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를 찾아서ㅡ
유월보다 더 뜨거운 사람들이
여기 한데 모였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를 찾아
고택과 원효구도의길을 걸으며
나를 깨닫는 시간을 갖기로 한것이다
팔공산을 둘러싸고 있는 군위는
신라를 구하러온 왕건 군대의
위풍당당함에서 지명이 붙었으며
군사의 위엄이 있다해서
군위라고 한단다
올해초 상주~영천간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산으로 둘러싸여있는 오지도
쉽게 오갈수있게 되었다
스치는 바람마저도 약이 된다는
청정지역 석산리 생태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은과 아연이 가장 많이 나는곳으로
요즘 보기드문 원시림속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폐광이 되면서
매봉산 산지기 대표님께서 10억을 들여
모노레일을 설치해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한다
한참을 기다린끝에 우리도
모노레일에 설렘과 두려움을 함께 싣고
숲속을 달려보았다
소나무숲과 석산이 어우러져
정말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대표님은 손수 모노레일을 운전하면서도
중간중간 차량을 세워
매봉산에 자생하는 임산물을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청송, 의성, 칠곡의 접경지인 해발 840m지점.
이곳에 머지않아 대기업에서 개발하는
풍력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봄이면 나물채취 체험객들을 위해 뿌려놓은
산양삼, 곰취, 우산나물, 버섯종균등
체험객을 위해 잘라둔
참나무도 종종 볼수있었다
숲에 머무는 동안 약바람이라 불리는
석산리표 산바람이 기분좋게 산들거렸고
레일 주변으로 고로쇠나무, 느릅, 신갈, 상수리나무등
꽤 큰 고목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즐거워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동영상까지 찍어서 보여주시는
산대표님은 정말 멋쟁이시다
약1시간동안 약바람을 맞으며
그가 뿌려놓은 많은 임산물을 보면서
눈과 코로 보약을 실컷 먹고
남천고택으로 향했다
이곳은 대율리 한밤마을에 있는
부림홍씨의 집성촌으로 이 마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택이라고 한다
마을 초입엔 울창한 숲이 있었는데
일명 성안숲으로 적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고 좋은기가 빠져나가는것을
막기위한것이라고 한다
고택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잘꾸며진 정원과 고택이 어우러져
한층 멋스러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마당엔 푸른잔디가 깔렸고
고택 한켠엔 작은사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장독주변으로 앙증맞은 절구통과
각종 농기구들이 시골집에 와있다는
정겨움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안주인이 손수 해주신 소박한 시골밥상으로
고택에서 점심을 먹은뒤
우린 반반하고 커다란 흰바위(백석방)에 앉아
더위를 식히며 담소를 나누었다
종가 행사장에서 받은 2권의 책을 들고
회장님과 나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돌담길을 뛰어 돌아 나왔다
마을 한가운데 넓은 대청마루에는
마을사람들의 쉼터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를 이곳으로 불러들인다
돌담으로 싸여진 골목길은
실제로 이 마을에 대홍수가 나면서
팔공산에서 쏟아낸 바위와 돌로
논밭을 일구고 돌담을 쌓게 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돌담길을 따라
군위삼존석굴로 향했다
이 마을에 살던 한 농부가
절벽 나무틈에서 석굴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경주석굴암보다 1세기 앞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는 곧 경주석굴암의 모태가 되었으며
신라에 불교를 전한 고구려 고승 아도화상이
이곳에 와서 수도를 했다고 하니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가히 짐작이 간다
군위에는 오늘 폭염주의보가 내려
강한 햇살과 한발짝 움직일때마다
땀이 비오듯 흐른다
센스있는 우리 회장님
꽁꽁 얼린 생수 한 병씩을 나눠주며
신라 원효가 6년간 머물며
깨달음을 얻었다는 오도암으로 향했다
원효구도의 길을 따라 1시간쯤 오르자
청운대와 비로봉이 우뚝솟은
기암괴석 아래 오도암이 있었다
젖가슴에 비오듯 흐르는 땀을 식히고
절집 사립문을 열고 들어서니
그 옛날 원효가 깨달음을 얻은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턱까지 차올랐던 숨을
석간수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며
또다시 원효가 걸었던
구도의 길을 따라 나섰다
가끔은 일상이 힘들고 지칠때
또는 깨달음을 얻고자할때
주저없이 나를 발견할수있는곳으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