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간에는 전교인 여름수련회가 열린다. 우리 교회가 개척된 이후에 처음 갖는 전교인 수련회이다. 교회마다 여름철이 되면 수련회라는 것을 한다. 그래서 수련회를 교회들마다 갖는 연례행사로 여기면서 여름철이 되었으니 으레 수련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수련회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내가 어렸을 적의 교회 수련회는 마음을 설레게 하는 행사였다.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라는 것을 열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했었는데, 중학생이 되자 학생회(그 당시 중고등부 자치회를 학생회라고 불렀다)에서 수양회에 참석하라는 권유를 받고 처음 참석했었는데, 보이스카우트나 걸스카우트만 하는 캠핑 비슷한 것을 경험하면서 너무 좋았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여름철이면 다양한 수양회, 혹은 수련회에 참석해왔다. 이젠 교회마다 여름철만이 아니라 겨울에도, 혹은 봄이나 가을에도 길고, 짧은 수련회(수양회)를 갖는 교회들도 많다. 그래도 수련회가 가장 많이 열리는 시기는 휴가와 방학이 맞물리고, 환경적으로도 비교적 여러 활동이 가능한 여름철일 것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가족까지 캠핑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고, 캠핑이나 수련회를 제공하는 단체도 그리 많지 않아서 교회에서 진행하는 수련회에 대한 인기가 많았지만, 이젠 가족끼리도 여행을 많이 다니고,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야외 프로그램들이 많아서인지 교회의 수련회에 대한 관심도가 현저히 줄어든 것을 느낀다. 교회에서 단체로 가는 수련회는 아무래도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 않으니 숙소나 개인위생 등에 대한 제한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가족끼리 여행을 가면서 방마다 잘 갖추어진 침대나 욕실과 화장실을 상상하는 이들에게는 교회의 수련회가 환경적으로 열악하다고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수련회는 여름철이 되었으니 그래도 수련회는 한 번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진행하는 연례행사(年例行事)가 아니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도 필요 없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굳이 돈 들여가며, 고생하면서 단지 연례적으로 해야 하는 행사라는 관습 때문에 수련회를 가질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 이렇게 수련회를 하는 것은 우리 교회공동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 한 몸 공동체라는 말도 많이 한다. 교회 식구(食口)라는 말도 많이 사용한다. 교회는 자기의 필요에 의해 예배나 모임 등에 가끔 참석하는 단체가 아니다. 교회는 말 그대로 한 가족, 한 식구를 이룬 유기적(有機的) 공동체다. 그렇다면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일주일에 두세 번 만나서 한 식구가 되긴 어렵다. 유기적 공동체가 되려면 함께 생활하면서 함께 식사하고, 함께 잠자고, 함께 긴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를 깊이 알아가고, 서로 부대끼면서 한 공동체로 세워져 가야 한다. 그래서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이렇게 시간을 함께 보내고 나면 어느덧 더 친밀하게 하나가 되어 있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함께 가자. 하나 됨을 위하여~!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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