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호박
고향집 툇마루에 걸터앉아서
먼산바라기하고 있는 늙은 호박은
오래될수록 관대함의 함량이 높아지지만
생명권 수호를 위해서는 머리띠를 두르고
암세포 같은 존재에 항거하는 매서움이 있습니다
또한 늙은 호박은 논밭 문서라는 양질의
단백질을 아들의 술안주로 두말없이 내주고
대문에 금줄을 친 딸네 집을 찾아가서는
당신 조상들의 뼈를 묻어 놓는 선산이라는
난황색 단물을 단지에 그득 부어 놓고 나옵니다
마지막에 가서는 펄펄 끓은 물에
자신의 몸을 흔쾌히 던져 손주들을 위한
맛깔스러운 범벅으로써 한살이를 청감하는
늙은 호박은 달라는 대로 다 주시고도
더 못 줘 죄스러하시는 우리네 부모님입니다
카페 게시글
시인의마을
늙은 호박
다음검색
첫댓글 고향에 계신 늙은 호박은 안녕하신지요?
난황색은 '노른잣빛'이고, 범벅은 '죽'입니다.
ㅎㅎ
이제 내두 슬슬
호박 줒으러 다닐참입니다
다섯개정도는 준다는 놈 있으니~~ㅎ
@민스 네,
민스님 동네은 호박을 줍는군요.
서울에선 5kg 짜리가 35000원입니다.
하하,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요번에는 공주와 청양을 다녀왔는데
어느 마을을 가도 인적 없는 적막강산입니다.
하하,
늙은호박이 그렇군요.
공감 백배 입니다...^^ ㅎ
좋은시간 되시구요.
항상 건행의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네,
단지 체면치레한답시고 늙은 호박을
아파트에 넣어 놓고 방치하는 놈들 많습니다.
하하,
늙은 호박은
호박죽 쓰면 젤 맛나지유..ㅎ
네,
고얀 놈 아니,
불효막심한 자인 듯싶습니다.
하하,
늙은호박,
우리 부모님들 마음속을
참 잘 나타내 주는군요…
시와 기타소리로 듣는 부모 노래
잘 듣고 갑니다~
네,
헌신짝처럼
당신 자신을 내팽개치고
헌 신이 되도록
당신 발품을 팔면서
헌신적으로
당신 새끼들을 거둔 사람,
헌신의 아이콘
우리들의 부모님입니다
하하,
늙은 호박의 맛
부모님의 사랑으로 다시 태어났군요.
시와 연주, 참 잘 맞네요.
감사히 읽고 듣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