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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전남 화순군 북면 노치리
전라남도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화순군은 정기가 서린 산들이 많은 고장이다. 광주광역시와의 경계에 무등산(1187m)이 솟아있는 것을 비롯 화순읍에 만연산(668m), 북면에 백아산(810m), 남면에 모후산(919m), 동복면에 옹성산(572.8m), 동면에 천운산(601.6m), 춘양면에 개천산(497.2m), 청풍면에 화학산(613.8m), 한천면에 용암산(545m) 등이 솟아있다. 이처럼 산지가 많다 보니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화순군은 ‘땅만 파면 석탄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무연탄이 많이 생산됐던 고장이다.
산이 즐비하니 그 자락에 기댄 자연휴양림도 여럿 생겨났다. 군에서 운영하는 백아산자연휴양림과 한천자연휴양림, 그리고 개인이 운영하는 안양산자연휴양림 등이 화순군에서 자랑하는 삼림욕장이다. 북면과 동복면을 잇는 15번 국도를 가운데 두고 서쪽에는 화순온천과 동복호가, 동쪽에는 백아산과 백아산자연휴양림이 자리를 잡고 있다. 15번 국도에서 휴양림쪽으로 방향을 틀어 들어가면 벚나무가 도로 양편에 도열해있고 우뚝 솟은 백아산의 늠름한 자태가 시야에 들어온다. 수리제 저수지에 당도하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오른편 길은 산골마을 노치리로 이어지고 왼편 길을 타면 백아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간다. 통나무로 지은 숲속의 집들은 백아산 남쪽 계곡 이곳저곳에 보일듯 말듯 숨어 있다. 숲속의 집에 붙은 이름들도 하나같이 정겹다. 소나무 1호, 참나무 2호, 팽나무 3호에서부터 해오름숲 14호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숙박시설들은 이웃한 시설들과 적당한 간격을 유지, 휴양림 투숙객들은 사생활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다. 냉난방시설, 취사시설, TV, 냉장고, 침구류, 화장실, 샤워시설을 고루 갖추었으며 야외탁자도 준비돼있다. 식수는 지하수를 이용한다. 따라서 숲속의 집 투숙객들은 주식과 부식, 세면도구 정도만 준비해가면 된다.
숲속수련원에는 세미나실 외에 8인실 2개, 4인실 4개 등 총6개의 객실이 들어서 있다. 백아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에 숙박을 할 수 있는 인원은 총 130~140명이 되는 셈이다. 아쉽게도 오토캠핑 여행객들을 위한 텐트장은 휴양림 내에 설치돼있지 않다. 그 대신 백아산 등산을 목적으로 한 이용객객들을 위해서 취사장 1군데, 야외화장실 2군데가 만들어져 있다. 숲속수련원 아래의 잔디광장은 족구시합이나 단체게임장 등으로 활용된다.
휴양림을 출발, 팔각정과 마당바위 삼거리를 거쳐 백아산 정상까지 등산하는 데는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백아산은 백운산, 지리산과 함께 전남 빨치산의 본거지였다. 희끗희끗한 바위가 많아 멀리서 보면 마치 흰 거위가 무리지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므로 그같은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정상에서는 무등산, 모후산, 조계산, 통명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편 천운산 자락에 조성된 한천자연휴양림은 2003년 개장했으며 용암산1호, 요정의 집 10호 등 10개에 달하는 숲속의 집과 썰매장, 산책로, 잔디밭, 정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백아산휴양림과 동일하다. 숲속의 집 숙박료는 주중 3만5000~11만9000원, 주말과 성수기(7, 8월) 5만~17만원이다. 이곳 역시 인터넷(www.baegasan.com)을 통해서만 예약받는다. 천운산 정상에 오르면 무등산, 백아산, 만연산, 용암산이 조망된다.
백아산자연휴양림이나 한천자연휴양림 이용을 전후로 사찰 답사에 나선다면 운주사나 쌍봉사, 유마사 등을 찾아본다. 운주사(도암면 용강리)는 조계산 송광사의 말사이다. 지금 남아있는 절 자체는 별로 보잘 것이 없으나 절 언저리의 천불산 골짜기에 줄지어 서 있는 ‘천불천탑’은 예로부터 널리 알려져 왔다. 운주사가 있음으로 해서 화순은 남도 답사 여행 시 필히 방문해야 할 고장으로 대접받게 되었다. 운주사 대웅전 왼편 언덕 위에 올라가면 그 유명한 와불이 있다. 운주사가 답사객들의 발길이 잦은데 비해 쌍봉사(이양면 증리)는 고요함을 그대로 간직한 절이다. 통일신라 48대 경문왕 8년(868)에 구산선문 중 하나인 사자산문을 개조한 철감선사가 창건했다. 이 쌍봉사는 철감선사의 호를 따라 이름지어진 절이며 국보 제57호인 철감선사탑과 보물 제163호였던 대웅전, 보물 제170호인 철감선사탑비가 있다.
화순군 남면과 동복면, 순천시 주암면과 송광면 등 네 군데 행정구역의 경계선이 만나는 지점에 모후산이 솟아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 산기슭까지 피난을 와서 환궁할 때까지 1년 동안 머물렀다는 산이다. 남쪽 자락에 자리한 사찰이 송광사의 말사인 유마사(남면 유마리)이다. 백제 무왕 28년(627)에 당나라 사람 유마운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능주면 소재지에서 들러볼 곳은 조광조적려유허지라는 곳이다. 단정한 비각 안에 화강석으로 된 비석 하나가 모셔져 있고 비의 앞면에는 ‘정암 조선생 적려유허추모비’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것이 바로 조광조의 유배지였음을 알리는 비석이다.
화순의 고인돌 유적(도곡면 효산리, 춘양면 대신리)은 근래 들어 유명해진 곳이다. 화순의 고인돌군이 발견된 시기는 1996년이며 1998년에는 사적 제410호로 지정되었다. 또 2000년 12월 2일에는 고창, 강화의 고인돌군과 함께 제24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 의장단 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오지호기념관(동복면 독상리)은 화순군 출신의 유명 서양화가 오지호화백(1905~1982)의 발자취와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오지호화백은 일본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했으며 조선대 미술학과 교수를 지냈다. 기념관 1층에는 오화백의 대표작, 지하 1층에는 다른 미술가들의 기증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다. 기념관 앞의 시비에는 시인 이성부가 오지호화백을 만난 감회를 표현한 시 ‘광주에 가면’이 새겨져 있다.
다산미술관(남면 다산리)은 교육자 이판석씨가 2001년에 설립한 문화 공간이다. 예술동호인들의 사랑방이자 초등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다산미술관으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물사랑배움터라는 교육 공간이 자리를 잡았다.
화순의 이름난 정자로는 물염정, 영벽정 등이 손꼽힌다. 동복호 상류에 위치한 물염정(이서면 창랑리)은 조선 중기에 물염 송정순이 건립한 정자로 훗날 외손인 나무손, 나무촌 형제에게 물려주었다. 정자 아래쪽, 물염 적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에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시비와 동상이 세워져 있다. 경전선 철길이 지나는 능주역 인근에는 영벽정(능주면 관영리)이라는 정자가 버드나무들을 벗하며 충신강 강물을 굽어보고 있다. 조선 초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맞은편 연주산의 자태가 강물에 비치는 모습을 감상하기에 좋다.
화순 여행은 화순온천이나 도곡온천에서의 온천욕으로 마무리한다. 화순온천지구(북면 옥리)에는 금호리조트(주)화순에서 건설한 금호화순콘도와 화순종합온천장(아쿠아나)이 있다. 종합온천장은 대중탕, 야외수영장, 아쿠아플레이, 스피드슬라이드, 노천탕 등을 갖추고 있어 화순군민은 물론 인근 광주광역시에서도 이용객들이 많이 찾는다. 도곡온천지구(도곡면 천암리, 원회리)에는 사우나, 대중탕 등의 부대시설을 갖춘 온천수 이용업소가 20여 개를 헤아린다.
○ 관련 웹사이트 ○ 문의전화 - 화순군청 문화관광과 061)379-3502 ○ 대중교통 정보 [ 기차 ] [ 버스 ] ○ 자가운전 정보 [1코스] [2코스] [3코스] ○ 숙박정보 ○ 식당정보 ○ 축제 및 행사정보
꽃보다 나물 초장에 콕 찍어 한입 쏙 |
이돈삼의 길 이야기 - 화순 산나물길 |
입력시간 : 2013. 04.26.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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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떠오르는 곳이 있다. 산나물이 지천인 화순 백아산 자락의 산채원이다. 이곳 산나물은 온실에서 고이 키운 게 아니다. 비료 한 줌, 농약 한 방울도 치지 않았다. 온전히 백아산이 키운 것이다. 이 산나물에 이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산나물을 테마로 한 축제도 준비하고 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축제가 아니다. 마이크 없고 공연프로그램도 없다. 별나게 홍보도 하지 않는다. 산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즐기는 축제다. 축제는 산나물이 가장 많이 나오는 27일부터 5월 19일까지 주말마다 열린다.
하여, 이번에도 미리 찾아갔다. 봄비 내린 다음 날이다. '복조리마을'로 알려진 강례마을을 지나니 산채원 입간판이 보인다. 왼편으로 계곡을 끼고 산속 흙길을 따라간다. 비가 내린 뒤여서 땅이 조금 질컥거린다.
길이 하얀 꽃을 피운 돌배나무를 지나 삼나무와 편백나무 우거진 숲으로 이어진다. 산채원 탐방로의 시작지점이다. 나무를 살며시 흔드는 호젓한 바람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두릅이 눈에 띈다. 나뭇가지에 달린 '산채의 왕자' 참두릅과 '봄나물의 귀족' 개두릅이다. 통통한 두릅에 초고추장이 떠오른다. 발밑으로 땅두릅도 보인다. 땅에서 자라는 두릅이다.
곰취 군락도 펼쳐진다. 이파리가 영락없이 곰의 발바닥을 닮았다. '나물의 제왕'으로 쌉싸름하면서도 은은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곰취와 비슷하게 생긴 곤달비도 옆에서 자라고 있다. 곰취보다는 쓴 맛이 조금 덜하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나물과 풀의 구별이 쉽지 않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헷갈리기만 하다. 방법이 없다. 이번에도 김규환(47) 산채원 촌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어떤 것이 나물이고 어떤 게 풀인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당연하죠. 제가 나가서 잠깐 설명을 해 드릴게요"
이번에는 김 촌장과 함께 산나물길 산책에 나섰다. 산나물 이름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자 마음이 한결 가볍다. 눈앞에 진노란 꽃 한 무더기가 보인다. "꽃보다 나물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이게 피나물입니다. 이렇게 줄기를 꺾으면 피처럼 붉은 물이 묻어난다고 해서 피나물이죠. 이것은 참나물이고요. 이건 취나물입니다. 이건 곤드레, 이건 산마늘이에요"
김 촌장이 하나 뜯어준 참나물에서 향긋한 봄의 향기가 물씬 묻어난다. 산마늘 이파리엔 진짜 마늘냄새가 배어있다. 웅녀가 먹었다는 그 산마늘이란다. 곤드레의 향도 은은하다.
그의 설명을 듣노라니 한낱 풀로 보였던 모든 게 산나물이었다. 숲이 온통 산나물 천지다.
김 촌장은 숲 사이로 흐르는 계곡에서도 산나물 이야기를 이어갔다. 계곡물 맑고 바람도 선선하다. 김 촌장이 계곡가에 자라고 있는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 나무가 뭔지 아세요? 참빗살나무라고도 하는데요, 화살나뭅니다. 이파리가 부드럽게 생겼죠? 홑잎나물이에요"
"나뭇잎이 나물이라구요?"
나물 맛을 조금 안다는 사람들은 '나무나물'을 더 좋아한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고추나무의 이파리는 고춧잎나물이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된장에 무쳐 먹으면 맛있단다. 더덕을 보더니 순이 더 맛있을 때라는 말도 덧붙인다. 이맘때면 뿌리의 성분이 순에 다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달큰한 더덕의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이렇게 산책로에서 만난 산나물의 종류가 수백 종이다. 절반은 촌장 자신이 심었고 나머지는 자생하는 것이라고. 면적은 100만㎡(30만평)에 이른다.
"제가 씨를 뿌렸지만 키우지 않았어요. 산이 다 키워주고 있죠"
백아산의 맑은 공기와 바람, 깨끗한 물과 흙, 따스한 햇볕이 키우고 있단다. 이런 산나물이 식탁에 자주 오르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면 우리 몸이 건강해지고, 사회도 밝아질 것 같다.
김 촌장이 여기서 산나물축제를 여는 것도 이런 연유다. 이번 주말부터 시작될 축제는 산나물이 자라는 숲길 걷기가 주된 프로그램이다. 축제기간 오전 10시와 오후 2시30분 두 차례 해설도 곁들여진다. 산나물 심기와 뜯기, 산나물 떡 만들기, 산나물이름 맞추기 체험은 덤이다.
곰취와 곤드레, 산마늘, 참나물, 고춧잎나물, 두릅 등을 듬뿍 넣은 산나물 쌈밥과 비빔밥도 맛볼 수 있다. 살짝 데쳐 된장?고추장에 버무리거나 밥에 넣어 쓱쓱쓱싹 비벼 먹으면 된다. 산나물을 넣은 김밥과 떡도 준비된다. 산나물 세트도 사갈 수 있다.
주말 봄소풍을 백아산 산채원으로 가고 싶은 이유다. 몸과 마음을 금세 활력으로 채워줄 치유의 '힐링캠프'로 최적의 공간이다.
이돈삼 여행전문 시민기자ㆍ전남도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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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호남고속국도 옥과나들목에서 우회전, 15번 국도를 타고 화순 북면 방면으로 20여 분 가면 송단리ㆍ대광사 입구에 이른다.
여기서 대광사 이정표를 따라 산자락으로 원리, 방리, 강례리를 차례로 지나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가면 된다.
●먹을 곳 산나물축제에 맞춰 가면 산채원에서 산나물 쌈밥과 산나물 비빔밥 등을 먹을 수 있다. 인근의 백아산관광목장(373-8080)은 소고기,
천연동굴가든(374-7373)은 토종닭, 갈갱이가든(375-4208)은 오리, 숭산가든(374-8393)은 멧돼지 고기가 맛있다.
●묵을 곳 백아산 가는 길목에 백아산하늘바위(375-2233)가 있다. 백아산자연휴양림(379-3737)과 금호화순온천(370-5070)도 좋다.
산채원 인근 마을에도 조그마한 민박집이 있다.
●가볼 곳 백아산에 오르면 전망이 좋다. 기암괴석도 장관이다. 백아산휴양림이나 백아산관광목장에서 오르는 게 비교적 수월하다. 백아산이 품은 절집 대광사도 한가롭다.
동복천 상류의 화순적벽과 김삿갓이 자주 찾았다는 물염정의 경관도 수려하다. 삿갓문학동산과 아름다운 마을숲인 연둔리 숲정이도 지척이다.
●문 의 산채원 061-373-8954, 김규환 촌장 011-9043-4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