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보다 고운 시절은? 萬紫千紅

[김병준]

4월 16일은 <萬紫千紅 온갖 빛깔 꽃들 앞에>

바야흐로 봄꽃이 만발한 때입니다. 이런 날

꽃들 앞에서 우린 누구를 보는걸까요.

물론 시절도 보고 꽃보다 이쁜 사람도 보고

우리가 원하는 봄날을 잠시 꿈꾸기도 하겠죠.

대개는 꽃 앞에서 한마디 탄성과 함께 멈춰 서 있을 뿐이지만

그래서 잠시 꽃보다 고결한 무엇인가를

봄꽃 속에서 찾아 볼까해서 우리 선현들 시 몇구절 골라봤습니다.

가을에 핀 꽃 이야기도 나올 것이고, 봄날 꽃 이야기도 나올겁니다

이 봄날 꽃들 앞에서 우린 정말 누구를 만나고 있는걸까요.

잠시 방송원고 보시고. 끝에 간단한 감회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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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코너 ‘신 명심보감 ---萬紫千紅 온갖 빛깔 꽃들 앞에 ’

놀보    이 시간은 마음을 밝혀줄 보배로운 거울같은 ‘명심보감’을

          새롭게 풀어보는 ‘신 명심보감’ 자리입니다.

초란    고전 속에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며 마음에 양식을 쌓아보는

          ‘신 명심보감!’ 오늘은 고전 속에 어떤 구절인가요?

놀보     오늘은 우선 조선 중기 택당 이식 선생이 남긴

          시 한구절 음미해 볼까 합니다. ‘만자천홍’ 구절에

          유의하시면서 자, 이 시 한수 낭송해 보실까요?

초란 (낭송)도성에 소문난 정원의 멋진 꽃들 / 名園佳卉擅都城

          온갖 빛깔 자랑하며 각자 영화를 뽐내는데 / 萬紫千紅各自榮

          한 조각 담 그늘에 외로운 국화 몇 가지들 / 一片墻陰數條菊

          세한에 향기 내뿜자고 서로 맹세를 하려는가 / 歲寒聊欲結芳盟

놀보    택당 이식이 이 시를 지을 때는 계절이 가을이었었죠.

          그 가을에 핀 수많은 꽃들 사이에서, 그러니깐

          ‘만자천홍’ 그 많고 많은 천가지 꽃들 중에서

          딱 한송이 꽃을 본 순간이거든요.

초란    꽃 이야기야 가을꽃이거나 봄꽃이거나 상관 없지만

          만자천홍 그 많은 꽃들 속에서 한 개의 꽃을 봤다면

          그럴싸한 사연이 있었겠네요.

놀보    조선시대 한문 사대가 중에 한분인 택당 이식의

          눈에 들어 온 한송이 꽃은 길가에 핀 국화 한송이였답니다

          보니깐 마차가 지나가며 한번 치고, 사람들이 지나가며

          이리 치고 저리 치고, 자칫하면 밟힐거 같더랍니다.

          그래서 자기집 뒤뜰에 옮겨 놓고 살았나 죽었다 봤더라죠.

초란    헌데 놀랍게도 그 서리를 맞으면서 뒤뜰 그늘 진 곳에서

          살아 있는 국화꽃, 그래서 물었군요. 만자천홍 그 많고

          많은 꽃들 가운데 한겨울 세찬 북풍한설 속에

          그 굽히지 않는 향기를 내뿜고자 그리 살아 있는가?

놀보    그래서 택당 이식의 눈에는 그 가을 일만개 천개의

          ‘만자천홍’ 꽃들 중에 국화 한송이가 그리도 소중해

          보였던거죠. 자, 여기 조선 전기 문신이었던

         서거정이 남긴 ‘노 선성댁 매화’를 노래한 구절 돌아볼까요.

초란   (낭송) 희고 붉은 온갖 꽃이 본디 일정치 않건만 / 萬紫千紅本不齊

         매화형 풍격을 어느 꽃이 따를 수 있으랴 / 梅兄風格孰攀躋

놀보    ‘만자천홍’ 만가지 꽃빛깔 가운데 오직 매화 형 품격을

          누가 따를 것인가?

          아까 택당 이식이나 서거정이나 꽃 중에 꽃,

          그 꽃보다 고결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묻는 대목이죠.

초란    그러니깐 ‘만자천홍’이란 말은 온갖 꽃들을 말하고

          그 가운데 빼어난 꽃들을 가을 국화나, 눈 가운데 매화나

          그렇게 꼽아 두고서 그런 인품을 가진 사람을 그리워했군요.

놀보     온갖 꽃들이 피는 때이죠. 이런 때 만자천홍 꽃들 모습보다도

          전해주는 말도 들어보고, 그 꽃길이 어디로 가는지

          걸어 보며 생각도 해보자는겁니다. 천여년 전 송나라

          소옹은 이런 시구절을 남겼습니다. 읽어보시겠어요

초란    (낭송) "울긋불긋 온갖 꽃 곳곳에 흩날려(萬紫千紅處處飛)/

          강변에 복사꽃 오얏꽃 넘쳐 꽃길이되었구나(滿川桃李漫成蹊)/

         거센 바람 쏟아지는 비에 날은 저물거늘(狂風猛雨日將暮)/…

놀보    ‘천자만홍’ 오만 꽃이 핍니다. 꽃보다 귀하고 고운것도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하는 봄날이기도 합니다.

초란    오늘 ‘신 명심보감’에 대한 고전 자료는, 인터넷

          ‘다음 카페’ ‘우사모’로 들어가셔서 참고해 보시구요.

놀보    좋은 자료나 담론은 ‘우사모’ 카페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꽃들은 얼마나 억울해 할까?

같은 시절에 자기도 색깔 내서 몸단장 했거늘

어떤 꽃은 서릿발 아래 핀다고 군자 대접 받고

어떤 꽃은 눈속에서도 피었노라 고매하다 받드니

어느 외진 곳에 옹기 종기 핀 꽃들은 얼마나 서러울까?

꽃들에게 헌사를 올리자.

설령 봄길을 걷는 내 발치에 나도 모르게 질끈 눌려 밟히는

이름없는 꽃이라 할지라도

꽃들에게 경배할지라

우리도 그와 같이 한 시절 핀 꽃일러니.

그래도 아쉬움 많은 이들은 꽃중에 꽃을 노래한다.

때로는 이 봄날에 잘난 꽃에만 눈길 주고 멈추지말자

어느 바람결에다 전해주는 야생꽃 귓속말이 들리지 않는가?

그대 외로울 때는 나와 같으리라고

하니 봄꽃 앞에서 그냥 헌사를 올리자

불러주는 이 없어도 별을 헤는 밤 같이했고

사랑해 주는 자 없이도 해와 달이 머물렀다니

이 봄날이 가기전에 머물러 보자   자기를 만난 듯이.......

[보라돌이]

무릇, 꽃은 다 아름답습디다.
아프리카 오지, 또는 정글 속에 이상하고 끈적거리는 마귀같은 꽃은 좀 섬뜩하기도 하지만..
자주, 여자는 꽃에 비유되지만 남자도 꽃이라 할수 있고. 생명이 있는 것은 또 꽃이라 할수도 있죠.
꽃들 뿐이겠습니까? 생명이 있는 것들은 다 소중하죠.

[지초실]

콩알 크기의 야생화 꽃도 가만히 보면 색깔 모양 ..독특한 모양이 있고 ..자기 유전인자라고 할까요..
수 도 없이 많은 야생화를 볼때 ...사람도 개인마다 저 야생하처럼 각자 아름다움을 ...
즉 장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