업 육성을 상호도모 한다는 취지하의 공동 투자펀드를 작게 나마 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성공모델을 창출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향후 본격적인 민간차원의 협력을 촉진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부차원의 투자펀드 결성은 이미 정보통신부가 ‘한-중 무선기술펀드’라는 좋은 선례를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응용하여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특화된 투자펀드를 만든다면 새로운 시장개척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국내기업의 글로벌화를 이루는데 커다란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오는 이 행사가 국내 IT기업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이곳에서 발표되는 많은 훌륭한 아이디어들이 정책에 반영되어 우리 모두가 바라는 글로벌 IT기업의 창출이 한 발짝 더 앞당겨 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