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28:1-28
찬송가 58장 ‘지난밤에 보호하사’
찬송가 장을 함께 부르시겠습니다. 58장 ‘지난밤에 보호하사’
오늘 본문은 휘몰아치던 욥과 친구의 변론이 마무리되고 욥이 마지막 진술을 이어가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욥의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를 두고 자신이 나름대로 평생 이해하고 붙잡았던 지혜를 내놓으며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다퉜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들이 무언가를 알고 있었는가 질문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그 모든 문제를 하나로 포괄할 수 있는 지혜는 무엇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든 현상을 하나로 꿰뚫을 수 있는 그 지혜는 무엇인지 묻게 된 것입니다. 본문은 1절부터 11절까지 갱도를 파고 그 안에서 온갖 금속을 찾아내는 광부의 심상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광물을 기어코 찾아내는 인간(1-11)
(1-4) 은이 나는 곳이 있고 금을 제련하는 곳이 있으며 철은 흙에서 캐내고 동은 돌에서 녹여 얻느니라 사람은 어둠을 뚫고 모든 것을 끝까지 탐지하여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있는 광석도 탐지하되 그는 사람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떠나 갱도를 깊이 뚫고 발길이 닿지 않는 곳 사람이 없는 곳에 매달려 흔들리느니라
‘막장’이라는 단어를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보통 막장이라고 하면 막힌 곳, 막다른 곳이라고 하여 갈 때까지 간 사람 또는 그런 행위를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막장은 석탄광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지하의 끝부분을 말합니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로 그곳은 막다른 곳이 아니라 그 막힌 것을 뚫는 희망의 자리입니다. 그곳을 뚫어내어 어둠과 죽음을 넘어서야 귀한 것들을 발견합니다. 4절은 갱도를 깊이 뚫고 발길이 닿지 않는 곳 사람이 없는 곳에 매달려 흔들리느니라고 말씀합니다. 깊은 갱도 위에서 줄을 내려 사람을 내리고 광석을 찾는 작업을 묘사하는 내용입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산업과 지식의 최전선에 서서 목숨을 바쳐 자신이 바라는 바를 추구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위대하다고 칭송합니다. 그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5-8) 음식은 땅으로부터 나오나 그 밑은 불처럼 변하였도다 그 돌에는 청옥이 있고 사금도 있으며 그 길은 솔개도 알지 못하고 매의 눈도 보지 못하며 용맹스러운 짐승도 밟지 못하였고 사나운 사자도 그리로 지나가지 못하였느니라
5절 말씀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선 땅을 표면적으로만 보면 음식을 내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 밑은 불과 같은 마그마로 채워져 있음을 말하는 과학적 진술로 볼 수 있습니다. 아니면 채굴 작업을 할 때 불로 그곳을 밝히고, 불로 암석을 달구었다가 물로 식혀 깨뜨리는 작업을 반복했기 때문에 그 밑이 불처럼 변했다고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그러한 각고의 수고를 해서 청옥 즉 사파이어와 금이라는, 인간이 소망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길은 자연계의 놀라운 능력을 지닌 동물들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다니지 못하는 곳입니다. 인간의 능력은 이런 면에서 놀랍다고 할 수 있습니다.
(9-11) 사람이 굳은 바위에 손을 대고 산을 뿌리까지 뒤엎으며 반석에 수로를 터서 각종 보물을 눈으로 발견하고 누수를 막아 스며 나가지 않게 하고 감추어져 있던 것을 밝은 데로 끌어내느니라
더 나아가 광부들은 산의 뿌리까지 뒤엎습니다. 그리고 수로를 만들어 거기에서 나오는 물을 안전하게 흘려보냅니다. 그렇게 해서 각종 보물을 찾아내고 그 감추어진 것들을 밝은 데로 끌어냅니다.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많은 과학, 기술 문명이 맹목적으로까지 보이는 이러한 인간의 탐구활동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인간은 부나 명예를 위해, 또는 탐구 그 자체를 목적 삼고 깊이 연구합니다. 작년에 출간된 일론 머스크 전기를 읽어 봤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말 그대로 오늘날 인간들이 바라는 모든 세속적 욕망과 지혜가 집대성된 인물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는 24살에 사업을 시작해 집투, 페이팔, 스페이스 엑스, 테슬라 등을 창업하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정치적으로도 독보적인 지위에 올랐습니다. 많은 문제를 해결했고,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것들을 실현했습니다. 감추어진 것을 밝은 데로 끌어낸 것입니다. 그는 이 시대의 아이콘입니다. 하지만 그가 천재적이고, 정말 많은 것을 이루어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지혜로운 사람인가? 그가 사람으로서 좋은 사람인가? 라고 물을 때는 비관적인 답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을 보면 그는 매우 충동적이고, 인간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기괴하기까지 한 행동을 일삼습니다. 이러한 세속적 지혜로도 인간은 만족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 묻게 됩니다.
지혜는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고 무엇과도 비길 수 없다(12-19)
(12-14) 그러나 지혜는 어디서 얻으며 명철이 있는 곳은 어디인고 그 길을 사람이 알지 못하나니 사람 사는 땅에서는 찾을 수 없구나 깊은 물이 이르기를 내 속에 있지 아니하다 하며 바다가 이르기를 나와 함께 있지 아니하다 하느니라
그래서 본문은 말합니다. 인간이 그렇게 애쓰고 수고하고 노력해서 많은 성과를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지혜는 어디에 있는가? 그 갖은 고생을 해서 온갖 광물을 얻어낸다고 할지라도 명철은 어디에 있는가? 새번역은 13절과 14절을 이렇게 옮깁니다.
지혜는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어느 누구도 지혜의 참 가치를 알지 못한다. 깊은 바다도 "나는 지혜를 감추어 놓지 않았다" 하고 말한다. 넓은 바다도 "나는 지혜를 감추어 놓지 않았다" 하고 말한다
그리고 15절부터 19절까지는 온갖 귀한 보석을 나열하면서 그 어떤 것으로도 지혜의 값어치를 헤아릴 수 없고, 측량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처럼 지혜는 어디 있는지 찾을 수도 없고, 어떤 값을 제시해도 살 수 없는 그 무엇이라고 분명히 선포합니다.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함(20-28)
(20-22) 그런즉 지혜는 어디서 오며 명철이 머무는 곳은 어디인고 모든 생물의 눈에 숨겨졌고 공중의 새에게 가려졌으며 멸망과 사망도 이르기를 우리가 귀로 그 소문은 들었다 하느니라
이제 화자는 한 번 더 질문합니다. 영원에 이르는 지혜는 어디에 있는가? 이 세상을 총괄하는 명철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하지만 본문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는 그 지혜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제 22절에 이르러서는 조금 희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멸망과 사망은 그 소문은 들었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일론 머스크 전기를 쓴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은 그에 앞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전기도 집필한 인물입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가 죽기 전에 털어 놓았던 이야기를 이렇게 전합니다. “나는 때때로 하나님을 믿었다가, 때때로는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50대 50이었다. 그러나 내가 암에 걸린 이후로 하나님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좀 더 신뢰하게 되었다. 아마도 나는 사후의 생에 대한 것을 믿고 싶었다. 당신이 죽을 때,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당신은 인생의 지혜를 축적해 왔다. 그래서 그 지혜는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 인간은 죽음을 앞에 두고 영원을 생각하게 되고, 죽음 이후를 생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멸망과 사망은 지혜에 대한 소문은 들은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온전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혜는 마침내 드러나고 맙니다. 하나님이 지혜를 아십니다.
(23-28) 하나님이 그 길을 아시며 있는 곳을 아시나니 이는 그가 땅 끝까지 감찰하시며 온 천하를 살피시며 바람의 무게를 정하시며 물의 분량을 정하시며 비 내리는 법칙을 정하시고 비구름의 길과 우레의 법칙을 만드셨음이라 그 때에 그가 보시고 선포하시며 굳게 세우시며 탐구하셨고 또 사람에게 말씀하셨도다 보라 주를 경외함이 지혜요 악을 떠남이 명철이니라
그 지혜는 하나님만이 아시고, 거기에 이르는 방법도 아십니다. 그 이유는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움직이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이르기까지 욥과 그 친구들은 인간의 지혜를 가지고 하나님께 도달하려는 수고를 쉬지 않았습니다. 가장 인간다운 인간, 가장 선하고 고결한 인간으로서 그 인간의 행위로 하나님께 받아들여지기 원하는 그 가련한 모습이 우리와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헛된 말을 많이 하면서 자신이 지혜로운 척을 합니까? 이렇게 하면 저렇게 할 수 있다, 이 길을 택하면 저러한 결과가 도출된다, 많은 주장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무엇인가를 알고 말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고린도전서 1:18-20)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기록된 바 내가 지혜 있는 자들의 지혜를 멸하고 총명한 자들의 총명을 폐하리라 하였으니 지혜 있는 자가 어디 있느냐 선비가 어디 있느냐 이 세대에 변론가가 어디 있느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지혜를 미련하게 하신 것이 아니냐
욥과 친구들, 특히 욥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인간입니다. 그는 누구보다 지혜롭고, 누구보다 부자이고, 누구보다 사랑이 많은 최고의 사람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지혜와 총명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 앞에 순복하는 것만이 참된 지혜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는 정의로운 재판장이신 하나님께 삿대질하며 자신을 의롭다고 판결 내릴 것을 강요합니다. 또 그는 냉철한 의사이신 하나님께 자신을 고쳐 내라며 악다구니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도 자신에게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결국 하나님은 그 욥이 죽어 마땅한 죄인이며, 죽을 수밖에 없는 환자임을 입증하십니다. 그렇게 그 입을 막아버리십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사형 판결을 내린 뒤에 그를 대신하여 형장에 올라 죽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내린 후에는 그에게 자신의 심장을 이식하고 죽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우리의 모든 말문을 막아 버리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고백하게 됩니다.
(고린도전서 1:30)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
우리는 예수님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습니다. 이 세상의 지혜에 지치고 낙심하신 분이 있다면 마음을 열고 이 그리스도의 지혜에 머무는 은혜가 있기를 소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지혜를 찾고 명철을 구하는 인간의 모든 노력과 수고가 헛됨을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사람의 행위로 하나님의 행위에 도전하려는 어리석은 모습을 버리고 오직 창문을 열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믿음과 용기를 더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내가 지금 처한 막장은 어디입니까? 그곳은 절망의 자리입니까? 희망이 자리입니까?
2. 내가 가장 지혜롭다고 여기는 믿음의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분은 어떤 면에서 지혜로우십니까?
3. 예수님은 어떻게 우리에게 지혜가 되셨습니까?
(작성: 이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