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화는 마사코의 질문 (손연자/푸른책들) 안에 들어 있는 동화 중 한 편이다.
이 책에는우리나라가 일본에 빼앗겼을 때부터 해방이 되고나서까지의 이야기 아홉 편이 실려 있다. 아홉 편 모두가 다 좋은 글이었지만 '흙으로 빚은 고향'을 과제로 택하게 된 것은 알아 두면 좋을 것 같은 세 가지 방법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본문을 그대로 옮겨 올 부분이 많아 분량이 길어질 것 같아서 본문 요약은 생략하고 바로 적용하고 싶은 점으로 들어 가려고 한다,
<적용하고 싶은 점>
첫번째: 대화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생각을 눈으로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본문을 옮기면)
난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목청것 노래를 불렀다.
'이만하면 됐어.'
'그렇고말고.'
우린 서로 만족한 눈짓을 나누었다. 유리코는 또 초생달 눈웃음을 살짝 웃으며 내 말에 동의를 표시해 주었다.
(주인공인 사치코와 단짝 친구인 유리코가 중창대회에 나가기 위해서 어머니가 치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서 노래 연습을 하고난 후에 눈으로 나눈 대화다. 흔히 눈으로 얘기 한다는 말은 있지만 정작 내가 쓴 동화에는 이런 방법으로 써보지 않았다. 대화 내용을 ' '로 해서 눈으로 얘기를 주고 받는 것이 신선해서 나도 이 방법을 적용해 보려고 한다.
두번째는
회상하는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방법이었다.
학교에 오고 나서 비가 오는 바람에 사치코는 유리꼬 우산을 같이 쓰고 집에 가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우산을 갖
고 허둥지둥 할머니가 오고 있었다. 유리코는 그 할머니가 우산을 두 개나 들고 있으면서도 비를 맞는다며 웃자 사치코는 자기 할머니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모른 채 한다. 그 때 유리코가 조심스레 말했다. 엄마가 중창으로 같이 노래 부를 얘가 외 하필 조센징인 사치코냐고 하더라고 말 했다. 어머니가 했던 말을 사치코에게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얼마전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본문을 옮기면)
"가나이 사치코 일등!"
성적표를나누어 주던 야마모토 선생님이 나를 찾았다.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쑥스러워 서였다. 그런데 뭔가 내 뒤통수를 세차게 때리는 게 있었다.
"아앗!"
소리를 질렀다. 도막 난 분필 세 개를 고무줄로 친친 묵은 것이 마룻바닥에 뒹굴었다. 나는 두리번거리며 교실 안을 살폈다. 하루키와 눈이 마주쳤다.
"선생님 사치코 코피나요."
스미에가 소리쳤다.
"누가 그랬냐? 일어서."
"접니다."
하루키가 나를 쳐다보며 거만하게 일어섯다.
"사과해."
"싫습니다."
야마모토 선생님은 하루키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더 이상 아무 말씀도 안 했다.
(원인과 결과가 잘 나타나 있어서 회상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자연스러웠다.
사치코가 유리코네 집에서 중창 연습을 할 때 유리코는 어머니한테 사치코 소개를 한다.(원인이면서 뒤에 사치코가 조센징이라고 할때 복선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어느 날 유리코 어머니는 왜 하필 중창을 조센징 아이와 하느냐고 말한다.(결과)
비오는날 사치코 할머니가 급하게 학교에 우산을 갖다 주려고 우산을 두 개나 들고 비를 맞으며 걸어 오는 할머니와 마주치게 된다. (원인이면서 앞부분에 이 글에 대한 복선으로 선생님이 반 아이들과 사치코네 집에 가정방문 갔을 때 할머지가 후줄그레한 차림으로 상추쌈을 싸서 입에 넣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때도 야만인 같아보이는 조센징 사람을 무시했었다.)
우스광 스러운 차림새와 우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비를 맞는 조센징 할머니를 보자 요리코는 엄마가 말했던 왜 하조센징인 사치코와 중창을 같이 하느냐고 했던 말이 떠올라 사치코한테 말한다 (결과)
그 말을 듣는 순간 사치코는 우아하고 멋있다고 생각했던 유리코 엄마가 자기를 조센징이라고 안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원인)
이로인해서 얼마전 교실에서 스미에와 선생님이 했던 행동이 떠오른다 (회상)
셋째: 가공으로 만들어 낸 산새와 대화 하는 방법이다.
(본문을 옮기면)
산꼭대기에서부터 곤두박질해 내려온 바람의 뒤를 따라 산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 아기 뺨 같은 연하디 연한 분홍색 부리를 가진 흰 새였다. 산새는 그새 개어 반짝이는 햇살을 가르며 내 앞에 있는 나뭇가지를 날아다녔다.
나는 물그러미 산새를 바라보았다.
물기어린 내 눈에 산새는 자주 제 모습이 아니었다. 다시 눈을 크게 떠 산새를 보았다. 어쩌면 그 산새는 봄나무 밑에서 꽃잎을 쪼던 바로 내 마음 속의 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는 좀더 또렷한 윤곽을 드러내며 내마음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나는 다시 끝도 없이 깊은 곳으로 굴러 떨어지는 느낌으로 오싹했다. 이젠 낙숫물 소리도 바람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산새와 마주 하고 앉아 새에게 말을 걸었다. 새는 내가 감짝 놀랄 정도로 분명한 소리로 대답했다. 그 소리는 귀로 들리지 않고 머리로 들려 와 메아리처럼 울렸다.(진짜 새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음)
"산새야, 나는 조센징이라서 슬프단다."
"조센징이 어때서?"
"조센징은 바보, 야만인이라는 듯이야. 돼지같이 더럽고, 냄새가 나고 …. 일본 아이들이 우리를 멸시하고 조롱할 때는 언제나 그 말을 한단다. 그 말을 들으면 굉장히 화가 나. 하지만 부끄러워서 곰짝도 못 하게 돼."
"참 이상한 말도 다 있다. 세 글자박에 안 되는데 무슨뜻이 그렇게도 많니."
새는 연거푸 파르르 파르르 날갯짓을 했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
"너희들이 조센징이라는 말을 부끄러워하니까 그게 재미있어서 더 그러는 거야. 너희들이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기면 남들도 귀하게 대접해 주게 되."
"어떻게?"
"그런 건 물어서 아는 게 아냐. 스스로 생각해 봐."
"난 지금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어. 너무 슬퍼서 죽을 것 같아."
"슬프다고 죽는 일은 없어. 슬플 때도 있어야지. 크려면 다 그런 날들이 있는 거야."
"너도 다른 새가 미울 때가 있니?"
"아니! 마움은 서로를 아프게 하니까 우리 새들은 남을 미워하지 않아. 우린 말야, 미움이 몸 안에 가득 차면 무거워 날지를 못해. 날지 못하는 새는 자유가 없단다. 새나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야."
"그래도 난 미워, 나를 조센징으로 낳은 아빠도 엄마도 미워."
고개를 번쩍 든 난 산에다 대고 와라락 소리를 질렀다.
"모두들 다 미워어!"
그 소리에 놀란 듯 나의 산새는 바람을 가르며 숲 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나는 조금 전과 다름없이 눈앞에서 살랑거리는 나무들의 손짓을 보았다. 바람이 불고 있었다.
(위에 옮겨온 문장처럼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공의 대화 상대를 만들어서 대화 형식으로 표현 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이 내용을 지문으로 썼다면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들거나 설명적이어서 거부 반응을 보였을 지도 모른다. 독백으로 쓰기에도 너무 길다. 이럴때는 이런 방법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만 대화의상대가 되는 무언가가 들어오게 되는 부분과 나가게 되는 부분을 고심해야 할 것 같다.
읽은 책
윔피키드 1 ~4 번가지 (제프키니 출판사는 1권 아이세움,2~4권 푸른 날개)
베트남에서 온 우리 엄마 (신동일/가문비 어린이)
쓸 만한 아이 (이금이/푸른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