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0으로 이긴 감독을 해고한 이유
운동경기의 결과는 흔히 승부로 말해진다. 그리고 그 책임이 감독에게 돌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운동경기에서 크게 이기고도 도리어 감독이 문책을 받는 일이 있다면…?
이것은 미국 텍사스 주 카버넌트 고교 농구팀에서 2009년에 있었던 실화다. 카버넌트 고교는 미션 스쿨로 그 지역 여고농구의 강호다. 그 팀이 이웃 댈러스 아카데미 고교 팀을 상대로 일방적인 경기 끝에 완승을 한다. 그것도 무려 100대0이라는 진기록을 내면서.
아무리 농구경기지만 100점을 넣기도, 0점으로 막기도 쉬운 일은 아닌 터. 그런데 경기 후 이긴 학교의 교장이 진 학교와 지역사회에 백배 사과하고 감독을 해고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왜였을까. 그것은 너무도 일방적인 경기로 상대를 농락해 씻기 어려운 모욕을 안겼다는 이유였다. 상대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는 잔인한 스코어로, 이겼어도 결코 명예롭지 못한 부끄러운 경기를 했다는 것이었다.
상대인 댈러스 아카데미 고교는 집중력 장애, 학습장애 등의 불편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였다. 전교생도 20명밖에 되지 않는 데다 그 중 8명으로 팀을 짜, 창단 후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약체였다.
그런 상대에게 커버넌트 선수들은 전반에만 59점을 몰아넣었고, 상대가 엉성하다는 것을 안 뒤로는 모든 선수들이 아예 장난하듯 경기를 했다. 일부러 3점 슛만 던지는가 하면, 종료 4분을 남기고 100점을 만든 뒤에는 점수를 더 내기보다 상대에게 1점도 안 내주어 “100대0”이라는 상징적인 스코어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 지경이 되자 응원석의 학생들조차, 아카데미 고교 선수들의 엉성한 플레이에 폭소를 터뜨리고 실책을 조롱하는 등, 잔인한 가학에 합세했다.
“이번 일은 본교의 기독교정신에 비추어서도 심히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결코 신앙적이지도, 교육적이지도 못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댈러스 아카데미 고교와 지역 학교협의회에 용서를 구하며, 앞으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떳떳하지 못한 승리는 패배보다 오히려 불명예스러움을 인정합니다.”
이긴 학교 교장의 진심어린 사죄는 엽기적인 스코어를 화젯거리로 삼던 언론들까지 부끄럽게 만들어 다시 잔잔한 감동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더 멀리 전 세계로 전해진다. 종교인들에게는 신앙인의 자세를, 일반인들에게는 진정한 스포츠맨십(Sportsmanship)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일화로….
세계인의 스포츠축제인 올림픽도 승자의 영광만을 기억하는 대회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번 런던올림픽 후에도, 국위를 선양한 우리 선수들의 선전과 함께, “선수들의 메달 색깔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들이 흘린 땀에는 색깔의 차이가 없다.”던 개그맨 김제동의 멘트도 여운을 남기고 있다. ‘학교체육’에서도, 선수들의 노력과 기량뿐 아니라 진정한 스포츠맨십, 그리고 이 같은 감동들을 찾아내는 ‘감수성’까지 교육적 과제로 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키워드 가이드, 옥천신문, 산남두꺼비 마을신문 게재
첫댓글 진정한 스포츠맨 십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네요. 학생들에게도 읽어보게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